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올해 시황 악화는 '맛보기'..."내년엔 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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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계, 올해 시황 악화는 '맛보기'..."내년엔 더 어렵다"

한스경제 2025-11-28 06: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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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운하를 통과하는 컨테이너선./수에즈운하청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는 컨테이너선./수에즈운하청

| 한스경제=임준혁 기자 | 내년 글로벌 해운시황은 초대형 벌크선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선종에서 선박의 공급 과잉, 관세 여파 등으로 인해 운임이 계속 하락할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나왔다. 현재 HMM을 비롯한 주요 국적 선사들이 겪고 있는 시황 악화는 내년에 닥칠 그것에 비하면 맛보기에 불과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김병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전문연구원은 최근 열린 KMI 세계해운전망 세미나에서 ‘컨테이너선 시장 동향과 전망’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정기 선사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내년 평균 1100~1300포인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보다 18~31%p 하락한 수치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SCFI는 지난해 평균 2000포인트를 웃돌았으나 올해 하반기 들어 관세 불확실성에 따른 '밀어내기 수출'(관세 시행 전에 화물을 보내는 수출) 효과가 사실상 종료되면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밀어내기 수출과 관련 HMM은 지난해 3분기 미국의 보호관세 시행을 앞두고 선행 물동량이 한꺼번에 몰렸던 기저효과가 올해 3분기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연평균 SCFI는 1598포인트로 전년 대비 36% 하락했고 3분기 말에는 1114.52포인트로 연중 최저점까지 내려앉았다. 2024년 평균 SCFI는 2506포인트였다.

SCFI 하락세가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배경에는 올해 계속 제기돼 온 공급 과잉이 있다. 2026년 컨테이너선 공급을 보면 신조 인도량은 총 226척·154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규모다. 이 중 1만TEU급 이상 대형 컨테이너선은 전체 인도량의 6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노후 선박 해체량은 30만~50만TEU에 그칠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대형 컨테이너선이 인도되면 선사들은 기존 운항 선박을 다른 항로로 재배치하게 되고 결국 전 노선에서 공급 과잉이 나타날 것"이라며 “대형선이 투입되는 아시아~유럽, 아시아~북미 항로 등 양대 기간항로의 선복량 과잉이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처럼 새로 시장에 풀리는 선박은 급증하지만 수요 증가율은 공급을 밑돌 것이란 관측이다. 2026년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율은 2.3%인 반면 선대 공급 증가율은 4~5%로 공급 과잉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항로별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율은 아시아~북미 항로는 0.6%, 아시아~유럽 항로가 0.5%로 매우 소폭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연근해(인트라아시아) 항로는 글로벌 생산 거점이 동남아, 인도 등으로 이전하면서 원자재, 중간재 교역 확대 등으로 2.7%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같은 물동량 증가율은 북미·유럽·인트라아시아 등 주요 항로에 모두 악재가 산적해 있는 형국이다. 아시아~북미 항로의 경우 1만TEU급 안팎의 선박 인도가 늘면서 경쟁이 심화하는데다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정책 현실화와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 둔화까지 점쳐진다.

초대형선의 인도가 이어질 예정인 아시아~유럽 항로는 홍해 사태에 따른 희망봉 우회로 선사 입장에선 실질적 공급 감소 혜택으로 작용했지만 내년 홍해 항로 정상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단기 공급 충격이 예상된다는 주장이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항로 중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는 홍해 항로는 희망봉을 우회해서 운항할 때보다 운송 기간이 단축돼 운임이 자연스럽게 하락한다. 하지만 홍해 사태 발생으로 선사들이 안전상의 이유로 수에즈운하 통과를 꺼리며 남아프리카 희망봉으로 돌아서 유럽으로 운항하는 해상운송 패턴이 늘어났고 이는 선사에게 운임 하락을 방어하는 요소로 작용해 왔다. 하지만 해당 지역 정세 변화로 홍해 항로 정상화 시 운임이 떨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분석이다.

인트라아시아 항로 역시 동남아·인도향 중간재 교역량 호조에도 글로벌 선사들이 공급을 늘리고 있다는 리스크(위험)가 있다고 김 연구원은 전망했다.

컨테이너선뿐 아니라 벌크선, 유조선(탱커) 등 다른 선종의 내년 시황도 암울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황수진 KMI 부연구위원의 시황 예측에 따르면 벌크선 중에서 가장 큰 선형인 18만DWT(재화중량톤수)급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은 선복 공급 증가율이 1.2%에 그치는 반면 수요는 2.8%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올해보다 운임이 개선될 것으로 예측됐다.

내년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은 특히 수요가 매우 긍정적으로 예측됐다. 주요 화물인 석탄은 0.7% 감소가 예상되지만 철광석 3.2%, 보크사이트가 8.6%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을 제외한 나머지 선형들은 내년 약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6만~10만DWT급 파나막스 벌크선의 내년 공급 증가율은 4.3%, 수프라막스 벌크선(5만DWT급)은 4.2%, 핸디사이즈 벌크선(1만~4만DWT급)은 3.3%로 비교적 높은 선복량 증가가 예상된다. 반면 이들 중소형 벌크선의 주력 화물인 석탄과 철재 물동량은 감소하고 곡물은 예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돼 전체적으로 수급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하반기 운임이 다소 상승한 유조선 시황도 내년에는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류희영 KMI 전문연구원은 “원유 소비 개선 둔화로 물동량은 정체되는 반면 신조선 인도량이 증가해 유조선 운임은 올해보다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내년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될 경우 운송 거리가 늘어나는 만큼 선박을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톤마일(ton-mile) 효과가 잔존하고 환경규제 강화로 노후선의 시장 퇴출이 진행된다면 운임이 유지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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