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광의 이집트 칼럼 #7] 이집트 대박물관(GEM)② 올라가며 한 나라의 연대를 훑다 - 대계단(Staircase)의 시간 미학에 이어
[문화매거진=한민광 작가] 이집트 대박물관(GEM)의 길고 거대한 계단을 따라 힘껏 오르면 눈앞에 시원하게 뚫린 창문 하나가 나타난다. 이것은 단순한 조망창이 아니다. 박물관 건물 전체가 하나의 웅장한 프레임이 되어 저 멀리 사막 위에 우뚝 솟은 기자의 피라미드를 가장 완벽한 구도로 담아내도록 설계된 건축적인 장치다. 수천 년 전에 지어진 고대의 기념비가 새로 지어진 현대 건축물 한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는 듯한 감동적인 순간을 선사한다. 이 장엄한 풍경은 고대 이집트의 시간과 현대 건축이 서로에게 경의를 표하는 인상적인 만남이다.
창문 앞에는 박물관 전체를 축소해 놓은 모형이 놓여 있다. 건물의 형태와 동선 곳곳에 드러나는 피라미드 형태의 직선 중심의 공간 구성은 이 공간이 피라미드에 담긴 고대 이집트의 기억을 가장 중심에 두고 있음을 자연스레 깨닫게 한다. 사막의 지형을 따라 흐르듯 배치된 박물관은 고대 문명 자체를 하나의 ‘거대한 풍경’으로 온전히 품으려는 섬세한 시도다. 이곳은 단순히 유물을 보관하는 곳을 넘어, 문명이 시작되고 흘러온 땅의 감각을 건축적으로 재구성한 공간인 것이다.
1. 시간의 층계를 따라 내려가는 문명 탐험 - 갤러리관 입구에서
‘MAIN GALLERIES(메인 갤러리)’라는 푯말을 지나 본격적인 전시공간에 들어서면 박물관의 독특한 관람 의도가 드러난다. 방문객은 상층에서 하층으로 이동하며, 마치 땅의 지층을 파고 들어가듯 시간의 흐름을 역순으로 따라 내려가는 특별한 동선을 경험할 수 있다.
이 방식은 고대 사회가 오랜 기간 쌓아 올린 생각과 기술의 단면을 차례차례 탐험하도록 유도한다. 전시는 고대 이집트 문명을 지탱한 세 가지 핵심 주제, 즉 ‘사회(Society)’, ‘왕권(Kingship)’, ‘신앙(Beliefs)’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방문객은 이 기본적인 틀을 통해 각 시대가 중요하게 여겼던 가치들을 동선을 따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여러 갤러리들은 공통적으로 높은 천장과 넓은 공간이 특징이며, 유물들은 부드러운 조명 아래 정갈하게 놓여 있다. 이러한 개방적인 현대 공간 덕분에 오랜 시간 사막의 빛을 받아온 선왕조와 고왕국의 조각과 토기들이 더욱 입체적으로 살아난다. 위에서 내려다본 전시실의 모습은, 마치 고대의 작업장이나 신전 마당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것 같다.
이 박물관에서 ‘전시’는 유물을 배열하는 행위를 넘어선다. 건축의 형태, 빛의 방향, 관람객의 동선, 심지어 저 멀리 보이는 피라미드까지 모든 요소가 하나의 서사를 이루며 우리를 고대 문명이 탄생한 순간으로 천천히 이끌어간다. 마치 그 시대의 공기와 시간을 조용히 되살려 관람객이 직접 그 속을 걸어 다니는 듯한 몰입적인 경험을 만들려는 깊은 의도가 느껴지는 것이다.
바로 이 지점, 선왕조와 고왕국 갤러리에서 고대의 세계가 펼쳐진다. 고대 이집트가 어떤 토양 위에서 꽃피었는지, 그리고 피라미드라는 위대한 상징이 어떤 사회적, 왕권적, 신앙적 기반 위에 세워졌는지를 차분히 설명해주는 중요한 첫 무대인 것이다.
2. 갤러리 01: 나일강을 중심으로 피어난 고대 이집트 사회의 초상
이집트 대박물관의 관람 동선을 따라 내려오면서 처음 마주하는 공간, ‘갤러리 01 (Gallery 01)’은 기원전 700,000~2034년까지의 선왕조(Predynastic)와 고왕국(Old Kingdom) 시대를 아우르는 방이다.
이곳은 박물관의 세 가지 핵심 주제 중 첫 번째인 ‘사회(Society)’를 다룬다. 방문객은 펼쳐지는 전시를 통해 피라미드라는 기념비적인 건축물이 탄생하기 이전에 나일강 유역에서 어떤 삶의 기반이 다져졌는지를 생생하게 확인한다. 이곳은 바로 고대 이집트 문명이 발을 디뎠던 땅, 그들의 일터이자 삶의 공간을 보여준다.
