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위고비’ 열풍과 ‘정의로운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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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위고비’ 열풍과 ‘정의로운 식탁’

독서신문 2025-11-14 06: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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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지난 2022년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단번에 14Kg을 빼고 나타난 적이 있었다. 기자들은 체중 감량의 비결을 물었다. 그는 단식과 ‘위고비’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그 때가지만 해도 생소했던 위고비에 ‘기적의 비만 치료제’라며 열광했다. 순식간에 품절 대란이 일어났다. 실제로 위고비는 임상연구에서 평균 14.9%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고 했다.

위고비의 혜택을 본 사람들은 일론 머스크뿐만이 아니었다. 유명 개그맨 김준호 역시 지난 4월에 7Kg을 빼고 한층 날렵한 모습으로 화면에 등장했다. 방송인 풍자도 위고비를 투약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해피엔딩이다.

문제는 부작용이었다. 스스로를 ‘오젬픽 산타(Ozempic Santa)’라고 부를 정도로 홍보대사를 자처했던 일론 머스크가 결국 위고비를 포기했다. 김준호 또한 심한 부작용으로 위고비 투약을 포기했다. 그는 “요새 먹는 것과 자는 것이 잘 안된다. 수면욕, 식욕이 다 떨어지더라"고 토로했다. 풍자 역시 “‘밥을 반 공기 먹었는데 만족이 되네’ 했는데 갑자기 토했다”며 전조증상 없이 구토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위고비 열풍은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오히려 오남용을 걱정해야 할 정도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사항을 보면 위고비의 경우 초기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가 사용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이지만, 소셜미디어에서는 단순히 '다이어트 주사'로 포장돼 공유되고 있다. 이 정도면 지금은 ‘살과의 전쟁 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비만과 식탁은 어쩔 수 없이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비만은 과도한 음식 섭취로 인한 칼로리의 과잉이 체지방의 형태로 축적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것은 위고비의 문제라기보다는 ‘어떤 음식을 얼마나 섭취해야 하는가’의 문제이다. 그런 의미에서 비만의 문제는 결국 음식으로 식탁에서 풀어야 한다. 좋은 음식을 꾸준히 적게 먹으면 비만은 해결된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사회 구조, 환경, 의식 등 다양한 거시적이고 복합적인 요인들이 깊이 뿌리박혀 있다.

(사진=pexels)
(사진=pexels)

어쨌든, 그렇다면 좋은 음식은 어떤 음식일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가 음식에 관해 생각하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 우리의 식탁에 올라온 음식이 그저 ‘맛있고 보기 좋고 영양이 풍부한 음식인가?’라는 관점에서 우리가 선택한 이 음식이 ‘세상의 누군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라는 관점으로 말이다. (물론 이것은 기후 위기와 같은 지구환경과 비인간동물을 포함한다)

즉 지구환경, 비인간동물, 인간을 위한 공감의 식탁을 찾고 실천하는 일이다. 『정의로운 식탁』의 저자 트레이시 해리스와 테리 깁스는 이 질문을 던지며 정의로운 음식에 관해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다. 그들은 ‘음식정의를 이루려면 정의로운 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생태학자인 반다나 시바는 “산업적 농업 방식은 이렇게 묻죠. 소에서, 토양에서, 식물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쥐어짤 수 있는 방법이 뭘까? 어떻게 하면 최대한 많이 뽑아낼 수 있는지가 유일한 척도인 추출 경제에는 연민이라는 층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연민은 관계 속에 있는 것입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누군가는 음식 하나 가지고 그렇게까지 확대 해석해야 하는지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음식의 과잉 섭취도, 위고비를 통해서라도 줄이고 싶은 체중도 결국 심리적인 의지의 영역이며 삶의 가치의 영역이다.

가치는 나의 생활 습관과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다.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고, 가치가 바뀌면 음식에 관한 관점도, 태도도 바꿀 수 있다. 그리고 나의 식습관도 바꿀 수 있다. 나에게 좋은 음식의 기준이 정의로운 식탁으로까지도 확장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위고비’를 통해 살을 빼려고 애쓰기보다 음식과 섭식에 관한 나의 가치관을 다시 정립하는 것이 우선이다. 정의로운 식탁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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