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공포가 극에 달했던 순간, 지구 반대편의 한국 개인 투자자들(일명 서학개미)은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였다.
최근 메타(META·옛 페이스북) 주가가 단기간에 주당 750달러(약 109만원)대에서 600달러 (약 87만원)선을 위협할 정도로 폭락하자, 이들은 무려 5억 6천만 달러(약 8천120억원)를 순매수하며 딥 바잉(Dip-Buying·가격 폭락때 매수하는 전략)에 나섰다. 이는 인공지능(AI) 붐의 상징인 엔비디아(NVDA) 순매수 규모 5억 4천 3백만 달러(약 7천874억원))마저 넘어선 금액이었다.
"폭락했을 때 사두면 곧 회복된다"
서학개미들 메타 주식 대거 매입
그런데 이 승부수의 방점은 Meta 본주가 아니었다.
서학개미들은 Meta 주가 흐름을 2배로 추종하는 메타 레버리지 ETF(METU)에 2억 7천 1백만 달러(약 3천930억원)를 추가로 쏟아부었다. 총 8억 3천 1백만 달러(약 1조 2천50억원)가 넘는 자금을 한 종목의 단기 반등에 집중 투입한 이 공격적인 행태는 단순한 '투자'를 넘어선 '극단적인 투기적 베팅'의 선언이었다. 한국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포트폴리오는 이미 기관 투자자 대비 훨씬 높은 고위험 및 미국 시장 편향을 내포하고 있고, 일부 행동 재무학자들은 이를 '부(富)를 파괴하는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2021년 로빈후드 투자자들의 투기적 심리와 유사하다고 경고한다. 주로 개인 투자자들이 당시 '로빈후드 플랫폼'을 통해 군중심리와 밈주식 열풍속에 단기적 투기성의 과도한 주식 매수 현상을 뜻한다.
그렇다면 서학개미들은 왜 이토록 압도적인 확신을 가지고 Meta의 폭락장을 기회로 삼았을까?
메타 급락을 기업 펀더멘탈 붕괴가 아니라
일시적인 '세금 폭탄' 착시효과로 판단해
2025년 3분기 Meta는 기록적인 매출과 견고한 광고 수요를 보고했음에도, 순이익이 전년 대비 83% 폭락하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다. 이는 159.3억 달러(약 23조 1천억원) 규모의 일회성, 비현금성 소득세 부과 때문이었다. 소위 'One Big Beautiful Bill'이라는 신규 미국 법인세 규정 때문이었다.
핵심은 이 비용이 비현금성이며 일회성이라는 점이다. 이 회계적 충격을 제외하면, Meta의 조정 순이익은 전년 대비 19% 증가한 186.4억 달러(약 27조 20억원)였고, 조정 주당순이익(Adjusted EPS)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7.25달러(약 10,500원) 수준이었다.
한국의 서학개미들은 이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했다. 시장은 대규모 세금 폭탄이라는 '나쁜 시각적 효과'에 과민하게 반응하여 주식을 팔았지만, 투자자들은 "기업의 현금 흐름은 건재하다"는 사실을 포착하고 매수 기회로 삼았다.
주가에 부담을 준 또 다른 요인은 미래 성장을 위한 막대한 투자 계획이었다. Meta는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2025년 자본 지출 예상치를 700억 달러에서 720억 달러(약 101조 5천억원 ~ 104조 4천억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메타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수잔 리는 2026년에도 비용이 "훨씬 더 빠른 비율로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단기적인 순이익을 압박하는 요소이지만, 서학개미들은 이 투자를 "Meta가 엔비디아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AI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방어" 로 해석했다.
마크 저커버그(41) CEO는 이 비용이 "다음 컴퓨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며, Meta가 "프론티어 AI 회사"로 진화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서학개미들은 메타의 AI수익 등을 볼때
저평가된 성장주로 확신을 가지고 있어
한마디로 한국 서학개미들의 투자 '몰빵'은 Meta가 AI 경쟁에서 '저평가된 성장주'라는 확신에 기반하고 있다.
실제로 Meta는 AI를 핵심 사업에 깊숙이 통합하며 이미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메타의 AI 기반 광고 도구는 이미 연간 600억 달러(약 87조원) 이상의 매출에 기여하고 있으며, 릴스(Reels)의 연간 매출은 500억 달러(약 72조 5천억원)에 달한다.
