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노벨문학상 기념 공연, 20년 만에 다시 켜진 ‘12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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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노벨문학상 기념 공연, 20년 만에 다시 켜진 ‘12월 이야기’

뉴스컬처 2025-11-24 13:21:18 신고

[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하며, 그녀가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의 원천이 된 연극 '12월 이야기'가 20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2005년 첫 공연 당시 ‘따뜻한 겨울의 신화’를 만들어낸 이 작품은, 2025년 서울 종로의 유서 깊은 공간 반쥴 스테이지를 그대로 활용해 관객들을 다시 그 겨울의 카페로 초대한다.

'12월 이야기'는 “어딘가에 꼭 있을 것만 같은 사람들, 존재한 적 없지만 있을 것만 같은 이야기”라는 정서를 바탕으로 서늘하고 투명한 감성을 담아낸다. 연말의 어느 밤, 카페 ‘12월 이야기’를 중심으로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여덟 명의 인물이 모이며, 고백과 침묵, 사랑과 상처, 환상과 회귀가 뒤섞인 독특한 연극적 세계가 펼쳐진다. 이 카페는 단순한 무대가 아닌, 관객의 기억을 두드리는 ‘유년의 집’이자 마음의 은둔처로 설정되어 있다.

사진='12월 이야기' 포스터
사진='12월 이야기' 포스터

이번 공연은 극단 제비꽃의 창립 연출가 최창근이 다시 연출을 맡아 완성도를 더했다. ‘한국의 체호프’라는 평가를 받아온 그는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다시 돌아온 이유는, 우리가 무엇을 잃고 또 무엇을 품고 살아왔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이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한강 작가와의 오래된 우정, 그리고 인간 존재의 순환을 향한 시선은 작품 전체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

연극계 베테랑 스태프와 연극·영화·드라마를 아우르는 배우진이 참여해 무대의 완성도를 높인다. 이승연, 홍승일, 오주환, 박유밀, 최솔희, 현성, 최승열, 심마리, 박시영 등 9인의 배우는 따뜻하면서도 쓸쓸한 겨울밤의 정서를 섬세하게 풀어낸다.

무대는 실제 ‘응답하라 1988’의 만남 장소로 알려진 종로 반쥴의 공간을 그대로 활용해, 작품 안팎의 현실과 허구를 자연스럽게 이어준다. 이는 카페라는 공간이 지닌 ‘기억의 밀도’를 극대화하며, 연극의 주제인 집, 귀환, 인간관계의 미세한 온도를 깊이 있게 체험하게 한다.

작품 속에는 옥타비오 파스, 생텍쥐페리, 일본 근대극 등 다양한 예술·철학적 레퍼런스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으며, 인물들의 대사는 시와 철학, 삶의 비밀에 닿는다. ‘영혼을 홀리는 배우’, ‘덧없음의 아름다움’, ‘사라짐과 남음’과 같은 테마가 공연의 정조를 이끌며 관객에게 사색의 여지를 남긴다.

오는 12월 1일부터 31일까지 이어지는 공연은 “아름다운 소통을 꿈꾸는 겨울밤”이라는 슬로건처럼, 바쁜 연말 속 잠시 멈춰 ‘살아 있음의 경험’을 나누는 자리로 기대를 모은다. 흩어지고 사라져도,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는 노래처럼, '12월 이야기'는 종로의 겨울을 은은하게 밝힐 예정이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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