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팩트시트 발표에 與 “국익 관점 뚝심 협상”...野 “백지시트”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월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이뉴스투데이 방은주 기자] 한미 관세·안보 협상의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가 14일 발표됐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조인트 팩트시트가 발표되자 부산 현장 최고위원회의 도중 "이재명 대통령이 오직 국익 관점에서 뚝심있게 협상을 잘했다"며 이 대통령을 향한 박수를 참석자들에게 권하기도 했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익을 지키고 한미동맹을 한 단계 격상시킨 이번 협상 타결 결과를 환영한다"며 "이번 협상은 우리 경제가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상업적 합리성이 입증된 투자만 진행한다는 원칙을 명확히 한 결과, 원금 회수가 어려운 사업에 대한 근거 없는 우려와 불신을 말끔히 해소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필수 전략자산인 핵추진잠수함 건조 추진,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 미 해군 함정의 국내 건조를 위한 제도적 모색 등 안보·조선 분야에서의 굵직한 진전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또한 "주한미군의 지속적 주둔, 전작권 환수를 통한 한반도 방위의 주도적 의지를 천명하고 미국의 강력한 지지를 이끌어낸 것 역시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며 "이는 한미동맹을 안보·경제·첨단기술을 포괄하는 미래형 전략동맹으로 격상시킨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선·원전 같은 전통 산업부터 인공지능·반도체 등 첨단산업까지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협력이 펼쳐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성과가 국민의 삶의 변화로 이어지도록 야당과 함께 후속 조치를 신속히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 완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알맹이 없는 발표에 불과했다. 팩트시트가 아니라 ‘백지 시트’"라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이날 경기 성남시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진행한 '대장동 개발 비리 항소 포기 규탄 현장 간담회'에서 "미국 측이 원하는 대로 모두 들어준 트럼프에 의한, 트럼프를 위한, 트럼프의 무역 협정이었다. 미일 투자 공동 팩트시트와 비교해도 매우 불확실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왜 그토록 국회의 비준을 꺼려했는지 그 이유가 고스란히 담긴 발표였다. 심지어 대장동 의혹을 덮기 위해 급박하게 준비했다는 느낌마저 든다"고 지적했다.

특히 "3500억 달러 대미투자 구조에 대한 설명이 없다"며 "한국의 외환 위기가 시작됐다는 공식적인 선언과도 같지만, 3500억 달러 중 2000억 달러를 현금으로 부담해야 된다는 점, 연 200억 달러씩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외환 보유 궤손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 투자 손실 발생 시 어떤 안전장치가 있는지에 대한 설명은 단 한마디도 없다"고 했다. 

이어 "핵추진잠수함(핵잠) 도입은 미국이 핵잠 건조를 승인했다는 말 외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며 "정부가 국내 건조를 요구해 관철시킨 것처럼 설명하고 있지만, 국내 건조 장소 합의는 팩트시트에 담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사실상 농축산 시장 추가 개방을 약속했다"고 지적했고  "반도체 관세는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제공할 예정’이라는 모호한 문장만 명시돼 있고, 관세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익은 전혀 확보하지 못한 채 빈칸으로 남겨졌다"고 주장했다. 

한국산 자동차 품목 관세율 인하 적용 시점에 대해서도 "일본·EU는 8월 소급 적용이다. 그러나 우리는 11월 1일 자로 최종 합의됐다"며 "8월 소급 적용을 관철시키지 못한 결과, 우리 기업들은 8000억 원에 가까운 손해를 보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내놓은 팩트시트는 한국이 무엇을 내주고,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얻었는지조차 확인할 수 없는 ‘백지 시트’"라고 거듭 밝혔다.

장 대표는 "그런데도 이 대통령과 민주당은 협상 내용에 대한 검증을 피하기 위해 국회 비준 패싱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며 "이는 협상 실패를 덮기 위한 정치적 꼼수이며, 국민에게 막대한 재정의 부담을 지우는 합의를 국회 심사 없이 확정하려는 명백한 헌법 위반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송언석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협상에 임한 실무 협상단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면서도 "이번 팩트시트는 지난 10월 29일 협상결과 발표와 비교해 구체적으로 진전된 내용이 거의 없고, 핵심 쟁점들에 대한 해답도 여전히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익을 지키기 위한 더욱 치밀한 후속 협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앞으로 대한민국 경제와 안보의 향방을 결정할 중대한 과제"라며 "국민의힘은 앞으로도 협상 전 과정을 면밀히 감시하고, 정부가 단 하나의 국익도 저버리지 않도록 철저히 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