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김기주 기자] MBN ‘언포게터블 듀엣’ 3회에서는 배우 이주화와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 이순호 여사가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며 깊은 울림을 전했다.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출연자와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듀엣 무대를 담아낸 이 프로그램은 작년 단 한 차례의 추석 특집 방송으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바 있으며, ‘콘텐츠 아시아 어워즈 2025’ 실버 프라이즈를 수상하며 글로벌 공감을 얻은 기획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시즌에는 장윤정이 MC를 맡고 조혜련, 손태진, 오마이걸 효정이 패널로 함께하고 있다.
3회의 주인공은 32년 차 배우 이주화와 기억을 잃어가고 있는 어머니 이순호 여사. 두 사람의 기억 여정을 돕는 세 번째 메모리 싱어는 가수 박서진이 함께했다. 방송은 치매 판정 이후 흔들리는 가족의 일상과, 어머니의 기억을 붙잡기 위해 마련된 ‘기억의 방’에서 시작된다. 천 장이 넘는 사진이 빼곡히 걸린 그 공간에서 이주화는 “어머니가 조금 더 머물러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를 지켜본 박서진 또한 치매를 앓았던 외할머니를 떠올리며 눈물을 쏟아 이들의 마음에 깊이 공감했다. 장윤정 역시 “매회 눈물 없이는 볼 수가 없다”며 울컥한 마음을 전했다.
모녀가 함께 오른 ‘기억버스’에는 어머니의 젊은 시절과 가족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긴 물건들이 가득했다. 어머니는 “젊었을 땐 날렸지요”라며 반복적으로 리즈 시절을 떠올렸고, 행복했던 기억 속에 머물러 있는 듯한 모습은 보는 이들을 먹먹하게 했다. 남자아이와 찍은 가족사진 앞에서는 하늘의 별이 된 아들의 이야기를 꺼내며 마음속 깊은 상처를 드러냈다. 아들의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 어머니를 보며 장윤정은 “자식을 먼저 보내는 고통은 단장의 아픔이라고 하더라”며 함께 울컥했다.
그 상처를 끌어안고 어머니 곁을 지키는 이는 다름 아닌 딸 이주화였다. 그는 과거 위독했던 어머니가 자신을 보기 위해 기적처럼 일어났던 일을 회상하며 “저는 착한 딸이 아니었다”고 고백했지만, “지금은 엄마의 모든 게 다 예쁘다”고 진심을 털어놓았다. 이에 어머니는 “착한 딸이었어. 우리 집 귀한 딸”이라고 답해 스튜디오는 또 한 번 눈물바다가 됐다. 효정 역시 “두 분의 사랑이 너무 느껴진다”며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어머니의 인생곡은 이미자의 ‘여자의 일생’, 배호의 ‘영시의 이별’, 그리고 흥을 돋우는 ‘남행열차’였다. 이 중 모녀는 ‘여자의 일생’을 듀엣으로 선택해 무대에 올랐다. 첫 소절부터 또렷한 가사와 음정으로 노래를 이어가는 어머니의 모습에 스튜디오는 박수와 환호로 가득 찼고, 이주화는 “엄마 너무 예쁘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엄마와 함께한 이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하며 벅찬 감정을 전했다.
뒤이어 무대에 오른 박서진은 ‘엄마의 노래’와 ‘때문에’를 불러 깊은 진심을 전했다. 감정이 북받쳐 힘들었다는 박서진은 “기억버스에서 외할머니와 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고 털어놨다. 한 구절, 한 음절 정성을 담아 부르는 박서진의 노래는 시청자들에게도 큰 울림을 남겼다. 장윤정은 “음악의 힘이 이렇게 위대하다는 걸 다시 느꼈다”며 “가족사진을 더 많이 찍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언포게터블 듀엣’ 3회는 음악이 기억의 문을 열고, 잊혀가는 사랑을 다시 한 번 또렷하게 되살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기억은 흐려져도 가족을 향한 마음만큼은 변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깊은 여운을 남기며 시청자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적셨다.
뉴스컬처 김기주 kimkj@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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