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mm와 19mm 두 가지 크기로 출시되는 미래인 스테인리스 도장 200만원 크린랩.
쇼핑을 하다 보면 하나를 사더라도 제대로 된 걸 사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어중간한 물건 여러 개보다 잘 만들어진 물건 하나가 주는 만족감과 효용이 더 크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미래인 도장’도 마찬가지다. 기성복보다 비스포크를, 볼펜보다 만년필을 선호하는 사람의 책상 위에는 왠지 이런 도장이 어울린다. 도장을 제작한 일본의 ‘이와이 프레스’는 뛰어난 금속 정밀가공 기술을 바탕으로 55년간 자동차, 휴대폰 등에 들어가는 금속 부품을 납품해온 업체다. 자신들의 기술력을 일반 소비자에게도 널리 알리기 위해 2021년부터 도장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를 끌며 2023년 일본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마쿠아케’에서 완판을 기록했다.
도장을 마주했을 때 가장 눈길이 가는 건 이름이 새겨진 인장 부분이다. 그냥 보아선 매끈하게 다듬어놓은 스테인리스 덩어리처럼 보이지만, 몸통을 돌리면 이름을 새겨놓은 부분이 솟아오르며 글자가 드러난다. 인장 부분과 몸통 부분이 서로 물 샐 틈 없이 정교하게 맞물려 있어 한 덩어리처럼 보였던 것으로, 수십 년간 금속가공에 종사한 장인이 0.002mm의 오차까지 육안으로 잡아내며 말끔하게 다듬은 덕이다.
묵직한 그립감 역시 마음에 든다. 플라스틱이나 나무로 만든 도장과 달리 스테인리스를 통으로 깎아 만든 미래인 도장은 굳이 힘을 주어 누르지 않아도 도장의 무게를 이용해 안정적인 날인이 가능하다. 참고로 도장에 쓰인 스테인리스는 ‘SUS 303’과 ‘SUS 440’인데, SUS 303은 세밀한 가공이 용이해 자동차 부품과 같은 정밀기계 부품 제작에 주로 사용하며 SUS 440은 스테인리스 중에서도 최고 수준의 내마모성과 경도를 자랑하는 소재다. 소재 특성상 인주가 도장에 스며들지 않아 날인 후 천으로 가볍게 닦기만 하면 된다. 서체는 총 5가지로 한문 3개, 한글 1개, 영어 1개 중 고를 수 있으며 각인 가능한 한글과 한문은 최대 6자다.
미래인 도장의 국내 단독 유통권을 확보한 ‘크린랩’은 도장 출시를 두고 “실용성은 물론 품격과 신뢰를 중시하는 경영인이나 전문직 종사자 또는 차별화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매력적인 아이템이 될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오동나무 케이스에 정갈하게 담긴 도장과 여러 구성품을 보면 단순한 도장을 넘어 하나의 오브제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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