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는 18일 성명을 통해 “국민의힘 박민영 미디어 대변인이 모 유튜브 방송에 출연하여 시각장애를 가진 국회의원을 겨냥해 혐오와 조롱에 가까운 발언을 서슴없이 자행한 행태에 대해 깊은 우려와 강한 분노를 표한다”고 했다. 공당의 대변인이 장애인의 정치 참여를 공개적으로 축소하고 비하한 것은 단순한 실언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기본 가치인 평등·존엄·참정권을 훼손하는 중대한 인권침해라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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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시각장애인 의원을 ‘에스코트 액세서리’로 비유하는 등 장애인의 존재 자체를 희화화한 발언은 특정 정치인을 넘어서 장애인 전체의 정치적 대표성과 권리를 부정하는 심각한 모욕”이라며 “이는 공적 언어를 사용하는 대변인으로서의 최소한의 책무마저 저버린 것으로,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애인의 정치 참여는 시혜적 조치가 아니라 헌법이 보장하는 동등한 참정권 실현이며, 오랜 시간 장애인 당사자들이 제도적 장벽과 사회적 편견에 맞서 싸워 쟁취해 온 권리라고 강조했다. 특히 장애인 국회의원 비율이 여전히 약 1% 수준에 머물고 있는 현실에서, ‘과대표’, ‘특혜’ 등의 표현으로 왜곡을 가하는 것은 장애인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근거 없이 비하하는 차별적 인식이라고 봤다.
협회는 “논란 이후 박 대변인이 내놓은 해명은 책임을 인정하거나 사과하려는 태도라기보다, 기존의 차별적 인식을 정당화하는 데 가까웠다”며 “이는 공적 책임과 인권 감수성을 요구받는 대변인으로서의 자격이 부족함을 명확히 드러내는 것이다. 장애인을 향한 혐오 표현을 공적 영역에서 방치할 경우, 사회 전반의 인권 감수성 후퇴와 정책적 퇴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민영 대변인직 사퇴와 엄정 조사,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장애인의 참정권이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임을 분명히 재확인하고, 장애인 정치 대표성 강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과 인권보장을 위한 정책 개선에 정치권이 즉각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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