(1) 나일강 지형과 생활의 기록
갤러리 01 중앙에는 선명한 색채와 입체적인 모형으로 나일강 유역을 재현한 대형 바닥 전시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는 고대 이집트 문명의 뿌리가 바로 나일강을 중심으로 한 지형에 있음을 상징한다. 나일강의 범람과 퇴적물이 만들어낸 비옥한 땅은 이집트인들이 단순한 생존을 넘어 통일된 문명을 건설할 수 있었던 근원이다. 그들의 달력과 농사 기술, 심지어 종교적인 믿음까지 모두 이 나일강의 규칙적인 흐름 속에서 만들어졌다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 공간에 전시된 유물들은 당시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조각과 벽화로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곡식을 가는 여인상, 흙을 빚는 노동자, 부채질하는 하인 등의 조각들은 고대 이집트 사회의 구조와 노동의 모습을 보여주는 입체적인 증거들이다. 이 작은 조각상들은 내세에서의 영원한 삶을 기원하며 무덤에 안치된 부장품이다. 고대인들은 현실의 삶과 노동이 내세에서도 영원히 지속되기를 바랐기 때문에, 살아있을 때의 모습 그대로 이 조각들을 만들었던 것이다.
특히 채색 벽화와 부조 조각들은 그들의 역동적인 일상을 시각적으로 펼쳐 보인다. 사냥, 어로(물고기잡이), 농사, 노 젓기 등의 장면들은 고대 이집트인들이 자연과 어떻게 조화롭게 살았는지, 그리고 생계를 어떻게 유지했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이러한 시각적 기록들은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망자가 내세에서도 필요한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도록 제의적 기능을 했다. 그들은 문자가 발달하기 이전부터 이처럼 상세한 시각적 기록을 통해 자신들의 삶의 방식을 영원히 보존하고자 했던 것이다.
(2) 고대 사회 계층과 미술의 의미
갤러리 01의 또 다른 핵심은 고왕국 시대의 정교한 인물상들이다. 나란히 전시된 인물상들은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자세와 표정을 통해 당시 사회의 다양한 계층을 대변한다. 특히, 채색된 채로 거의 완벽하게 보존된 관료나 서기관(Scribe, 글을 쓰는 관리)의 모습은 육체노동자 외에도 지식과 행정을 담당하는 엘리트 계층이 사회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피라미드 건설이라는 거대한 국가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이들의 행정력과 기록 능력이 필수적이었다.
이 인물상들은 고대 이집트 미술의 특징인 ‘정면성’과 ‘영원성’을 잘 나타낸다. 유물이 보는 이를 정면으로 응시하게 함으로써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산하는 것이다. 그들은 이상화된 모습으로 묘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생동감을 잃지 않는다. 섬세하게 채색된 피부색과 옷의 질감 표현은 당시 예술가들의 뛰어난 관찰력과 기술력을 증명한다. 이 조각상들은 단순히 예술품이 아니라, 망자의 영혼(Ka)이 언제든 돌아와 깃들 수 있도록 만든 영원한 육체의 대용품이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갤러리 01은 단순히 오래된 유물을 모아둔 곳이 아니다. 이 공간은 나일강을 기반으로 정착하고, 노동하고, 사회를 조직했던 고대 이집트 문명의 견고한 기초를 보여준다. 피라미드 건설이라는 거대한 왕권의 상징 이전에, 이미 고대 이집트 사회는 단단한 노동력과 계층, 그리고 나일강이라는 자연환경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완성되어 있었음을 관람객에게 분명히 보여주는 문명의 첫 번째 장인 것이다.
3. 갤러리 02: 영원한 왕, 피라미드를 지배한 권력의 상징
갤러리 01에서 나일강을 중심으로 단단하게 뿌리내린 사회의 기초를 확인했다면 이제 우리는 그 토대 위에 세워진 ‘고왕국 시대 왕권(Kingship)’의 세계로 들어선다. 동선은 자연스럽게 갤러리 02로 이어진다. 이곳은 파라오의 권위를 신의 영역으로 끌어올렸던 고대 이집트 미술과 건축의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나는 압도적인 공간이다.
(1) 기념비적 이미지: 영원성을 구현하다
갤러리 02에 들어서면 탁 트인 높은 천장과 현대적인 조명 아래의 거대한 석상들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이 공간은 그 자체로 파라오의 거대한 존재감을 표현하는 건축적 장치가 반영되었다. 파라오는 지상의 신이었고, 그의 상징물들은 영원불멸해야 했다.
