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수년간 소비자들이 대형차, SUV에 눈길이 머물면서 상대적으로 경차 시장이 소외받고 있다. 소비자 외면도 문제지만, 수지타산을 이유로 신차를 내놓지 않는 제조사들도 시장 침체를 부추긴다는 분석이다.
국내 경차 시장이 2년 연속 10만대 판매 벽을 넘지 못하는 등 역대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완성차 5개사에서 판매된 경차는 총 6만여대, 전년 동기(8만2485대) 대비 27.3% 감소했다. 올해 연간 판매량은 약 7만대 수준에 머무를 전망으로, 지난 2022년과 2023년 각각 13만대, 12만대에 못 미치는 수치다.
지난 2023년 쉐보레 스파크 단종 이후 국내 경차 신차 시장은 더욱 위축됐다. 현재 판매 중인 경차는 현대차의 △캐스퍼, 기아의 △레이와 △레이EV △모닝 등이다.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캐스퍼는 6700대, 레이는 약 1만8000대, 모닝은 약 2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는 이와 같은 경차 시장의 침체를 두고 소비자들의 대형차·SUV 선호 현상 때문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경차 판매가 줄어들면서 수익성 악화로 인해 국내 제조사들의 경차 개발 및 신차 출시 계획이 위축된 점도 주 원인으로 꼽는다.
특히 소비자들은 경차 판매가격이 점차 상승함에 따라 소형차 등 선택지로 눈을 돌리는 상황이다. 주요 경차의 가격은 모닝은 1395만원부터 시작하며, 기아 레이는 1400만원, 현대차 캐스퍼는 1493만원부터 시작한다. 반면 같은 제조사의 소형 SUV인 현대 베뉴(1926만원)와 기아 셀토스(2169만원)와의 가격 차이가 500만원 안팎에 불과해 경차 구매자들이 가격 대비 공간 및 성능 등에서 등급이 높은 소형차를 선택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난 및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생산비 증가가 가격 인상을 초래했다”며 “경제적인 차량으로 인식되었던 경차가 상대적으로 고가화되자 소형차로 눈을 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중고차 시장에서는 여전히 경차가 인기순위에 랭크돼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중고차 실거래량 기준 모닝이 1위, 쉐보레 스파크가 2위, 레이가 4위를 차지했하는 등 주요 경차 모델들이 거래량 상위 5위권에 다수 포진했다. 중고 경차는 신차 대비 합리적인 가격과 유지비 절감 효과로 인해 가성비를 중시하는 일부 소비자들에 계속해서 높은 선택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한편 경차 시장의 회생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업계는 친환경 전기차 모델 확대로 시장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기아에 따르면 모닝 후속 격인 초소형 전기 모델 ‘EV1’을 개발 중이며 2026~2027년 사이에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도 캐스퍼 일렉트릭으로 전기 경차 시장을 개척해 국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지난 1~10월간 7567대를 파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가 경차 개발에 소극적인 것은 마진이 낮기 때문인데, 친환경 경차 개발로 정부의 세제 혜택 확대, 재정 지원 등을 동반해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며 “2026년 이후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경차 시장 회복세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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