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묘정 칼럼] 왜 예술을 분리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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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묘정 칼럼] 왜 예술을 분리해야 할까요 

문화매거진 2025-11-30 22:47:39 신고

[문화매거진=노묘정 작가] 니코 뮬리의 인터뷰를 읽다가 공감이 가는 이야기를 찾았다.

▲ '멘탈의 거장들'을 보고 직접 만든 이미지 / 사진: 노묘정 제공
▲ '멘탈의 거장들'을 보고 직접 만든 이미지 / 사진: 노묘정 제공


나는 이 이야기가 굉장히 공감이 갔다. 내가 디자인과에 입학했을 때, 애니메이션 업계로 처음 넘어왔을 때마다 항상 부딪히는 부분이었다. 특히 미술 분야에서는 상업적인 것과 예술적인 것을 나눌 때가 많은데 나는 늘 그 기준이 의아했다.

물론 그들이 분류를 하는 이유는 안다. 우리가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그 목표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또는 함께 일하게 될 사람에게 필요한 요구 사항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도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본인이 예술을 감상하고 자신의 작품을 만드는 것에 있어서 그렇게 분류하고 나누는 것이 정말 필요한지 나는 의문이 든다.

특히 ‘예술적이다’와 ‘상업적이다’를 나누는 기준이 그림체가 되는 것이 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할 때 둘의 차이점은 그 작품을 만드는 목적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이 상업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조금 더 엔터테인먼트적인 부분을 고려해서 트렌드를 반영하여 만들었다면 그것은 상업적이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이 작품이 작가의 고민과 의도에 집중해서 만들었다면 그것은 예술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보다 경력도 많고 자기 작품을 많이 쌓아온 사람 중에서도 그림체가 회화적이면 예술적이고 그래픽 요소가 강하면 상업적이라고 판단해 버리는 사람이 꽤 있어서 당황했던 적이 많았다. 물론 단순히 그렇게 판단해 버리는 것을 넘어서서 그에 대한 가치 판단을 하는 경우도 있다. 상업적 그림은 수준이 낮고 예술적 그림은 수준이 높다는 발언을 들었을 때는 굉장히 화가 났다. 본인이 힘들게 고민하면서 작품을 만드는 만큼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의 노력을 쏟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왜 하지 못하는지 매우 안타까웠다.

이외에도 내가 동의할 수 없었던 다른 부분은 그림체가 동화적이면 아이들을 타겟으로 만들어진 작품이기 때문에 작품이 갖고 있는 메시지도 수준이 낮다고 생각하는 의견이었다. 내 첫 작품을 완성하고 영화제에서 상영할 때 내가 만났던 사람들을 통해 느꼈던 부분이다. 내 작품이 어린이 부문에 선정이 많이 되었지만, 나는 어린이만을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은 아니었기에 GV가 끝나고 나면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다.

물론 내가 생각했을 때 가장 까다로운 관객인 어린이들도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에 매우 뿌듯함을 느끼기는 했지만, 가끔은 내가 말하고자 하려고 했던 작품의 메시지를 그저 동심이나 순수, 귀여움으로만 받아들여지는 부분에 대해서 고민했던 적도 있었다. 혹시 내가 전하려고 하는 이야기에 최선을 다하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귀여움 안에 담으려고 했던 둘의 관계적인 부분에서 감정 전달이 부족하지는 않았을까.

지금은 내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의견으로 그냥 받아들이고 크게 신경 쓰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내 작품이 아닌 나와 비슷하게 동화적인 그림체로 그려졌지만 그 안의 내용은 너무나도 깊이가 있는 작품들이 또 다른 무심한 사람들에게 무시당할까 봐 걱정이 된다.

언제나 작품을 내놓았을 때 얻는 반응은 정말 다양하고, 감독이 최선을 다해서 노력했음에도 사람들에게는 전달되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대중이나 관객들이 아닌 본인이 작품을 만드는 사람인 경우에는 엄격하게 장르를 구분 짓고 판단해 버리는 태도를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품이 만들어지는 목적에 따라서 모든 종류의 예술이 접근하고 제작하는 과정이 다르듯이, 우리는 수많은 예술을 다양하게 경험하며 삶을 다채롭게 채워간다. 작품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또 동료의 작품을 감상하는 입장에서 예술이 주는 이 기쁨을 계속 누리고 싶다. 그래서 나는 후배이자 동료이자 선배인 그들이 장르의 경계에서 자유로워지기를 바란다. 장르와 장르 사이를 넘나들고, 새로운 실험을 주저하지 않으며 그래서 결국엔 자기만의 장르를 또 만들어 내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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