특히 Meta Superintelligence Lab은 연구, 제품 개발, 인프라를 통합하여 일반 지능 수준의 AI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AI 글래스 등 미래 기술이 이미 성공적으로 출시되며 수익으로 전환되고 있다.
메타는 주가 급락 이후 엔비디아 대비 할인된 기업으로서 AI 리더십을 가진 빅테크 기업 중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수준에 도달했다.(아래 표 참조) 따라서 서학개미들은 엔비디아 주식을 팔아 메타로 갈아타는 분위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 종목 | Forward P/E (선행 주가수익비율) | 5년 EPS CAGR | 시장 포지셔닝 |
| NVDA | 52.6 |
91.9% |
극심한 프리미엄 |
| META | 20.5 |
30.0% |
성장 대비 상대적 저평가 |
| S&P 500 중앙값 | 23.5 |
N/A | N/A |
Meta는 지난 5년간 30.0%의 주당순이익(EPS) 연평균 성장률(CAGR)을 달성했음에도, 주가 급락 후 선행 P/E는 20.5배 수준으로, 시장 중앙값(23.5배)보다 낮게 거래되었다. 이는 압도적인 프리미엄(52.6배)을 받고 있는 엔비디아와 비교할 때, Meta가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저평가된 AI 성장주'로 간주된다는 강력한 논리적 근거를 제공한다. 투자리서치 업체인 모닝스타는 Meta 주식을 장기 공정 가치 추정치 850달러(약 123만원) 대비 "적당히 저평가(moderately undervalued)" 되어 있다고 판단했다.
서학개미들의 극심한 투기심리는
'하락장은 곧 기회'라는 군집 행동
서학개미들의 Meta 본주 매수가 펀더멘털에 기반했다면, 레버리지 ETF(METU)에 대한 2억 7천만 달러(약 3천930억원)의 집중 투입은 단기 모멘텀 트레이딩의 극단적인 한 형태를 보여준다.
한국 개인 투자자들은 변동성이 큰 반도체나 가상자산 시장에서 이미 '하락장은 곧 기회'라는 강한 기대 심리를 여러차례 학습했으며, Meta의 일시적 조정 국면을 V자형으로 급반등할 '확실한 기회'로 보는 강한 투기적 확신을 가지고 있다.
특히 국내 레버리지 ETF 금융 상품은 단일 주식 비중 제한(30%) 등의 규제를 받는 반면, 해외 주식에 대한 직접 투자는 이러한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롭기에, 공격적인 투자 성향은 자연스럽게 해외 개별 주식으로 집중된다. 이는 투자자 커뮤니티 내의 군집 행동(Herd Behavior)을 강화하는 구조적 배경이 된다.
서학개미 투자 METU는 복리효과로
위험이 증폭되는 '단두대' 베팅인 셈
초단시간내에 재반등하지 않는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손실'이 커져 낭패
서학개미들이 투자하는 Direxion Daily META Bull 2X Shares (METU)는 Meta 주식의 일일 성과의 200%를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이 상품의 대규모 매집은 Meta 주가가 폭락 후 즉시, 그리고 강력하게 반등할 것이라는 단기 일방향성 확신에 기초한다.
그러나 레버리지 ETF는 본질적으로 단기 투자에만 적합하다. 이 상품은 장기간 보유할 경우, 기초 자산의 잦은 변동성으로 인해 누적 수익률이 목표치(2배)에 미치지 못하고 오히려 손실이 확대되는 변동성 감쇠라는 구조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한마디로 METU 투자는 시장이 투자자의 예상대로 (단기에) 움직이지 않고 횡보하거나 완만하게 하락세를 보일 경우, 손실이 비선형적으로 증폭되어 원치 않은 장기 투자로 변질될 수 있는 극도의 고위험 포지션이다.
따라서 이 승부수는 Meta의 주가가 투자자들의 확신처럼 강력한 V자형 반등을 이루어낼지, 아니면 지속적인 손실이라는 리스크에 발목 잡혀 횡보하며 변동성 감쇠의 덫에 걸리게 될지, 글로벌 투자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투자 전문가들은 Meta의 펀더멘털을 인정하되, 레버리지 상품이 내포하는 구조적 위험을 절대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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