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소장섭 기자】
이른둥이는 임신 37주 미만에 태어나거나 체중이 2.5㎏ 이하로 태어난 조산아를 말한다. 산모의 고령화로 인해서 이른둥이의 비중이 최근 들어 늘고 있는 추세다. 전체 신생아 중 약 8~9%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 10명 중 1명 가량이 이른둥이인 셈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신생아의 약 10%가 이른둥이로 추정된다.
11월 17일은 세계 이른둥이의 날(World Prematurity Day)이다. 이른둥이의 생명과 회복의 여정을 응원하고, 부모와 가족의 헌신을 격려하며, 조산 예방 및 신생아 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저출생 문제가 심각한 우리 사회에서 이른둥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
세계 이른둥이의 날을 앞두고, 소중한 이른둥이를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기업들의 노력을 짚어보고, 향후 이른둥이 지원을 위해서 풀어가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짚어본다.
더블하트 이른둥이 젖병을 사용하는 아기 모습. ⓒ더블하트
◇ 소중한 이른둥이를 지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이른둥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세심한 돌봄과 특별한 지원이 필요하다. 체온 조절 능력이 미숙해 쉽게 저체온에 빠지므로, 적정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빠는 힘이 약하기 때문에 모유를 유축해 컵·주사기·튜브 등으로 수유해야 하며, 외부인 접촉을 최소화해 감염을 예방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인큐베이터(incubator)는 이른둥이에게 세상 밖 첫 안식처이자 생명을 지켜주는 작은 자궁이다. 감염으로부터 아기를 보호하고, 따뜻한 온도와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며, 필요한 산소를 공급한다. 또한 심박수·호흡수·체온·산소포화도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이른둥이의 생리적 상태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른둥이 부모를 위한 심리적·경제적 지원도 절실하다. 갑작스러운 출산을 하게 됐는데, 소중한 아기가 바로 부모 품을 떠나 장기간 동안 신생아 집중치료실(NICU)에 입원해야 한다는 점은 부모에게 큰 정신적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예상하지 못했던 치료비와 간병비로 인한 경제적 부담도 적지 않다. 의료기관과 지역사회, 정부가 협력해 심리상담, 부모 교육, 의료비 지원 등 체계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 이른둥이용 육아용품 생산하고 후원하는 따뜻한 기업들
국내에서 유일하게 유한킴벌리가 생산하는 이른둥이용 초소형 기저귀. ⓒ유한킴벌리
신생아에게 기저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육아 필수품이다. 하지만 몸집이 작은 이른둥이에게는 일반 신생아용 기저귀를 사용할 수 없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유한킴벌리는 2017년 이른둥이용 초소형 기저귀를 처음 출시했으며, 올해 6월 9년 만에 600만 장 생산을 돌파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른둥이 기저귀를 생산하는 유한킴벌리는 대전공장에서 하기스 기저귀 전량을 생산한다. 유아용품 시장 1위 브랜드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출시 초기부터 이른둥이 기저귀를 기부해 왔으며, 이를 통해 신생아중환자실(NICU)에서 치료받던 4만여 명의 아기가 건강하게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했다.
하기스의 이른둥이 기저귀 개발은 사실 NICU 간호사의 요청에서 시작됐다. 회사는 NICU에서 치료받는 아기와 부모를 위한 지원이 절실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대학병원과 협력해 실사용 조사를 진행한 뒤 별도의 설비투자를 통해 이른둥이의 피부와 체형에 맞는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
핸드폰 크기 정도로 작은 이른둥이 기저귀는 높은 정밀도와 품질 관리가 요구된다. 생산 준비에는 일반 제품의 2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며, 생산 속도도 30% 이상 낮아 경제성이 떨어진다. 현재 대전공장은 약 2개월마다 일반 제품 생산을 잠시 중단하고 이른둥이용 기저귀를 생산하고 있다.
이른둥이 기저귀는 피부가 연약한 아기들을 위해 사탕수수 바이오매스 소재와 판테놀 함유 로션이 적용된 친환경 ‘하기스 네이처메이드’를 기반으로 제작된다. 현재 NICU가 있는 30여 종합병원·대학병원에 무상으로 공급되고 있으며, 병원을 통해 지원받지 못하는 가정은 유한킴벌리 자사몰 ‘맘큐’를 통해 1인당 1박스(300매)를 지원받을 수 있다.