이러한 영원성(Eternity)을 구현하기 위해 왕의 좌상은 화강암이나 대리석 같은 단단한 재료로 제작되었다. 이 석상들은 완벽하게 균형 잡힌 자세와 정면을 응시하는 태도를 취하는데, 이것이 바로 고대 이집트 미술의 핵심 특징인 ‘정면성(Frontality)’이다. 왕은 보는 이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시간을 초월한 권위를 발산한다. 왕의 상징인 네메스 두건, 인조 수염, 코브라 장식(Uraeus) 등은 이 좌상이 단순한 인물이 아닌 ‘신성한 존재’임을 분명히 한다. (한민광의 고대 이집트 미술과 신화 #3] 회화의 기법 - 벽에 새긴 질서와 세계 참고)
(2) 통치의 물리적 증거: 자리와 도구의 권위
왕권은 왕의 상징물일 뿐 아니라 그가 사용하는 모든 물리적 도구와 기록을 통해 통치력을 과시한다. 이곳에 전시된 화려한 왕의 가구들은 왕실의 절대적인 부를 보여주며, 이는 내세에서도 왕이 현세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할 것임을 보장하는 장례용 공예품의 성격도 지닌다. 특히 작은 운반용 의자는 왕의 신성함이 이집트 전역에 미치는 이동식 통치 영역을 상징한다.
이어 전시된 토기와 작은 인형 등 초기 공예품은 왕이 사용하는 최상급의 의례용 부장품으로 해석된다. 이는 왕이 경제적 부와 종교적 권위를 통합하는 최고 지배자였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다.
이러한 물리적 권위는 기록을 통해 공고해진다. ‘히에로글리프(Hieroglyph, 고대 이집트인들이 사용하던 문자 체계)’가 새겨진 거대한 돌 블록은 왕의 명령과 통치 원칙을 담고 있으며, 왕권의 정당성을 영원히 보존하려는 수단이었다. 왕이 적을 제압하는 장면을 담은 부조 조각들은 이집트 미술의 ‘관습적 도상’을 보여주며, 파라오가 혼돈을 극복하고 질서를 세운 유일한 수호자임을 시각적으로 선포한다.
또한 날카로운 창과 활 같은 무기들은 왕이 군대의 최고 사령관으로서 나라를 수호하는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이 무기들은 실제 통치를 위한 도구인 동시에, 내세에서 왕의 영생을 돕는 부장품 역할을 겸했다.
(3) 우주적 질서: 영원한 여행과 피라미드
갤러리 02의 마지막 유물은 왕의 종교적 역할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나일강을 항해하던 목조 배 모형은 왕의 권위가 나일강 수로를 완전히 지배했음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우주적 의미를 지닌다. 이 배는 태양신 ‘라(Ra)’가 밤하늘을 항해하는 배, 곧 ‘밤의 배’를 상징하기도 한다.
이 유물은 창문 너머의 피라미드와 직접 연결된다. 피라미드는 파라오의 ‘영원한 영혼(Ka)’이 태양신을 따라 하늘로 승천하는 계단을 상징하는 기념비적 건축물이었다. 왕은 이집트의 지상 통치자로서의 역할을 넘어, 죽어서도 태양신과 합일하여 영원한 시간과 우주적 질서를 따라 움직이는 존재인 것이다. 갤러리 02는 이처럼 왕의 신성함, 물리적 통치, 그리고 우주적 영생을 통합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4. 갤러리 03: 영생을 향한 여정, 고대 이집트의 신앙
갤러리 03은 2025년 11월 1일 이집트 대박물관이 완전히 개장되며 비로소 처음 공개된 공간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이곳은 고대 이집트인들의 확고한 ‘신앙(Beliefs)’, 즉 죽음 이후의 영원한 삶을 위한 준비 과정을 미술, 건축, 조각품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준다. 현세의 삶보다 내세의 삶을 더 중요하게 여겼던 고대 문명의 깊은 세계관을 탐구하는 공간이 된다.
(2) 영원한 안식처: 무덤 건축과 영생의 구현
갤러리 03에 들어서면 은은한 조명 아래, 망자의 영생을 위한 거대한 준비물들이 관람객을 맞이하며, 죽음이 곧 새로운 시작이었던 이집트인들의 ‘영원한 삶에 대한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이집트인들에게 무덤은 영혼(Ka)이 깃들 영원한 거주지였기에, 무덤 건축물 자체는 현세의 집보다 더 중요하고 견고해야 해야 한다 믿었다. 전시공간 중앙에 있는 ‘석관(Sarcophagus)’은 거대한 기념비적 규모를 보여주는데, 이는 망자를 영원히 보호하고 부활을 돕기 위해 사용된 가장 단단하고 영구적인 건축 조형물이었다. 이 석관 옆 진열장의 부장품은 왕이나 귀족이 내세에서 풍요로운 삶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도록 함께 묻은 정교한 공예 미술품이다.
