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다. 단단하게 채운 올해를 가뿐히 털고 기분 좋은 이동을 준비할 시간. 여행을 계획한다는 건 여권을 꺼낸다는 뜻이고, 그 말은 새 여권지갑을 들일 때가 왔다는 신호다. 요즘 젠지 사이에서 핀터레스트 미감이 하나의 취향 코드로 자리잡았다. 과하게 꾸미지 않아도, 사진 한 장만으로 분위기가 설명되는 그 결. 어차피 새로 살 거면 이런 감각이 살아 있는 아이템이 좋겠다. 다시 말해, ‘귀엽다’는 수준의 선택은 잠시 접어두자. 브랜드 DNA가 선명하게 박힌, 인스타그램을 스크롤하다가 무심히 저장하게 되는 그 순간 같은 물건. 패셔니스타라면 바로 그 포인트를 잡는다. 그래서 준비했다. 여섯 브랜드가 올린 캠페인 컷을 무드보드처럼 펼쳤다. 각자의 세계가 확실해서 사진만 봐도 취향이 자연스럽게 향한다. 그중 마음이 가는 브랜드가 있다면 더 깊게 파고들어도 좋다. 중요한 건 단순한 디자인이 아니라 브랜드가 쌓아온 추구미를 스스로 익히는 과정이다. 그걸 알고 고르는 순간, 선택이 취향 그 이상이 된다.
#1 BURBERRY
버버리는 결국 ‘영국 감도’를 가장 우아하게 풀어내는 하우스다. 체크는 단순한 패턴이 아니라 버버리 세계를 여는 문장에 가깝다. 이번 홀리데이 캠페인에서도 그 정서가 선명하다. 오래된 목재 가구와 클래식한 러그, 따뜻한 실내 톤이 더해져 체크가 지닌 전통이 자연스럽게 살아난다. 과하게 꾸미지 않아도 품격이 묻어나는, 빈티지 올드머니 무드의 정수를 보여준다고나 할까.
#2 MIU MIU
걸리시한 프레피 감성을 세련되게 풀어내는 하우스, 미우미우. 부드러운 송아지 가죽 지갑은 발랄한 컬러가 소녀의 기운을 담으면서도, 깔끔한 마감과 스웨이드와의 정제된 조화가 성숙한 취향까지 아우른다. 단순한 귀여움을 넘어 소녀 감성과 고급스러움이 공존하는 아이템으로, 캠페인 속 미감과 함께 보면 미우미우만의 균형 감각이 잘 드러난다.
#3 MAISON MARGIELA
메종 마르지엘라의 여권지갑은 브랜드의 핵심 DNA를 조용히 이야기한다. 마르지엘라는 해체주의와 익명성의 감성을 기반으로 한다. 이 여권지갑도 그 맥락에서 과하게 장식하지 않은 가죽에 네 스티치로 브랜드 정체성을 각인한, 깔끔하고 실용적인 디자인이다. ‘보이지 않게 보여주는’ 미니멀리즘 감성과 브랜드의 예술적 태도가 잘 녹아든 아이템.
#4 CELINE
셀린의 현재, 에디 슬리먼이 다져놓은 날렵한 구조미와 마이클 라이더가 더한 부드러운 색감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지갑은 에디의 디자인, 캠페인은 마이클의 감각이 담겼다. 트리옹프 여권지갑은 클래식 캔버스와 미니멀한 실루엣으로, 단정하면서도 자유로운 브랜드 감성을 은은하게 드러낸다.
#5 BOTTEGA VENETA
장인의 손길이 만든 인트레치아토 위빙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명확히 보여주는 보테가 베네타. 이번 골드빛 여권 케이스는 단순한 여행 소품을 넘어, 금빛으로 은은하게 반짝이는 레더 결이 고급스러운 취향을 드러낸다. 과하지 않은 럭셔리와 모던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캠페인을 보라. ‘숨은 우아함’을 즐기는 사람에게 딱 맞는 아이템이다.
#6 SAINT LAURENT
생 로랑은 시크하면서도 반항적인 파리지앵 감성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하우스다. 연말 캠페인 속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디테일, 강렬한 실루엣과 은은한 광택감은 브랜드가 추구하는 록 시크 DNA를 보여준다. 제안하는 여권지갑은 그 정신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부드러운 레더와 구조적 실루엣, 아이코닉한 카산드르 로고가 깔끔하게 더해져 특유의 시크하고 관능적 미감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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