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거야 #에디터스레터
에세이집 ‘결국은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것’에서 시작하는 12월의 편집장 레터.
‘결국은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거야.’ 아시안계 최초로 뉴욕 유니언 신학대 종신교수가 된 해방신학자이자 환경·평화 운동가 현경 교수가 2013년에 쓴 에세이집의 제목입니다. 꽃분홍 표지의 이 옛날 책은 집 안 어딘가에서 저의 나른한 열두 살 고양이와 함께 늙어가고 있을 거예요. 그래도 이 문장만큼은 여전히 생생합니다. 모두들 예쁜 걸 좋아하지만 진짜 아름다운 건 너무 작아서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기특하게 싹을 틔운 이른 봄의 나무처럼 정성을 다한 시간, 소중한 것을 지키려는 상냥하고 숭고한 마음 같은 것들 말이죠. 아마 자세히 들여다보고 귀 기울여 듣지 않으면 그런 게 있는 줄도 모를 겁니다.
‘K-뷰티’의 붐을 타고 수많은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달 재테크 기사 ‘Beautiful Money’ 칼럼을 쓴 조성준 기자의 말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새로 생긴 국산 화장품 브랜드는 5000개 이상, 산술적으로만 계산하자면 2시간마다 하나씩 새 브랜드가 탄생한다고 합니다. 그중 ‘진짜’는 얼마나 될까요? 빠른 시간 안에 쉽게 성과를 거두려는 껍데기 경쟁이 치열합니다. 요란한 파티와 행사, 요즘은 성형 시술도 ‘미학’으로 포장되더군요. 플라톤이 동굴 밖에서 한숨 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립니다. 물론 광고로 먹고사는 모든 잡지 매체가 이 같은 모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겁니다.
12월호 <싱글즈> 는 K-뷰티를 주제로 한국 뷰티 산업의 역사와 문화, 다양한 제품과 트렌드를 다룹니다. 오늘날 한국 메이크업계를 대표하는 유명 아티스트들과 에이티즈의 캡틴 홍중의 멋진 화보도 있죠.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커버 모델인 이사배를 비롯한 <저스트 메이크업> 의 심사위원단 정샘물, 이진수, 서옥은 각자의 방식으로 한국 뷰티업계에 한 획을 그은 인물입니다. 이들의 인터뷰에서 공통되게 드러나는 건 자신의 일에 대한 애정과 성실한 삶의 자세! 뻔한 말 같지만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기의 참모습을 사랑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건 90%의 진실일 겁니다. 나머지 10%는 당신을 바라보는 상대의 판단에 맡기기로 하죠. 저스트> 싱글즈>
K-뷰티 특집에서는 그런 아름다움을 찾는 젊은 여성들의 고군분투와 인생의 봄날을 맞은 제주도 선흘리 ‘할망’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제주도 신화에선 생명을 돌보는 중요한 여신들을 할망이라 부른다지요. 한국 사회의 격변과 모진 풍파를 겪고도 돌무더기에 좁씨를 심어 초록 싹을 내는 대단한 할망들입니다. 얼마 전 작고한 한국 1세대 여성 사진가 박영숙의 사진 속 여성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아름다움이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겠지만 조금 더 아름다운 나를 만들 수는 있을 거예요. 이 달 <싱글즈> 를 보는 분들 모두 아름답고 행복한 연말 되시길 바랍니다. 싱글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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