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중국 정저우에 위치한 BYD의 초대형 공장이 최근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국에서는 전기차 생산 라인의 휴업 소식이 이어지고 있지만, 중국은 전혀 다른 속도로 전기차 제조 경쟁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저우 공장의 핵심은 압도적인 생산 속도다. 배터리는 몇 초 간격으로 생산되고, 완성차는 1분 단위로 공장을 빠져나온다. 프레스·용접·조립 공정이 거대한 단일 흐름처럼 이어지며, 수천기에 달하는 로봇팔들은 정확한 속도로 움직인다.
강판이 프레스 라인에서 형태를 갖추고, 용접 라인에서 차체가 결합되면 배터리와 모터가 현장에서 즉시 조립된다. 외부 조달 부품 의존도를 줄이고 공장 내부에서 대부분의 핵심 부품을 직접 생산하는 방식이 빠른 속도의 기반이 되고 있다.
한국 자동차 공장의 분위기는 이에 비해 차분하다. 국내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지 않으면서 일부 라인이 일시 가동 중단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한국 EV 한 대가 판매되는 동안 BYD는 7~8대를 생산하는 흐름까지 더해지면서 두 국가의 속도 차는 더욱 도드라지고 있다.
울산과 같이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춘 공장도 시장 상황에 따라 가동률을 조정하는 기간이 생겼다. 가동 중단이 곧 경쟁력 약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과의 속도 차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BYD의 차별점은 ‘직접 생산’ 전략이다. 배터리셀부터 주요 부품, 완성차 조립까지 대부분의 공정을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구조를 구축해 비용을 크게 낮추고 속도를 앞당겼다. 생산량이 늘수록 원가 경쟁력은 더 강해지는 방식이다.
반면 한국 업체들은 오랜 기간 내연기관 중심의 분업 체계 안에서 성장해 온 만큼, 전기차 시대에 맞는 공정 구조와 투자 방향 전환이 더 큰 과제로 남아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고품질 생산 능력은 여전히 강점이지만, 전동화 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구조적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한국 자동차 산업이 뒤처졌다고 보기도 어렵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브랜드 파워, 안정적인 품질, 지역별 현지 생산 전략 등은 여전히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빠른 확장세는 한국이 전기차 시대에 맞는 속도 조절에 나서야 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전기차 시장 판도가 다시 재편되는 시점에서 중국의 생산 속도와 한국 공장의 일시적 휴업을 단순 비교하기보다는, 앞으로의 전략적 대응에 어떤 신호를 주는지 해석하는 것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양봉수 기자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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