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허장원 기자] 백종원 출연으로 논란을 빚은 MBC ‘남극의 셰프’가 결국 시청률 경쟁에서 밀려났다.
지난 24일 방송된 MBC ‘남극의 셰프’ 시청률은 1.5%로, 이는 동시간대 방영한 SBS ‘동상이몽 2-너는 내 운명'(3.4%)와 2배가량 차이 나는 수치다.
지난 17일 첫 방송한 ‘남극의 셰프’는 당초 지난 4월 방영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백종원이 대표로 있는 더본코리아 제품 ‘빽햄 선물세트’를 둘러싼 상술 논란과 함께 액화석유가스(LPG) 안전관리 및 농지법위반 의혹 등 여러 논란으로 인해 5월로 한 차례 미뤄진 후 무기한 연기됐다.
특히 일부 가맹점주 단체와 시민단체는 MBC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종원이 방송을 통해 쌓은 대중적 인지도를 기반으로 가맹사업을 확장하면서 과도한 브랜드 확장과 과밀 출점으로 가맹점주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맹사업 구조적 문제 해결 없이 방송 복귀를 강행하는 것은 공영방송의 공익성에 어긋난다. 백종원과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문제들이 실질적으로 해결될 때까지 방송 편성을 보류하라”라고 편성 철회를 요구했다.
앞서 단체는 5일 MBC에 공식 서한을 보내 논란이 해소될 때까지 편성을 보류하거나 백종원 출연분을 삭제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MBC가 이를 수용하지 않아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극의 셰프’를 연출한 황순규 PD는 일문일답 인터뷰를 통해 “출연자가 주인공인 ‘요리쇼’가 아니다. 남극이라는 극한의 환경 속에서 인간과 자연, 그리고 공존의 의미를 탐구하는 기후환경 프로젝트이기에 그 본질적 가치를 시청자분들께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반발에도 불구하고 편성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황 PD는 “‘남극의 셰프’는 지난해 11월 촬영을 시작해 이미 완성된 작품으로, 방송을 앞두고 있었으나 출연자 이슈가 생기면서 회사에서도 깊은 고민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작진 또한 이 사안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프로그램의 메시지와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했다”면서 “남극 기지 촬영을 위해 협력한 여러 국가 과학기지 관계자들, 그리고 험난한 환경 속에서도 함께 제작에 참여한 수많은 스태프와 협력 파트너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편성을 취소할 수 없었음을 밝혔다.
특히 방영이 미뤄졌음에도 “1년 전인 11월 16일은 ‘남극의 셰프’ 팀이 남극으로 출발했던 날이며, 오는 12월 1일은 남극 조약이 체결된 상징적인 날이기도 하다. 이처럼 시기적으로 의미 있는 시점에 기후환경 프로젝트의 본래 메시지가 시청자에게 잘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의미를 더했다.
‘남극의 셰프’는 사명감 하나로 혹독한 남극 환경에 고립되어 살아가는 월동대원들을 위해 따뜻한 한 끼를 대접하는 과정을 담는 프로그램이다. 백종원을 포함해 배우 임수향, 채종협, EXO 수호가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남극의 셰프’ 1화에서는 출연을 결심한 계기를 밝히는 백종원이 전파를 탔다. 그는 남극으로 가는 이유에 대해 “남극이 기후변화의 제일 시작이지 않나. 그걸 연구하기 위해 가 있는 분들이 되게 힘들게 잘 버텨주고 있다. 대원들을 위해 내가 뭘 해줄 수 있을까 하다가 할 수 있으면 해야 한다. 약간의 사명감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호 역시 “이상 기후를 보며 지구 온난화를 느낀다”며 “남극의 현재 상황을 잘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백종원을 비롯한 출연진이 명예 대원 자격으로 남극을 방문한 가운데 제작진은 “대원 자격으로 펭귄 마을이나 세종기지 등을 (방문한다)”며 “이런 곳은 외교부나 환경부의 허락이 있어야지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각오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는 “셰프가 그렇게 없는지 왜 하필 백 씨냐”, “그 사람들 굶고 사는 것도 아니고 셰프 두고 잘 지내고 있는데 무슨 거기까지 가서 사명감이냐”, “사명감 이러는데 본인 회사 가맹점주들한테 좀 사명감 가지길” 등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처럼 악재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남극의 셰프’가 이런 위기를 뚫고 프로그램의 의도를 전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허장원 기자 hjw@tvreport.co.kr / 사진=MBC ‘남극의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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