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한수지 기자] 남편의 투자 중독으로 극단적인 생각까지 한 아내의 사연이 전해졌다.
24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서는 22년간 자신만의 은밀한 취미에 빠져 모든 것을 잃어버린 남편과 그로 인해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온 아내, 78세 동갑내기 ‘비방 부부’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이날 남편은 아내와 결혼 전부터 동거했다고 밝히며 “우리는 섬마을에서 나고 자란 소꿉친구였다. 양가 부모님의 말씀을 듣고 이성 관계로 발전해 결혼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아내는 남편의 은퇴 전까지만 해도 잉꼬부부였지만, 은퇴 후 남편이 자신의 취미에 몰두하면서 가정이 무너졌다고 전했다.
관찰 영상 속 남편은 밭일을 하다말고 라이브 방송을 켜고, 단 두 명의 시청자들과 소통에 나섰다. 알고보니 남편은 ‘시니어77 제이’라는 이름으로 유튜브를 운영 중인 아마추어 유튜버였다.
하지만 아내는 “하지 말라고 했는데, 텃밭에서도 찍고 많이 올렸다. 한복 입고 운동을 하기도 했다”라고 토로했다. 영상에서 아내는 한복을 입고 선글라스를 낀 채 운동을 하고 있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에도 남편은 24시간 불이 켜져 있는 방에서 무언가에 몰두한 모습을 보였다. 남편은 머니 게임에 푹 빠진 상태였다.
남편은 자신이 22년간 만들었다고 자부하는 ‘걸작’의 정체를 공개하면서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하루 20시간 동안 투입한 자신만의 노하우라며 제작진들에게 투자 특강을 했다.
남편은 “이 작은 공간에서 몇번 움직여도 오늘 유튜브 돌린 게 70원 밖에 안 올랐다. 그런데 1400원 벌었지 않냐? 그러면 금방 부자되야하는데 왜 안되느냐? 4박자가 맞아야 된다”라고 말했다.
남편은 미신을 믿어 200만원을 들여 이름까지 개명한 상태였다. 남편은 은퇴 후 아내 몰래 집을 팔고 전세금까지 뺏어 썼고, 무려 5억 원을 탕진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아내는 “내 명의 연금까지 찾아 썼더라”라며 남편이 금고에 있는 돈과 자식, 지인들 돈까지 전 재산을 털어갔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오은영 박사는 “도파민이 폭주하고 있는 상태”라며 “불법은 아니지만 도박과 성질은 굉장히 비슷하다. 안 좋은 도파민 회로다”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남편은 자녀들이 마련해준 집마저 투자로 모두 잃었다. 이 사건으로 아내는 극심한 우울증으로 병원에 입원까지 했다고.
지금 거주하는 집에 대해 묻자, 아내는 “지금은 임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남은 게 없다. 보증금을 조금만 넣고 살고 있는데 지금 마음이 오히려 편하다. 큰 아파트 해준다고 가라고 해도 가기 싫을 정도다. 차라리 돈이 없이 지내는 게 낫다”고 답했다.
아내는 “컴퓨터만 보면 가슴이 뛴다. 술이랑 약을 먹으려고 산으로 들어갔다”라며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다고 고백했다. 제작진과의 인터뷰 중 아내는 가슴 통증을 호소했고 “살 생각이 없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오 박사는 남편에게 “본인이 내려놔야 하는 걸 안다. 22년간 쏟았던 시간과 돈, 방 안에 있는 수첩과 기록은 남편의 인생이었던 거다”라고 짚었다.
이를 듣던 남편은 “22년간 고시공부한 게 저다. 그래도 그 친구는 합격을 못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결국 합격을 못했는데 (매달렸다) 여기 오기를 잘한 거 같다”라며 생각에 잠겼다.
한수지 기자 hsj@tvreport.co.kr /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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