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2024~2025년 분기 수출액 추이(단위: 조원). 이미지/SK그룹 |
SK그룹이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120조원대 수출 달성을 눈앞에 두며, 대한민국 산업지도를 통째로 흔들고 있다. SK하이닉스의 HBM 중심 슈퍼 호황이 그룹 전체 성장에 불을 붙이며, SK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00조 클럽’을 넘어 초유의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SK그룹은 25일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수출이 87.8조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3.7조원)보다 무려 20%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4분기까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지난해 연간 실적(102.5조원)을 단숨에 뛰어넘어 120조원대라는 그룹 역사상 최고 기록이 현실화된다.
이번 초대형 실적의 주역은 단연 SK하이닉스다. 하이닉스는 HBM 등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세계적 주도권을 확보하며, 올해 3분기까지 그룹 수출의 65%(56.7조원)를 홀로 담당했다. 지난해 54%였던 비중이 올해는 압도적 수준으로 치솟은 것이다. 그 존재감은 대한민국 전체 수출 흐름에도 직접 영향을 미칠 정도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3분기 우리나라 전체 수출은 185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HBM과 고부가 메모리가 466억달러를 차지하며 전체 수출의 ‘주력 엔진’ 역할을 했다.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의 글로벌 독주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수치”라고 평가한다.
폭발적인 실적은 재정 기여에서도 드러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까지 법인세만 4.3조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940억원에서 45배 증가했다. 주가 또한 가파르게 올랐고, 시가총액은 379조원으로 국내 기업 중 2위를 굳혔다.
이 같은 초격차 성과 뒤에는 최태원 회장의 ‘정면 돌파’식 구조 개혁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최 회장은 수년간 사업구조·재무구조·지배구조 전반을 재정비하며 한계사업을 과감히 접고, 반대로 반도체·AI·에너지·바이오 등 미래산업으로 전략적 중심축을 옮겼다. 특히 2012년 하이닉스 인수는 SK그룹 역사에서 가장 결정적인 한 수로 평가받는다.
SK그룹은 앞으로도 공격적 투자를 멈추지 않는다. 2028년까지 128조원 국내 투자, 연간 8000명 이상 채용 확대라는 대규모 계획을 재확인했다. AI·반도체·배터리·청정에너지·바이오 등 초성장 분야에 집중해 국가 경제 체력 자체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재계에서는 “최태원 회장의 10년 구조개편이 드디어 완성 단계에 돌입했다”며 “특히 AI 반도체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와 글로벌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흐름을 굳히고 있어, 향후 SK그룹 전체 기업가치는 또 한 번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일각에서는 “최태원 회장이 추진해온 ‘미래 먹거리 재편’이 이제야 결실을 맺은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확장될 시점”이라며 “향후 SK는 한국 기업사에서 또 다른 성장 신화를 쓸 가능성이 가장 높은 그룹”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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