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가 21일 서울 용산구 해방촌의 ‘신흥시장’을 방문해 전통시장 활성화 모델을 집중적으로 분석하며, 여주 한글시장 재생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했다.
이번 벤치마킹은 여주 원도심의 상권 경쟁력을 높이고, 침체된 전통시장을 감성형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해방촌 신흥시장은 좁은 골목과 오래된 점포로 구성된 전형적인 골목형 전통시장으로 최근 기존 슬레이트 지붕을 철거하고 가벼운 ETFE 필름을 활용한 ‘막 구조 경량 지붕’을 설치해 시장 분위기를 일신하는 데 성공한 대표적 재생 사례로 꼽힌다.
투명한 필름 지붕은 자연광을 부드럽게 받아들이면서도 골목 특유의 낮고 깊은 정서를 해치지 않아 시장 전체에 색다른 감성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일직선이 아닌 ‘순환형 루프 동선’을 통해 방문객이 시장을 한 바퀴 돌며 체류 시간을 늘리도록 설계한 점은 여주시 방문단의 눈길을 끌었다.
이로 인해 신흥시장 곳곳에는 뉴트로 감성의 카페, 공방, 디저트 매장 등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으며 젊은층과 외국인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을 찾은 이충우 여주시장은 “시장의 장점과 성공모델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여주 한글시장의 고유성에 맞춘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오랜 세월 지역 생활시장으로 자리 잡은 한글시장은 세종대왕과 한글이라는 강력한 문화 정체성을 품고 있는 만큼 고유성과 스토리텔링은 다른 전통시장과 차별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신흥시장이 골목의 감성에 기댄 재생이었다면, 한글시장은 ‘전통의 깊이를 감성으로 번역하는 시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벤치마킹 이후 시는 세종과 한글이라는 문화 자원을 한글시장 전면에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지붕·공간·콘텐츠라는 세 축으로 방향을 설정했다.
먼저 시는 지붕은 시장의 상징적 얼굴이라는 관점에서 지붕을 단순 비 가림을 넘어 ‘여주 한글시장 브랜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지붕’을 만들 계획이다.
이어 공간 구성의 중점을 전통성과 감성의 균형으로 두고 입구 구간에 세종대왕과 훈민정음의 역사적 요소를 담아 시장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중앙 구간에는 청년 공방·디저트 매장·여주 특산물 기반 카페 등 감성 소비 공간을 배치해 방문객의 머무름을 유도하고 후미 구간은 생활상권 중심으로 구성해 지역민의 편의를 유지하면서도 시장 본연의 기능이 흔들리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또 한글시장만의 고유한 이야기를 살릴 콘텐츠를 위해 시장 천장에 한글 문양을 적용하거나, 여주쌀과 고구마를 활용한 디저트 콘텐츠, 한글 캘리그래피 체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야간에는 조명 연출을 더해 ‘밤이 되면 더욱 매력적인 문화형 전통시장’으로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용철 여주시 경제환경국장은 “한글시장은 이미 특별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시장”이라며 “전통을 보호하면서도 감성을 더하는 재생이 이뤄진다면, 단순한 생활시장을 넘어 여주 관광의 관문이자 도시 브랜드의 상징 공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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