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에 출몰한 ‘바퀴벌레’…신용 리스크 점검할 때[글로벌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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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에 출몰한 ‘바퀴벌레’…신용 리스크 점검할 때[글로벌view]

이데일리 2025-11-20 08:47:2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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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몬드 청 SC그룹 북아시아 지역 최고 투자전략가] 신용 불안을 안은 ‘바퀴벌레’가 미국 경제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 내 부채 관련 우려가 일부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바퀴벌레 한 마리가 보이면 그 이면에 더 많은 바퀴벌레가 숨어 있을 수 있다는 말처럼 산발적인 파산과 신용 리스크가 잇따르며 경기에 균열을 가하는 모습이다. 장기간 이어진 고금리와 성장 둔화가 경제의 취약한 부분을 노출하고 있다. 특히 하이일드 채권 시장에서 리스크가 부상하고 있다. 아직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하는 양상은 아니지만 경고 신호를 면밀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 서브프라임 대출업체 위기

미국의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업체 트라이컬러(Tricolor)는 미등록 이민자를 주요 고객으로 삼았으나 지난 9월 10일 챕터7 파산 절차에 들어가며 사기 사건에 휘말렸다. 미국 법무부는 이 회사가 자산유동화 대출 과정에서 담보를 중복으로 설정했다는 혐의로 조사에 착수했다. 이 때문에 지역은행뿐 아니라 대형은행까지 대규모 상각을 단행했다. 이와 더불어 주요 자동차 부품 업체인 퍼스트브랜즈(First Brands) 역시 최대 500억 달러의 부채를 안고 100억 달러 미만의 자산가치만 남긴 채 챕터11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회계장부 외의 거래를 이용한 대규모 부정이 발견되고 약 23억 달러가 사라진 것으로 알려져 현재 미 법무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 회사는 11억 달러 규모의 법정관리 중 운영자금 대출을 통해 일단 숨통을 틔웠지만 이번 사태는 채권시장 내 불안 심리를 자극하며 연쇄 부도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10월 들어 일부 미국 지역은행은 기업대출 부실에 따른 대손상각을 공시하면서 기업 파산 사태가 다시 주목받았다. 최근 일련의 사건 공통점은 차입자가 부정확하고 불투명한 회계 관행이 부실의 원인이었다는 것이다. 경기 호황기에 대출 심사 과정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이 때문에 보이지 않던 건전성 문제가 경기 여건 악화로 수면으로 드러나고 있다.

SC그룹은 10월 글로벌 금융시장 전망 자료를 통해 고용시장 둔화에 따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와 단기 시장 변동성의 가능성을 고려해 미국 대형 은행주에 대한 투자 의견을 차익 실현 관점에서 철회했다. 지난 3분기 은행 실적 발표 이후 은행주의 주가 반응은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했다. 주요 은행의 3분기 실적은 예상을 웃돌았으나 자산 건전성에 대한 불안 요인이 확인되면서 미국 은행주는 10월 들어 전체 미국 주식 성과를 약 4.7%포인트 밑도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일부 은행 부정적, 우량채 찾아 투자를

지금까지 살펴본 이슈는 특정 은행에 국한한 리스크라고 본다. 일련의 사기 리스크에 노출도가 높은 미국 비 예금 금융기관(NDFI, non-depository financial institutions)에 대한 대출 비중은 전체 미국 은행 대출의 10% 미만에 불과하며 해당 리스크가 금융 시스템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은 작다. 하지만 비 예금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미국 은행 가운데 비 예금 금융기관에 대한 노출도가 높은 은행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권고한다. 미국 주식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하는 가운데 특히 견조한 이익 성장세를 기대하는 IT,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헬스케어 업종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다.

투자등급(IG) 회사채와 같은 우량 채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반적인 미국 회사채 부도율이 역사적 평균을 크게 밑도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스프레드(가산금리) 확대는 전술적 투자 기회가 될 것이다. 영국 국채와 신흥국(EM) 현지통화표시 채권은 중장기 미 달러 약세 전망의 수혜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긍정적 의견을 유지한다.

바퀴벌레는 미국 내 부채 비율이 높은 특정 업종에서 나타난 개별 리스크로 시스템을 흔드는 요인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그럼에도 사전적 방역을 실행하고 불안정한 대출에 대한 노출을 점검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면밀히 들여다봐야 한다. 결국 분산투자가 강력한 방패 역할을 할 것이다. 여러 업종과 지역, 자산군에 걸쳐 어떤 경제 환경에도 대응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양질의 자산과 방어적 성장에 초점을 맞춰 앞으로의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

레이몬드 청 SC그룹 북아시아 지역 C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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