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유권자의 절반 가까이가 민주주의가 무너졌다고 생각한다는 국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14일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9개국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선거 정치에 대한 실망을 나타냈다.
서구 세계 유권자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에 경각심을 갖고 있으며 극단주의 정당, 가짜 뉴스, 부패가 선거를 훼손할 것을 우려했다.
입소는 9월 12일부터 29일까지 영국, 프랑스, 미국, 스페인, 이탈리아, 스웨덴, 크로아티아, 네덜란드, 폴란드 등 9개국 유권자 약 9800명을 이상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민주주의 정치가 잘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스웨덴을 제외하면 대다수가 향후 5년 동안 위험을 우려했다.
입소스의 영국 정치 담당 선임 이사인 기디언 스키너는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우려가 널리 퍼져 있으며 특히 국민들은 자국 정부로부터 제대로 된 대변을 받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스키너는 “가짜 뉴스, 허위 정보, 정치인들의 책임 부재, 그리고 극단주의의 영향에 대한 우려가 특히 높다”며 “대부분의 국가에서 급진적인 변화에 대한 열망이 있다”고 말했다.
서구 사회 전반의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는 다른 보고에서도 나왔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최근 주요 20개국(G20)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인 부의 불평등은 극단주의 정당에 대한 지지를 확대하고, 토론을 저해하며, 권위주의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이번 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7개 회원국의 민주주의 강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유럽 선거에 대한 외국의 개입을 해결하려는 집행위원회의 제안이 너무 미약하다고 비판했다. 지난 1년 동안 루마니아에서 독일에 이르기까지 여러 유럽 국가에서 러시아의 허위 정보 유포와 선거 개입이 적발됐다.
조사에 따르면 9개국의 응답자 중 평균 45%가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에 불만족을 나타냈다.
프랑스와 네덜란드에서는 지난 한 해 동안 정치적 혼란으로 인해 만족도가 하락했다.
프랑스 정부는 국가 예산 위기 속에서 거듭 붕괴됐고, 네덜란드 연립 정부는 올해 초 무너진 뒤 10월 총선을 치렀다.
조사 대상 9개국 모두 유권자 과반수는 자국 정부가 자신들의 견해를 잘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크로아티아와 영국은 정부가 자신들을 효과적으로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가장 낮아 모두 23%에 불과했다.
올해 대선 투표율이 높았던 폴란드를 제외한 모든 조사 대상 국가에서 지난 5년간 민주주의가 개선되었다고 답한 유권자보다 악화되었다고 답한 유권자가 더 많았다.
미국에서는 유권자의 61%가 2020년 이후 민주주의가 악화되었다고 답했다.
프랑스(86%)와 스페인(80%) 유권자들은 향후 5년이 자국의 민주주의 체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장 큰 우려를 표명했다.
응답자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가장 큰 위험 요소로 허위 정보, 부패, 정치인들의 책임 부재, 그리고 극단주의 정치의 부상을 꼽았다.
입소스는 응답자들이 민주주의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부패를 척결하기 위한 법률 집행, 법원의 독립성 보호, 학교에서의 더 나은 시민 교육, 소셜 미디어에서의 가짜 뉴스와 증오 표현을 금지하는 규정 등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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