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계 환호하게 만든 신예 디자이너 줄리 케겔스 인터뷰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패션계 환호하게 만든 신예 디자이너 줄리 케겔스 인터뷰

엘르 2025-11-27 20:50:29 신고

디자이너 줄리 케겔스(Julie Kegels).

디자이너 줄리 케겔스(Julie Kegels).

‘줄리 케겔스(Julie Kegels)’의 시작은

내 첫 쇼는 2021년 앤트워프 왕립예술학교 졸업 컬렉션이었다. 미술가 주디 시카고의 작품 ‘The Dinner Party’에서 영감받은 컬렉션 ‘Supper Club’을 완성했다. 대형 식탁을 표현한 주디 시카고의 작품은 역사적 여성 인물을 위한 디너 테이블을 상상하며 세팅한 작품. 이 졸업 작품은 여성의 다양한 역할에 대한 관심과 브랜드의 방향성으로 이어졌다. 졸업 후에는 브랜드 ‘메릴 로게’와 ‘알라이아’에서 인턴십을 했다. 그곳에서 하나의 컬렉션이 완성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과 부서가 협력해야 하는지 경험했다. 이후 2024 F/W 파리 패션위크 시즌에 줄리 케겔스의 첫 컬렉션 ‘50/50’를 파리의 한 가게 쇼윈도에서 선보였다. 우리가 그리는 여성상을 처음 소개하는 자리였는데, 일과 파티를 동시에 즐기는 야망 있고 자유분방한 여자가 주인공이었다. 그 다음 두 시즌까지 파리의 작은 공간에서 선보였다. 그리고 마침내! 이번 파리 패션위크에서 공식 런웨이로 데뷔했다. 겉보기에 우리가 빠르게 성장한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 팀의 끝없는 노력과 야근의 결과이며, 진심이 담긴 무언가를 만들고 싶은 우리의 소망이 가득 담겨 있다.



줄리 케겔스의 2026 S/S 컬렉션.

줄리 케겔스의 2026 S/S 컬렉션.

이번 2026 S/S 컬렉션 ‘Quick Change’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움직이는 여성을 주제로 했다. 우연히 노트에 적은 ‘Change, Change, Change’라는 문구가 출발점이었다.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하루에도 여러 역할을 하는 내 모습을 자각했고, 이는 주변 여성에게도 공통적 경험이었다. 디자이너와 매니저, 친구, 연인 등 다양한 역할을 오가는 이 흐름을 컬렉션에 담고 싶었다. 이런 변화를 주제로 옷을 마법 같은 소품으로 상상하며, 여성들이 하루 동안 얼마나 자주 ‘변신’하는지를 표현했다. 드레스가 스커트로 변하거나, 평범한 셔츠가 벗겨지며 은밀한 실루엣으로 이어지는 식이다. 이런 상상은 런웨이에서 시각적 재미로 극대화됐다. 대표적으로 펜슬 스커트 룩은 피날레에서 몇 초 만에 이브닝 슬립 드레스로 변하기도 한다. 비즈니스 우먼이 데이트를 위해 사랑스러운 여성으로 전환되는 순간이다.



 스티커로 만든 주얼리 네크리스.

스티커로 만든 주얼리 네크리스.

쇼 초대장으로 보낸 주얼리 스티커도 흥미로웠다. 컬렉션에도 이 스티커를 사용하기도 했는데

처음 제작한 건 니플 패치였다. 남은 레이스 조각을 콜라주처럼 엮어 3D 프린터로 스캔한 뒤 피부에 안전하게 밀착될 수 있도록 테이프 위에 프린트했다. 원래는 박물관에서 소장하는 귀중한 보석처럼 액세서리로 만들고 싶었지만 현실적 부분에 부딪혔고, 대신 보석을 천 위에 인쇄해 스티커로 만드는 아이디어를 냈다. ‘모두를 위한 주얼리’가 된 셈이다. 쇼에는 귀걸이, 팔찌 등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쇼에 참석한 로잘리아.

쇼에 참석한 로잘리아.

이번 쇼를 연 장소도 특별하다

이번 쇼는 파시(Passy) 근처 지하철 고가 아래, 열차와 자동차가 동시에 오가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스쳐 지나가는 공간에서 진행했다. 이런 장소가 컬렉션의 주제 ‘Quick Change’와 잘 맞아떨어졌다. 런웨이는 건물 내부에서 시작해 거리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로 구성했고, 32명의 여성 목소리를 배경음악에 담아 무대 연출에 힘을 보탰다.



