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이상원기자] SK하이닉스가 내년도 공급 물량이 이미 매진된 D램과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급 메모리 생산을 대폭 늘린다. D램은 신형 DDR5.6은 물론, 구형 DDR4까지 공급 부족으로 몇 달째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D램 생산업체 중 하나인 SK하이닉스는 D램 공급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내년 생산량을 대폭 늘린다. 이미 올 상반기에 주요 수요처와 2026년 D램 공급 계약을 완료한 SK하이닉스는 최근 엔비디아, AMD등 주요 기업들의 D램 및 HBM 공급 확대 요구에 맞춰 내년 공급량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특히, 6세대(1c) 미세공정을 적용한 16기가비트(Gb) DDR5, 저전력 D램(LPDDR) 등 D램 생산에 집중한다. 이는 인공지능(AI) 메모리가 추론(서비스)으로 옮겨가면서 HBM보다 가성비가 좋은 첨단 범용 D램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라인 조정을 통해 해당 제품 생산을 최대 8배 가량 늘릴 예정이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는 내년 이천캠퍼스에서의 1c D램 생산 능력을 현재의 월 2만개에서 15만개 수준으로 늘린다. 이는 SK하이닉스의 전체 D램 생산량의 30%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는 올해 말 충북 청주캠퍼스에 문을 여는 신공장 ‘M15X’에서 내년부터 엔비디아에 공급될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에 들어가는 10㎚ 5세대 D램(1b D램)을 본격 생산한다. 이 라인에서는 월평균 6만 장의 웨이퍼가 생산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가 생산 확대를 주도하는 범용 D램은 HBM에 비해 전력 효율이 높고 가격은 저렴하다는 장점 때문에 최근 AI 모델의 추론 영역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최근 공개한 AI 가속기 루빈 CPX를 비롯, 구글과 오픈AI,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도 자체 가속기에 범용 D램을 대거 장착하면서 범용 D램의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으며, 수요확산에 대응, SK하이닉스 외에 삼성전자, 마이크론을 비롯한 주요 공급업체들도 D램 생산 확대에 나서고 있다.
D램 공급업체들의 증산에도 불구,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데이터센터 증설로 재고가 바닥나면서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SK하이닉스의 D램과 HBM 공급가격은 지난 10월까지 평균 25% 가량 인상됐다. 최근에는 삼성이 특정 D램 제품에 대해 60%를 인상했고 SK하이닉스도 40%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는 월 90만 개 이상 D램 웨이퍼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현재 수준에서 전체 공급량의 최소 40%를 차지한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당장 내년부터 생산을 늘리더라도 D램과 HBM4 등은 향후 몇 년간은 공급 부족이 지속될 예정이어서 내년에도 지속적인 가격인상이 예상, ‘D램 슈퍼사이클’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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