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노트] 새해 한국 증시 전망 "장기 강세장, 상승 속도는 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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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노트] 새해 한국 증시 전망 "장기 강세장, 상승 속도는 둔화"

연합뉴스 2025-11-29 10:30:03 신고

증시 증시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실시간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코스닥지수가 표시돼 있다. 2025.11.27 hama@yna.co.kr

올해 4월 이후 코스피가 매우 빠르게 상승하면서 코스피 4,000포인트 대라는 고원에 올라섰다. 하지만 한국 증시를 버블이라고 볼 근거는 거의 없다. 11월 21일 종가 기준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과 PBR(주가순자산비율)은 각각 10.5배와 1.21배에 불과하다.

글로벌 저금리 기조 유지, 지속적으로 이어질 지배구조 개선 노력 등을 감안하면 2026년에도 큰 틀에서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승 탄력은 올해보다 크게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도 올해 주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를 고려해야 한다. 2026년 한국의 경제 성장률과 상장사 기업이익은 올해보다 현격히 개선될 전망이나 시장 반응은 인색할 것이다.

한국의 GDP(국내총생산)는 올해 1% 내외 성장에서 2026년에는 시장 컨센서스(기대치) 기준 1.9%로 개선될 전망이다. 기업이익도 증가가 예상된다. 시장은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64.3%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일반적으로 애널리스트들이 갖는 낙관적 편향을 감안할 때 이런 증가율에 다소의 디스카운트가 필요해 보이나 반도체 업황의 턴어라운드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26년에는 상당 규모의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다만 예상되는 펀더멘털 개선이 2026년의 시장 흐름을 결정할 변수는 아니라고 본다. 이미 주가가 올해 급등했기 때문이다. 주가는 펀더멘털 개선이나 악화를 선행적으로 반영한다.

GDP 성장률과 코스피의 관계를 살펴보자. 최근 5년 새 한국의 GDP 성장률이 부진했던 해는 2023년과 2025년이었다. 2023년 성장률은 1.6%로 역대 5번째로 낮았고,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로 2023년보다 낮다. 그런데도 코스피는 2023년에 18.7% 급등했고, 올해는 10월 말까지 71.2% 급등했다.

경기가 나쁜데 주가가 왜 올랐을까. 주가가 경기 둔화를 선반영했기 때문이다. 코스피는 2022년과 2024년에 각각 -24.9%와 -9.6%의 부진한 성과를 기록했다. 경기 둔화가 현실화하기 한 해 전에 주가가 먼저 조정받은 것처럼 2026년의 순환적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는 올해 주가가 급등하는 과정에서 선반영됐다고 봐야 한다.

기업이익 급증에 대한 기대도 마찬가지다. 시장의 컨센서스대로 2026년 상장사 영업이익이 64% 급증한다고 해도 올해 코스피가 70% 넘게 급등하는 과정에서 이익 증가에 대한 기대는 이미 주가에 녹아들었다고 봐야 한다.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재평가되는 흐름은 2026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한 법적·제도적 변화가 반영된 결과다. 올해 1, 2차 상법 개정이 이뤄졌고, 상장사들의 자사주 처리와 관련된 3차 상법 개정,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 세율 결정 등과 관련된 후속 조치들이 논의되고 있다.

2026년에도 자본시장 관련 정책은 소액주주 친화적인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한국의 주식투자 인구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2019년 말 약 610만 명이었던 한국 주식 투자인구는 2024년 말 1천423만 명까지 증가했다.

주식이라는 자산에 이해관계가 노출된 국민이 많아졌기에 다수 투자자의 이해를 정치 영역에서 반영하는 건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오너로 불리는 지배주주들의 이해관계가 오랫동안 상장사들의 운영에 절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쳐왔고, 이 과정에서 파생된 소수 지배주주와 다수 소액주주의 이해 상충은 한국 증시의 고질적 저평가를 불러온 원인이었다.

한국 증시의 지배구조 개선은 '지배주주들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을 '지배주주와 소액주주가 대등한 관계'로 만드는 일련의 변화를 의미한다. 이는 한국 증시의 도약에 강력한 동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아무리 강세장이라고 해도 주가가 쉼 없이 뜀박질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장기간 횡보하다가 올해 급등한 한국 증시보다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 전반의 가격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

미국 증시는 2023~2025년 3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왔다.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S&P500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장기 강세장을 이어오고 있지만 4년 연속 상승세를 나타낸 경우는 없었다.

2012~2014년 3년 연속 상승세를 나타낸 후 2015년에는 -0.7%의 약보합을 기록했고, 2019~2021년의 3년 연속 상승 직후인 2022년에는 -19.4%라는 꽤 깊은 규모의 조정세가 나타났다.

과거 역사가 미래에도 똑같이 반복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최근 미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경계가 필요하다. 2026년 장세는 3년 연속 상승 직후 맞게 되는 4년 차 장세라는 점을 꼭 고려해야 한다. 지금 거론되는 여러 호재는 주가가 3년간 오르는 과정에서 상당 부분 반영됐을 것이다.

미국 증시가 조정받을 때 한국 주가가 상승했던 경험은 2002년 1분기 때가 유일하다. 당시 IMF 외환위기 직후 소비부양(카드 버블 조장)과 부동산 규제 완화가 맞물리면서 내수가 폭발적으로 개선됐다. 이에 따라 한국 증시는 미국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는 국면에서도 상승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면 미국 증시 약세 국면에서 한국 증시가 의미 있는 상승세를 나타낸 경우는 없다. 장기 강세장에서 쉬어가기 정도의 흐름이 2026년 주식시장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신영증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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