더블하트가 진행하고 있는 이른둥이 성장발달 클래스. ⓒ더블하트
국민 육아용품 브랜드 더블하트도 이른둥이 아기와 가족을 위한 다양한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더블하트는 지난해에 이어 지난 10월 ‘제2회 이른둥이 성장 발달 클래스 – 조금 일찍, 좀 더 쑥쑥’을 개최해 이른둥이 부모에게 구체적인 지원과 공감을 전했다. ‘이른둥이 성장 발달 클래스’는 ‘조금 일찍 태어난 아기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주제로, 생후 5~6개월 이른둥이를 대상으로 근육 강화 운동과 배밀이 유도 등 가정에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어, 이른둥이 가족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다.
또한 더블하트는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전국 10개 대학병원에 이른둥이 전용 젖병을 꾸준히 기부하고 있으며, 2023년 시작된 ‘이른둥이 젖병 나눔 캠페인’을 통해 11월 현재까지 약 5418개의 젖병을 무상으로 전달하며, 이른둥이 가족들에게 직접적인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 이른둥이를 위한 육아용품 '노리개젖꼭지', 규제에 묶여 수입 못해
이른둥이용 노리개젖꼭지. 이 제품은 통기구가 1개인 것이 특징인데, 아기가 검사 받을 때 옆으로 누울 수 있는 경우를 감안해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규정상 통기구가 1개인 이 제품은 정식으로 수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블하트
이른둥이를 위해 초소형 기저귀가 꼭 필요한 것처럼, 또 다른 필수 육아용품이 있다. 바로 이른둥이용 노리개젖꼭지이다. 몸집이 작은 이른둥이는 옆으로 눕혔을 때, 노리개젖꼭지가 바닥에 닿아 불편할 수 있다. 아기가 검사 받을 때 옆으로 누울 수 있는 경우를 감안해 만들어진 제품이 바로 이른둥이용 노리개젖꼭지다.
사실 노리개젖꼭지는 아기가 울 때나 잠들기 직전에 편안하게 마음을 달래주는 제품인데, 다수의 연구에 따르면 수면 중 노리개젖꼭지를 사용하는 것이 영아돌연사 증후군(SIDS, sudden infant death syndrome)을 방지하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IDS 위험이 약 61% 감소한다는 것. 이에 따라 미국소아과협회(AAP)는 개정 SIDS 가이드라인에 노리개젖꼭지 사용 권고를 추가했다.
이처럼 유용한 육아필수품인 노리개젖꼭지를 한국에서 태어난 이른둥이들은 현재 사용할 수 없다. 시중에 유통되는 노리개젖꼭지는 통기구가 2개인 대칭형인데, 이른둥이용 노리개젖꼭지는 통기구가 하나인 형태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안전확인 합성수지제 어린이용품기준에는 통기구가 2개 있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어서, 통기구가 하나인 제품은 정식으로 수입을 할 수 없는 상황인 것.
통기구가 1개인 이른둥이용 노리개젖꼭지를 생산하는 유아용품 브랜드 더블하트 측은 이른둥이용 노리개젖꼭지를 공식 수입하기 위해서 국가기술표준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국가기술표준원은 '해당 제품은 병원에서 의사의 감독하에 사용한 것이라 가정에서 아용하는 것을 전제라 하는 어린이용품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답변했고, 식약처는 '의료기기에 부합하는 사용목적(질병의 진단·치료·경감·처치 또는 예방)을 가지고 있지 않고, 진료시 사용하더라도 단순히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사용하는 일반 노리개용 젖꼭지와 동일한 사용목적으로 가진 제품이라 의료기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더블하트 관계자는 "결국 안전성은 충분히 검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 제도가 ‘일반 영유아’를 기준으로만 마련돼 있어 조산아·저체중아 등 특수 상황의 현실적 필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더블하트 관계자는 "병원 현장에서는 이른둥이 전용 노리개젖꼭지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며, "규정상 한계로 현재는 수입이 어렵지만, 안전성이 입증된 제품이 의료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제도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또한 "제도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이른둥이 전용 노리개젖꼭지 역시 필요한 병원에 보급할 계획"이라며, "국내에서도 이른둥이 전용 제품이 제때 공급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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