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디지털 단두대에 오른 브랜드가 있습니다. 배우이자 사업가인 셰이 미첼(Shay Mitchell)과 더 페어런트 컴퍼니(The Parent Company)의 최고마케팅책임자인 에스더 송(Esther Song)이 함께 설립한 뷰티 브랜드 ‘리니(Rini)’가 그 주인공입니다.
@shaymitchell
@rini
@rini
한국어의 ‘어린이’에서 파생된 이름인 만큼 리니는 론칭과 동시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시트 마스크를 선보이며 어린이용 스킨케어 제품을 전개할 것이라 소개했죠. 이들을 둘러싼 부정적인 여론은 이 지점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브랜드가 이야기하는 ‘어린이용 스킨케어’는 놀랍게도 10대 청소년이 아닌, 4세 이상의 미취학 아동을 타깃으로 한 제품이라는 것이죠.
@rini
비판적 여론의 핵심은 분명합니다. 성장기의 아이들을 인플루언서 문화와 외모 중심적 기준으로 끌어들인다는 점, 피부 개선이 필요하지 않은 연령대의 아이들에게 피부 케어 제품을 제시함으로써 불필요한 외모 압박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 내면의 아름다움보다 외적인 미에 집중하게 한다는 점 등, 아직 개인의 판단과 객관적인 사고 형성이 충분하지 않은 시기의 아이들에게 잘못된 미적 가치를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고 있죠. 최근 뷰티 제품을 사용하는 연령대가 점점 낮아짐에 따라 ‘어린이용 시트 마스크’라는 카테고리 자체도 어린아이들에게 지나치게 이른 선택은 아닌지 비난의 목소리 또한 가득합니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이 거대한 ‘SNS 마을’이 육아 방식, 교육 방식, 스크린 타임, 식이 습관 등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를 두고 늘 격렬한 토론을 이어가는 건 요즘 흔한 일입니다. 여기에 키즈 스킨케어 브랜드라니, 이를 두고 뜨거운 논란이 뒤따르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r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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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우려의 목소리는 충분히 이해할 만합니다만, 에디터는 문득 어린 시절로 돌아가 외출 전 엄마가 발라주던 미끈미끈한 로션이 떠올랐습니다. 이때의 기억은 어른이 되어 피부가 쩍쩍 갈라지는 건조함을 느껴 스스로 보습 제품을 챙겨 바르기 전까지 계속됐죠. 혹은 엄마 몰래 화장대를 열어 립스틱을 바르고 파우더를 두드리던 모습 역시 과거의 우리도 지금의 아이들도 흔히 경험하는 익숙한 풍경입니다. 아이들은 그저 어른의 세계를 흉내 내고 싶어 하는 존재니까요. 이런 맥락에서 보면 리니의 시트 마스크는 그저 ‘안전한 장난감’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어린이용 립스틱, 네일 스티커, 성인이 사용하는 쿠션 팩트 모양의 선크림이 리니의 시트 마스크와 무엇이 다를까요? 이를 둘러싸고 거칠게 비판하는 이들과 소셜 미디어 속 댓글 어머니들에게 이야기하고 싶네요. Why so seri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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