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울산] 김진혁 기자= 이날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눈믈을 흘린 팀은 없었다.
30일 오후 2시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38라운드(최종전)을 치른 울산HD가 제주SK에 0-1로 패배했다. 이날 패배에도 울산은 9위를 수성하며 K리그1 잔류에 성공했다. 제주는 승점 3점을 추가하며 11위로 승강 플레이오프행을 확정했다.
각자의 목표로 외줄을 타던 울산과 제주가 다행히 각자의 목표를 달성했다. 먼저 울산은 패배의 결과에도 극적으로 잔류를 확정했다. 경기 전 10위 수원FC에 승점 2점 차 추격을 당했는데 같은 시간 열린 수원FC와 광주FC의 경기에서 수원FC가 패배하며 울산은 결과와 상관없이 9위 자리를 지켰다.
일단 울산은 ‘잔류’라는 부끄러운 목표를 달성했다. 팬들의 눈물은 막을 수 있었지만, 분노만큼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이날 울산은 승강 플레이오프행 여부를 둔 상황에서 부진한 경기력으로 제주에 패배했다. 올 시즌 혼란스러운 울산 상황을 대변하는 경기력이었다. 종료 휘슬이 불린 뒤 울산 서포터즈는 박수가 아닌 야유를 보냈다. 응원석 한 편에는 ‘치욕의 2025’라는 붉은 글씨의 걸개가 올라오기도 했다.
경기 후 노상래 울산 감독대행은 잔류 달성에도 “죄송하다”라는 입장을 일관했다. 노 대행은 “어렵게나마 고비를 넘겼다. 울산이란 팀은 앞으로가 중요하다. 내년이 더 중요하다. 그 부분은 후임자께서 잘 준비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새 시즌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제주는 당장에 강등 위기를 모면했다. 경기 전 제주는 승점 1점만 더할 시 대구의 결과와 상관없이 11위를 수성할 수 있었다. 그런데 같은 시간 최하위 대구가 FC안양을 이기지 못하며 다이렉트 강등을 확정했다. 대구의 결과로 11위를 지킨 제주는 오는 12월 3일 수원삼성과 승강 플레이오프에 나서며 잔류를 위한 두 번째 도전에 나선다. 제주는 지난 2020년 강등 이후 5년 만에 아픔을 반복할 위기였으나, 최종전 결과로 한목숨을 지켰다.
경기 후 제주팬들은 한목숨을 지킨 선수단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팬들과 결과의 기쁨을 잠시 즐긴 제주는 '끝까지 함께 싸우자'라고 적힌 팬들이 제작한 걸개를 들고 승리 포토를 찍었다. 잔류를 확정했음에도 침울한 울산과 아직 잔류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웃고 있는 제주의 분위기는 분명 상반됐다.
김정수 제주 감독대행은 “마지막 경기까지 와서 이기면서 선수들한테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팬들의 응원 덕에 이길 수 있었다”라며 “체력적으로 회복하는 게 급선무다. 회복 시간이 짧고 수원은 푹 쉬었다. 공격 빈도에 비해 파이널 지역에서 찬스를 만드는 걸 보완해야 한다”라며 긴장감을 놓지 않았다.
제주 선수단은 호텔로 돌아가 짐을 싼 뒤 곧장 격전지인 수원으로 이동한다. 수원 숙소에 집결한 후 다음 날인 12월 1일 아주대학교에서 회복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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