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에스파가 중국과 일본 간 외교 갈등의 중심에 서면서 예상치 못한 곤경에 처했습니다. 일본 NHK의 연말 대표 음악 프로그램 '홍백가합전' 출연을 앞두고, 중국인 멤버 닝닝에 대한 반대 청원이 7만 명을 돌파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글로벌 청원 플랫폼 '체인지'에 게재된 에스파의 홍백가합전 출연 반대 청원은 불과 이틀 만에 7만여 명의 동의를 얻었습니다. 일본 현지 청원 참여자들은 닝닝이 2022년 팬 소통 플랫폼에 게시했던 조명 사진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해당 사진 속 조명이 원자폭탄 폭발 시 나타나는 '버섯구름'을 연상시킨다는 주장입니다.
청원을 제기한 측은 "홍백가합전은 일본의 중요한 공식 행사로서 역사적 비극을 가볍게 다룬 인물의 출연은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들에게 깊은 상처를 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일본 국민 모두가 한 해의 마지막을 함께 즐기는 축제에 반성하지 않는 멤버를 출연시키는 것을 용서할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최근 발언에서 비롯됐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대만 유사시 일본 자위대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는 중국이 즉각 반발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됐습니다. 중국 정부는 일본 여행 자제령과 일본 영화 상영 제한 등 강력한 대응 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외교 갈등이 문화 예술계로 번지면서 연예계도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일본의 대표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 말려' 극장판 상영이 무기한 연기됐으며, 일본 보이그룹 JO1의 광저우 팬미팅도 돌연 취소되는 등 양국 간 문화 교류에 제동이 걸린 상태입니다.
홍콩 성도일보는 "에스파가 최근 중일 외교 긴장 국면의 최대 피해자로 떠올랐다"며 "오는 12월 31일 예정된 홍백가합전 무대에 에스파가 예정대로 설 수 있을지 여부가 중일 관계 긴장도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에스파는 카리나, 지젤, 윈터, 닝닝으로 구성된 4인조 걸그룹으로 2020년 데뷔 이후 'Next Level', 'Savage', 'Spicy' 등 연속 히트곡을 배출하며 글로벌 인기를 구가해왔습니다. 특히 올해는 대규모 월드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정상급 그룹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습니다.
한편 일본 중화권 매체들은 다카이치 총리가 발언 철회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양국 간 대치 국면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에스파의 홍백가합전 출연 여부를 둘러싼 논란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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