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중순 당 전원회의 거쳐 내년초 5년만의 당대회…최고인민회의도 재편 가능성
北 "더 높은단계 혁명 분기점"…트럼프 향한 메시지·대남 적대관계 법제화 관심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전명훈 기자 = 다음 달부터 북한은 정권 최대 규모의 행사를 연이어 치르는 '정치의 계절'에 돌입한다.
다음 달 중순 노동당 전원회의에 이어 내년 초에는 향후 5년간의 국정 노선을 설정할 노동당 제9차 대회를 개최한다. 당 대회 이후에는 그동안 미뤄졌던 차기 최고인민회의 구성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들 정치행사를 거치며 김정은 정권이 향후 추진할 대내외 정책 구상도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메시지는 내용에 따라서는 한반도 정세에 전환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 내달 당 전원회의→내년초 당대회…후속 최고인민회의 가능성도
노동당이 모든 국가기관을 영도하는 체제의 북한에서 5년마다 열리는 당대회는 사실상 최상위의 의사결정 기구다. 북한 노동당 규약에 당대회는 '당의 최고지도기관'으로 명시돼 있다.
북한은 다음 달 중순에 우선 노동당 전원회의를 열어 "당 제9차 대회 준비 사업을 비롯한 일련의 중요 문제들을 의결"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12월 당 전원회의에서 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과업과 올해 국정을 결산하고 당대회 의제를 결정한 뒤, 내년 1월 또는 2월 당대회에서 향후 5년간의 정책 노선을 공개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원회의는 그해 결산, 당대회는 장기 노선과 계획을 얘기하는 것"이라며 "(2021년 1월 열린) 8차 당대회 때도 당시 견지한 노선과 내용이 5년간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북한은 각종 공장 준공 등 8차 당대회에서 목표했던 경제 과업을 달성했다는 소식을 연일 쏟아내며 차기 당대회 전 '내치 성과'를 마련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1면 기사에서 "당의 영도가 있기에 5개년 계획은 성과적으로 완결되고 우리 혁명은 당 제9차 대회를 분기점으로 하여 더 높은 단계에로 이행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북한은 9차 당대회에 맞춰 열병식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당대회와 맞물려 남쪽의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를 새롭게 구성할 수 있다. 지난 2019년 3월 선출된 현행 1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들은 헌법상 임기(5년)를 한참 넘겨 수행해오고 있는데, 당대회가 열리면 미뤄졌던 15기 대의원 선거도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어 새 대의원 체제에서 첫 최고인민회의 회의를 열어 당대회에서 결정한 노선을 추인하고 이를 집행할 내각 등 국가기구 인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밖에 김정일 국방위원장 기일(12월 17일)과 생일(2월 16일) 등 선대를 기리는 북한의 중요 기념일도 연말연초 예정돼 있다.
◇ 트럼프 방중 앞두고 대미노선 주목…'적대적 두국가' 법제화도 관심
앞선 8차 당대회 전례를 볼 때 이번 당대회에서도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업총화 보고 및 결정서 채택 등을 통해 대미, 대남 인식과 대응 방향 등을 천명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북중러 연대 다지기에 집중해 온 북한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보다 분명한 요구 또는 메시지를 내놓을지가 특히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 9월 최고인민회의에서 '비핵화 의제 포기'를 대화 전제조건으로 못박은 뒤 한미의 대화 손짓에 응하지 않은 채 여전한 전략적 불신을 표출해 왔다.
그러나 당대회에서 대화 여지를 열어놓는 메시지가 나온다면 내년 4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등과 맞물리며 북미 관계 진전 동력이 마련될 수도 있다.
다만 북한은 대미 지렛대 확보 및 전쟁 수행 능력 향상을 위해 국방력 발전은 변함없이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김 위원장은 9차 당대회에서 "핵무력과 상용무력(재래식 무기) 병진정책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홍민 선임연구위원은 "핵과 재래식을 병진하는 정책을 어떻게 구체화하느냐가 관전 포인트"라며 "한국에 대해서는 적대적 두 국가론 기조를 더 강화하고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당대회는 노동당 규약, 최고인민회의는 헌법 개정 권한이 있다는 점에서 법제상 '민족, 통일 지우기'에 나설지도 관심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적대적 두 국가론이 헌법에 명시될지 관심사이며 당 규약 개정이 이뤄질 것인가도 지켜볼 만하다"고 말했다.
북한은 "우리와 한국이 국경을 사이에 둔 이질적이며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는 두 개 국가임을 국법으로 고착시킬 것"(김정은 위원장 9월 최고인민회의 연설) 등의 공언을 수차례 해 왔지만, 아직 구체적 결과물이 공개된 적은 없다.
새로운 경제발전 5개년 계획도 제시될 전망이다. 북한은 주민들에게 여전히 자력갱생을 최우선으로 강조하고 있으나 긴밀해진 러시아·중국과의 관계를 추가적 활로로 새 경제계획에 반영할 수도 있다.
당대회와 최고인민회의는 각각 노동당·국가직 인사를 단행하고 김정은 체제 권력구조를 손보는 자리이기도 하다.
아산정책연구원 한기범 객원선임연구위원과 서보배 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9차 당대회에서의 권력구조는 10월 (당 창건 80주년) 행사를 통해 당의 업적을 선전했다는 점에서 조용원(당 조직비서)을 중심으로 한 현 지도부를 크게 흔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세간의 관심 대상인 후계 문제는 김정은의 나이와 건강으로 볼 때 거론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봤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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