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기업이 상업용 수직이착륙기(VTOL) 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그와는 별개로 소수의 이른바 ‘플라잉카’ 개발자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목표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플라잉카란 도로에서 일반 차량처럼 주행할 수 있고 특정 조건에서는 비행도 가능한 이동 수단이다. 수십 년 전부터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아직 완전히 실현된 적은 없었다.
VTOL이 업계의 ‘차세대 주역’이 되자 플라잉카는 자연스럽게 자취를 감출 것으로 여겨졌다. 자동차와 항공의 복합 조종 기술, 구매 비용, 면허, 규제 등 복잡한 요소가 플라잉카를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VTOL과 플라잉카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플라잉카는 헬리콥터·드론 스타일의 VTOL보다 훨씬 긴 비행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점에 주목한 미국 오리건주의 기업 ‘샘슨 스카이(Samson Sky)’는 스위치블레이드(Switchblade)라는 플라잉카를 개발해 왔다. 이 프로젝트는 여러 해 동안 진행되다가 2023년 첫 비행을 통해 정점을 찍었다.
이후 한동안 소식이 끊겨 상용화 가능성은 점점 희미해지는 듯했으나, 이달 초 샘슨이 새로운 업데이트를 발표하며 상황이 바뀌었다.
스위치블레이드 차량은 내연기관과 전기모터가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구동되는 모델로, 이론적으로는 운송 방식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지상에서 주행할 때는 세 개의 바퀴를 사용해 최고속도 100마일(160km/h)로 움직이며, 비행을 원할 경우 가까운 공항으로 이동해 이륙하면 된다.
자동차에서 비행기로의 전환은 매우 간단하다. 운전자가 변환 조작을 하면 날개가 차량에서 펼쳐지며, 이 과정은 약 3분이 걸린다. 이후 꼬리날개가 전개되고, 비행 시에는 최고속도 200마일(322km/h), 최대 고도 13,000피트(3,960m)까지 상승할 수 있다.
지상 주행은 일반 운전면허만으로 가능하지만, 비행하려면 파일럿 자격증이 필수다. 또한, 이 기체는 실험용 항공기로 분류되기 때문에 구매자는 전체 기체의 51%를 직접 조립해야 한다.
샘슨은 이를 돕기 위해 ‘빌더 어시스트 프로그램’과 전용 조립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도움을 받을 경우 조립 기간은 일주일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샘슨은 이달 초 첫 양산차에 적용될 하이브리드 엔진의 테스트 스탠드 시동에 성공했다고 알렸다. 이 엔진의 상세한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경주용으로 검증된 4기통 터보 엔진으로 300마력을 발휘한다. 여기에 800볼트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전기 모터가 결합한다.
샘슨은 다음 단계로 데이턴 대학교의 하이브리드 시험센터에서 추가 시험을 진행하며, 모든 구성 요소가 갖춰지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트럭에 탑재하고 화물칸에 프로펠러를 장착해 스위치블레이드의 작동을 시뮬레이션할 계획이다. 마지막 단계는 첫 양산 프로토타입에 파워트레인을 설치하는 것이다.
샘슨은 스위치블레이드의 첫 주행 및 비행 시점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며, 실제 구현까지는 아직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두바이 등 여러 지역에서 높은 관심이 이어지고 있으며, 현재 예약 건수는 약 2,900대에 이른다.
비행 중 기체 제어권은 기본적으로 운전자에게 있지만, AI 조종사가 탑재돼 교통 감시 및 통신을 담당한다. 샘슨은 이를 ‘구속된 역할’이라고 설명하며, 스위치블레이드를 완전한 자율비행기로 만들기 위한 시스템은 아니라는 점을 밝혔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Copyright ⓒ 더드라이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