|
◇윤석열·이종섭 등 기소 ‘성과’…구명로비는 끝내 ‘미궁’
1일 법조계에 따르면 해병 특검팀은 지난달 28일을 기점으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지난 7월 2일 출범한 해병 특검팀은 150일간 300여명의 피의자 및 참고인 조사를 통해 총 33명의 피의자를 재판에 넘겼다.
특검팀은 △채수근 해병 사망 사건 △대통령실 등의 수사외압 사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외압 의혹 사건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의 호주대사 도피 사건을 수사했다. 그 결과 윤 전 대통령,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오동운 공수처장,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을 재판에 넘겼다.
특히 가장 큰 과제였던 이른바 ‘VIP 격노’로 촉발된 채해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에 대해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격노가 결정적이었다고 결론냈다. 이에 대해 이명현 특검은 “(VIP 격노를 계기로) 원칙에 따라 사건을 처리한 박정훈 해병대수사단장에 대해 가해진 일련의 보복 조치들을 확인했다”며 “수사외압 행위는 중대한 권력형 범죄”라고 강조했다. 다만 ‘VIP 격노’의 출발점인 구명로비에 대해서는 규명하지는 못했다.
|
◇尹 부부 재판에 넘긴 내란·김건희 특검
수사 막바지에 접어든 내란 특검팀과 김건희 특검팀도 의혹의 중심 인물들을 모두 재판에 넘기는 데 성공했다. 내란 특검팀의 경우 계엄에 가담한 핵심 인물인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을 재판에 넘겼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이들이 계엄 선포 전 적극적으로 만류하지 않았단 사실을 밝혀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역시 조만간 기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외환 혐의에 대해서도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에 일반이적죄를 적용해 기소했다. 다만 당초 적용하려던 ‘외환유치죄’는 북한과의 공모를 확인하지 못해 빠졌다.
김건희 특검팀은 윤석열 정부부터 꾸준히 의혹이 제기돼 온 김 여사를 구속해 기소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건진법사 전성배 씨로부터 비롯된 통일교 의혹에 대해서도 한학자 총재와 현역 의원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까지 재판에 넘겼다. 더 나아가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을 수사하며 서희건설(035890)이 인사청탁을 위해 김 여사에게 고가의 금품을 건넸다는 자수를 받기도 했다. 또한 삼부토건(001470) 주가조작과 이른바 ‘집사게이트’ 등에서도 굵직한 인물들을 재판에 넘겼다.
내란 특검팀과 김건희 특검팀은 각각 12월 14일, 12월 28일 수사기간이 만료된다.
|
◇높은 구속영장 기각률…민중기 특검은 잇단 구설수
특검의 이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3대 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줄줄이 기각되면서, 성과를 위해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법조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실제 해병 특검팀의 경우에는 총 10건의 구속영장을 청구해 단 1건(임성근)만 발부됐다. 구속영장 기각률이 무려 90%다. 내란 특검팀의 경우에도 13건의 구속영장을 청구해 5건(한덕수·박성재·황교안·김용대)의 영장이 기각됐다. 기각률은 38.5%이다. 김건희 특검팀의 경우도 25건의 영장 청구 중 8건(32.0%)이 기각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는 김 여사의 오빠 김진우 씨가 포함돼 있다. 지난해 일반 형사사건 구속영장 기각률은 22.9%였다.
김건희 특검팀의 잇따른 구설수 역시 특검의 성과를 깎아 먹었단 지적도 나온다. 김건희 특검팀은 민중기 특검이 한 총재의 변호인과 특검 사무실에서 만나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눈 사실이 드러나면서 곤혹을 치뤘다. 민 특검이 김 여사가 투자했던 곳으로 알려진 태양광 소재 업체 네오세미테크 주식에 투자했던 것도 알려지며 비판이 제기됐다. 피의자로 조사받은 양평군청 공무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도 논란이 됐다. 해당 공무원은 유서를 통해 특검이 강압적 수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특검팀은 내부 조사를 통해 강압적 수사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결론내렸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