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삼성전자, SK, 현대차그룹, LG 등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이 한미 관세 협상 세부 합의에 따라 국내 투자를 대폭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대규모 대미 투자로 인한 국내 투자 및 생산 위축 우려를 불식시키고, 정부의 경제정책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민관 합동회의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주요 기업 총수들은 정부의 경제 정책에 발맞춰 국내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국내 산업투자와 관련한 우려가 일부 있겠지만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향후 5년간 매년 6만 명씩 국내에서 고용하고, 연구개발(R&D)을 포함해 국내 시설 투자도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향후 5년간 총 450조 원을 국내 연구개발 및 시설 투자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원래는 2028년까지 128조 원의 국내 투자를 계획했지만 점점 투자 예상 비용이 늘고 있다"며 "정확한 추산은 어렵지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만 약 600조 원 규모의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매년 8천 명 이상의 채용을 꾸준히 유지해왔으며, 2025년까지 매년 1만4천 명∼2만 명의 고용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회장은 관세협상 타결로 혜택을 볼 수 있게 된 만큼 국내에서 향후 5년간 연간 25조 원씩, 즉 2030년까지 총 125조 원의 대규모 투자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올해 7천200명을 채용했으나, 내년에는 이 수치를 1만 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향후 5년간 100조 원의 국내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한화그룹과 HD현대도 향후 5년간 각각 11조 원, 15조 원을 국내에 투자하기로 약속했으며, 셀트리온은 현재 5천억 원인 스타트업 투자 펀드를 1조 원까지 확대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대규모 국내 투자를 약속한 것은 대미 투자 확대가 국내 투자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글로벌 기업으로서 한국을 그룹의 본거지로 재확인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관세 협상 타결로 불거질 수 있는 국내 투자 위축 우려를 대기업 총수들이 적극 방어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이번 대규모 투자 계획은 미국과의 마라톤 협상 끝에 비교적 유리한 조건으로 타결을 이끌어낸 정부에 대한 감사의 표시이자, 정부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대기업들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미국 관세의 15%로 인한 수출 감소 및 국내 생산 위축에 대한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수출 지역 다변화와 국내 공장의 완성차 수출 확대,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 등을 통해 2030년까지 차량 수출을 2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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