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are 대구!” 김병수 감독도, 세징야도, 팬들도 눈물바다… 강등에도 서로 위로한 대구FC [케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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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are 대구!” 김병수 감독도, 세징야도, 팬들도 눈물바다… 강등에도 서로 위로한 대구FC [케현장]

풋볼리스트 2025-12-01 00: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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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대구FC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병수 대구FC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대구] 김희준 기자= 강등이라는 아픔에도 대구FC는 서로를 보듬었다.

30일 대구iM뱅크파크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38라운드(최종전)를 치른 대구가 FC안양과 2-2로 비겼다. 대구는 승점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치며 리그 12위(승점 34)를 벗어나지 못해 강등됐다.

대구가 마지막까지 분전했으나 끝내 강등을 피하지 못했다. 대구는 전반 2분도 안 돼 마테우스에게 선제실점을 내줬고, 3분 뒤에는 이창용에게 추가실점까지 허용했다. 대구는 승부를 뒤집기 위해 전반 29분 에드가를 투입한 데 이어 후반 시작과 함께 세징야를 교체로 넣으며 총력을 기울였다. 이날 세징야는 경기를 소화하기 힘든 몸 상태였음에도 대구의 강등을 막기 위해 출전을 감행했다.

대구는 후반 14분 지오바니가 환상적인 중거리슛으로 추격한 데 이어 후반 추가시간 3분 세징야가 극적인 동점골을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추가시간 9분에는 김강산이 역전골까지 성공하는 듯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핸드볼 반칙이 선언돼 득점이 무산됐다. 같은 시간 열린 울산HD와 제주SK 경기에서 제주가 1-0으로 승리하면서 안양전 결과에 관계없이 강등이 확정되는 불운도 있었다.

에드가(대구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에드가(대구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경기 후 대구는 모두가 눈물을 흘렸다. 김병수 감독은 벤치에 기대 한참 눈물을 흘리며 테크니컬 에어리어를 벗어나지 못했다. 선수들도 경기장에 주저앉아 좌절했고, 오열하는 등 팀의 강등을 막지 못한 슬픔을 경기장 위에 쏟아냈다. 팬들도 잔류하지 못한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뜨거운 눈물을 내보였다.

이윽고 선수단이 대구 경기장을 돌며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담아 인사를 올렸다. 대구 팬들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대구가 한때 11위 팀과 승점 15점 차이가 났음에도 지난 8월 수원FC전 승리를 시작으로 11경기 4승 6무 1패로 기적처럼 최종전까지 잔류 경쟁을 이어왔다는 걸 팬들도 알고 있었다.

선수단이 대구 응원석에 다다르자 대구 팬들은 야유 대신 대구의 응원가를 부르며 선수들에 대한 고마움을 대신했다. 이어 김 감독을 연호했고, 김 감독은 마이크를 잡고 팬들 앞에서 사과의 말과 승격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 감독은 “여러분들이 있어서, 우리 선수들이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라며 “마지막에 아쉽게 우리가 (잔류 목표를) 충족하지 못했지만, 그동안 우리 선수들과 팬들이 보여준 사랑에 깊은 감동을 느꼈다”라고 팬들의 성원에 화답했다.

이어 “이 도전이 너무 두렵고 힘들었지만, 방구석에서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단 낫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우리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있고, 팬들의 사랑을 절대적으로 믿는다. 우리가 실패를 했지만, 못난 사람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 노력해서 내년에 반드시 다시 올라가겠다. 사랑한다”라고 말했다. 팬들은 김 감독의 말 중간중간 박수와 함성을 보내며 마음 고생이 심했을 김 감독을 위로했다.

세징야(대구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세징야(대구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어 대구 팬들은 세징야 응원가를 불렀고, 세징야가 마이크를 잡았다. 대구에서만 10년을 보낸 세징야에게는 가장 가슴아픈 시간이었을 테다. 세징야는 “오늘 경기에 와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 마지막 경기까지 응원해주시고 노력하는 모습을 봐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실패한 부분에 모든 분께 죄송하다. 그래도 항상 응원해주시고 믿어주셨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대단히 감사하다”라며 “그래도 팬들께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내년에 더 강하게, 멋지게 K리그1에 올라갈 수 있다는 거다. 지금의 대구가 있기까지 여기 오신 모든 팬들과 응원해주신 가족들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더 잘할 수 있고 노력할 수 있었다. 팬들이 있기에 우리가 더 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 테니 걱정 마시고 한 번 더 응원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세징야는 마지막에 눈물이 차올라 목이 멘 채 “We are 대구!”를 외쳤고, 팬들은 대구가 힘들 때마다 득점과 도움으로 기적을 만들어온 세징야에게 어느 때보다 큰 환호성을 보냈다.

경기 후 세징야는 다시 한번 팬들에게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나 “너무나 슬픈 날이다. 10년 동안 대구 유니폼을 입고 K리그2 1년, K리그1 9년을 뛰었다. 이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라며 “대구와 계약이 남아있다. 대구에 돌아오게 되면 우리가 바로 승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다른 시즌보다 올해 더욱 더 대구를 응원해준 팬들 때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싸울 수 있었다. 항상 우리를 응원해주시고 오늘도 포기하지 않고 찾아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린다. 팬들이 우리에게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됐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라며 팬들 덕분에 마지막까지 힘을 낼 수 있다고 밝혔다.

황재원(가운데 왼쪽), 김병수 감독(이상 대구FC). 김희준 기자
황재원(가운데 왼쪽), 김병수 감독(이상 대구FC). 김희준 기자

황재원 역시 다음 시즌 승격을 다짐했다. 황재원은 경기 후에도 한참을 경기장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고, 김 감독의 부축을 받아 겨우 일어날 정도로 슬픔을 느꼈다.

황재원은 “결과를 못 가져왔다. 후반기에 분위기가 좋았다고 생각하는데 끝맺음이 많이 아쉽다. 선수단도 많이 아쉬워하고 있다. 이겼어도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겠지만 선수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고, 팬들도 끝까지 응원해주셔서 우리가 마지막까지 뛸 수 있었다”라며 “이번 경기가 올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됐다. 1년 동안 나도 부주장으로서 역할을 많이 못했다고 생각한다. 팬들에게 죄송하다. 많은 팬들이 찾아와주셨음에도 결과를 내지 못하고 K리그2로 강등된 것에 대해 책임을 느낀다”라며 사과의 말을 올렸다.

아울러 “우리가 이 좋은 분위기를 더 일찍 발휘할 수 있었다면 더 높은 순위에 있을 수 있었다. 아쉽다. 그래도 좋은 분위기를 내년까지 이어간다면 승격할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그런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있고, 김병수 감독님 지도 하에 좋은 결과를 많이 얻었다. 다시 K리그1으로 올라갈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며 “팬들에게 염치없지만 조금만 더 응원해주신다면 원위치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팬들의 믿음에 보답하겠다고 답했다.

대구는 다음 시즌 승격과 더불어 구단 쇄신에 돌입하고자 한다. 강등이 확정된 뒤 공식 소셜미디어(SNS) 채널을 통해 “K리그1 최하위라는 참담한 성적표와 함께 K리그2 강등이라는 상처르르 안겨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라며 “대구FC는 다시 일어서겠다. 단순히 K리그1 복귀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구단 운영 시스템 전반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여 다시는 팬 여러분께 이러한 아픔을 드리지 않도록 더욱 단단하고 강한 팀으로 거듭나겠다”라며 승격과 구단 혁신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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