줄리 케겔스의 2026 S/S 컬렉션.

줄리 케겔스의 2026 S/S 컬렉션.

일상 아이템을 독특하게 해석한다. 구겨지고 비틀어진 디테일이 가득하다

나는 일상 속에 ‘우아함’과 ‘비틀림’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완벽함 속에 살짝 스며 있는 균열처럼 쉽게 입을 수 있는 옷에도 의도적으로 어긋남을 더했다. 예를 들어 어깨가 삐죽하게 솟은 카디건은 빨랫줄에 걸린 후 집게 자국이 남은 것처럼 보이게 디자인했다. 즉흥적으로 보이지만 매우 세밀하게 계산된 디테일이다.


액세서리 라인도 인상적이다

컬렉션을 준비하며 파리 곳곳을 뛰어다녔다. 옷 가방을 들고 미팅했다가 저녁 약속에 가고, 차 안이나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었다. 그때 가지고 다녔던 가방이 수트케이스다. 푸시아 핑크처럼 과감한 컬러를 사용하고, 폴딩 디자인을 적용해 실용적이면서도 독특한 모습으로 재해석했다. 가방을 덮은 레인코트 같은 백 커버는 ‘보호’의 의미를 담았다. 가방을 실제로 보호하는 역할도 하는데, 실용성을 더하는 동시에 신비로움과 유머를 함께 표현했다.



식탁보로 만든 커버를 씌운 가방.

식탁보로 만든 커버를 씌운 가방.

담요나 식탁보처럼 재활용 소재를 사용한 방식도 흥미로웠다

학부 시절부터 나는 레이스와 담요, 커튼, 식탁보 등 누군가의 이야기가 담긴 소재에 끌렸다. 주말마다 빈티지 마켓을 돌며 이런 천들을 수집했고, 이후 소재를 결합하고 라미네이팅 방식 등으로 변형했다. 현재는 벨기에와 주변 섬유 공방과 협업해 새로운 원단을 개발하면서 여전히 빈티지 원단을 혼합한다. 누군가의 침대보가 테일러드 코트로, 식탁보가 관능적인 스커트로 변하는 상상을 하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설레고 즐겁다.


이번 컬렉션을 준비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룩 전체를 완성한 후 처음으로 앤트워프 스튜디오에서 리허설했던 순간. 모델들이 차례로 등장하고, 의도대로 변신하는 퍼포먼스를 보는 내내 울컥했다. 내가 그리던 여성의 모습이 잘 투영됐다.



줄리 케겔스의 2026 S/S 컬렉션.

줄리 케겔스의 2026 S/S 컬렉션.

어린 시절은 어땠나

하이패션과는 거리가 멀지만 ‘무언가를 만드는 일’이 일상이었다. 엄마는 케이터링 사업을 했고, 아빠는 여행 가방을 디자인했다. 두 사람의 영향을 받았는지 항상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걸 좋아했다. 뜨개질과 인형 옷 만들기, 그림 그리기 등. 고등학교 때는 부모님의 권유에 따라 과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결국 예술학교에 갔다. 그 순간은 정말 인생의 첫 꿈이 이뤄진 기분이었다.


줄리 케겔스의 아이템 중 유니폼처럼 즐기는 아이템은

스트랩 삭스와 펜슬 스커트 그리고 셔츠.



줄리 케겔스의 2026 S/S 컬렉션.

줄리 케겔스의 2026 S/S 컬렉션.

앞으로 탐구해 보고 싶은 분야나 프로젝트가 있다면

사물이나 공간에도 관심이 많다. 이전 컬렉션에는 가구를 디테일 요소로 다루기도 했다. 패션과 가구가 융합된 하이브리드적인 피스를 만들고 싶다. 쇼에는 퍼포먼스까지 더해서!


디자이너로서 궁극적인 꿈은

줄리 케겔스를 지속 가능하고 건강한 패션 하우스로 이끄는 것. 또 단순히 시각적 아름다움을 전하는 게 아니라 마음을 울릴 수 있는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줄리 케겔스의 커뮤니티를 단단하게 유지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계속해서 들려줄 테니 지켜봐주길 바란다.


관련기사

Copyright ⓒ 엘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