특히 벽면 한쪽에 전시된 ‘나오스(Naos)’ 형태의 예배소 공간은 고대 이집트의 벽화 미술 특징을 잘 보여준다. ‘나오스’는 무덤 신전 내의 신성한 예배소를 뜻하는데, 이 재현 공간의 내부 벽화는 선명한 윤곽선과 정형화된 포즈로 농사, 사냥, 연회 등 망자가 내세에서 누리고 싶은 이상적인 삶의 모습을 채색하고 있다. 이 벽화들은 단순히 장식이 아닌, 망자의 영생을 현실화하는 제의적 기능을 가졌다고 믿어졌다.
(2) 내세를 위한 기록: 주문과 권위의 문자 미술
고대 이집트 미술은 균형과 질서를 중시했다. 이러한 원칙은 내세를 위한 기록과 부조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무덤 벽을 장식하던 석회암 파편들에는 다양한 직업군의 인물들이 부조로 새겨져 있는데, 이들은 모두 고대 이집트 미술의 정형화된 표현 방식을 따른다. 인물들의 크기가 사회적 지위에 따라 다르게 묘사되어 내세의 계층 구조와 질서까지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는 망자가 내세에서도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고 필요한 노동력을 확보하려는 치밀한 계획이었다.
다른 벽면을 가득 채우는 거대한 석회암 블록들은 왕이나 고위 관료의 히에로글리프(Hieroglyph) 기록으로 빼곡하다. 이 문자들은 왕권과 신앙의 영원성을 보장하는 장식적 요소이자 영생의 주문으로 기능했다. 문자의 배열 방식과 형태는 건축적인 대칭을 이루어 시각적인 안정감과 신성함을 강조한다. 또한 심하게 훼손된 ‘파피루스 조각(Papyrus pieces)’은 종종 ‘사자의 서(Book of the Dead)’의 일부인데, 이는 망자가 지하 세계를 안전하게 여행하며 신들의 심판을 통과하기 위해 반드시 외워야 할 지침서이자 기도문이었다. 이처럼 무덤에 남긴 모든 문자 기록은 영혼을 위한 생존 도구이자 망자의 영생을 보장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보험이었던 것이다.
(3) 영원의 통로: 신성한 구조물의 상징성
갤러리 03의 마지막은 영혼의 통로와 신성한 권위를 상징하는 구조물들을 통해 고대인들의 영생 개념을 결론짓는다. 무덤 건축에서 중요한 요소였던 ‘가짜 문(False Door)’의 조각이 전시되어 있는데, 이 구조물은 망자의 영혼(Ka)이 현세와 내세를 자유롭게 드나들며 제물과 접촉할 수 있는 상징적인 통로 역할을 했다. 이 가짜 문은 단순한 벽면이 아니라 망자와 살아있는 가족을 연결하는 영혼의 매개체로서 종교적으로 중요하다.
이 옆에는 오벨리스크 형태의 석판이 함께 서 있는데, 오벨리스크는 태양신 라(Ra)를 상징하는 강력한 태양 숭배의 건축적 상징이다. 이 조형물은 망자가 태양신과 합일하여 영생을 얻도록 돕는 우주적 매개체 역할을 했다. 갤러리 03은 이 모든 조각, 벽화, 건축 구조물들을 통해 고대 이집트인들이 현세의 삶뿐 아니라 죽음 이후의 삶까지 치밀하게 계획하고 예술적으로 구현했던 확고한 신앙의 세계를 보여주며, 이 공간을 통해 관람객은 그들의 삶 전체를 지배했던 영원한 생명에 대한 믿음을 깊이 느낄 수 있다.
5. 고왕국 시대의 유산: 고대 이집트 문명의 완성
지금까지 우리는 고대 이집트 문명의 기틀이 완성된 고왕국 시대를 세 개의 핵심 주제, 즉 ‘사회(Society)’, ‘왕권(Kingship)’, 그리고 ‘신앙(Beliefs)’을 통해 탐험했다.
이 시대는 나일강을 중심으로 한 농경 사회의 견고한 질서 위에 파라오의 절대적인 권위가 세워졌고, 이 모든 것이 영원한 삶에 대한 확고한 믿음으로 통합되었던 시기였다. 우리가 갤러리 01~03에서 본 기념비적 스케일의 건축과 정형화된 미술 양식은 바로 이 견고함과 영원성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결과였다. 피라미드와 석관, 그리고 벽화에 새겨진 ‘히에로글리프’는 고왕국 시대가 시간을 초월하고자 했던 이집트 문명의 황금기였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강력했던 중앙집권 체제도 영원할 수는 없었다. 이제 우리는 다음 갤러리인 갤러리 4로 이동한다. 이곳에서는 고왕국의 질서가 무너지고 왕권이 약화되었던 ‘제1 중간기(First Intermediate Period)’의 변화와 혼란의 시대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고왕국 시대의 완벽한 조화가 어떻게 흔들리기 시작했는지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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