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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코리아는 자사 ‘X(옛 트위터)’에 ‘FSD 감독형 다음 목적지는: 한국, 커밍 순(Coming soon)’이라는 게시물을 등록하며 한국 자율주행차 출시를 알렸다. 감독형은 자율주행 중 운전자의 지속적인 감독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명칭이다.
테슬라 FSD는 최신 자동차 브랜드들이 도입 중인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보다 더 향상됐다고 평가받는다. FSD 국내 서비스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첫째, 미국에서 FSD 기능을 탑재한 차량을 한국에 보내는 것과 둘째, 한국에서 이미 판매된 차량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것이다.
테슬라는 현재 자사 자율주행 플랫폼 ‘하드웨어 3.0’ 버전 이상 탑재 모델 업데이트를 통해 FSD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테슬라 차량 중 ‘모델Y’ 등 최신 모델 대부분은 ‘하드웨어 3.0’ 플랫폼을 탑재하고 있다. 즉, 테슬라가 업데이트만 하면 국내에서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누비는 날이 머지않았다는 의미다.
이번 결정은 그야말로 전격적이다. 국토교통부 자동차정책과 관계자는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테슬라가 사전에 언질을 줬으면 좋았을 텐데 아무 논의 없이 발표했다”며 “차량 보험 등 관련 논의가 조만간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테슬라가 우리 정부에 별도의 언질을 주지 않은 이유는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한미 FTA에 따라 미국산 자동차는 자국 기준 충족 시 한국 정부의 별도 승인 없이 수출할 수 있다. 대미 자동차 수출 관세 15% 부과로 한미 FTA가 사실상 무력화했지만 미국산 차 수출 기준은 기존 FTA대로 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안전 이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안전성 검증 절차 없이 자율주행 차량이 버젓이 도로를 달리게 됐기 때문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FSD 차량 사망 사고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FSD가 현재 미국, 캐나다, 중국, 멕시코, 호주, 뉴질랜드 등지에서만 서비스되는 이유다.
큰 논란을 일으킨 테슬라의 ‘매립식 문 손잡이’처럼 FSD도 우리가 손 쓸 수 없는 안전 위협 요소를 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테슬라의 매립식 손잡이는 전력이 방전되면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운전자가 차에 갇힌 경우 탈출하지 못해 사망한 사고가 종종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매립식 손잡이는 한국 자동차관리법에 저촉되지만 한미 FTA가 상위에 있으니 한국에서 테슬라 차가 그냥 판매됐던 것”이라며 “미국과 도로 상황이 다른 한국에서 FSD를 이용하다 사고가 날 수도 있는데 이에 대한 책임 소재도 불명확하다”고 밝혔다.
이어 “FSD가 타사 대비 앞서 있는 건 맞지만, 주행 환경 모니터링과 안전 운전 책임은 운전자에게 있는 자율주행 ‘레벨 2’의 윗단계인 ‘레벨 3’에 근접한 수준”이라며 “‘완전 자율주행’이라는 표현 때문에 오해하기 십상인데 운전자가 자율주행에 맡겨 놓고 운행하다가 단 한 번 큰 사고가 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지지부진한 국내 자율주행차 시장에 활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세계 11위 토종 자율주행 스타트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의 유민상 최고전략책임자(CSO)는 “미국에서 FSD를 이용해봤는데 상당히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었다”며 “FSD 외에 제너럴모터스의 ‘슈퍼크루즈’도 곧 들어오는데 지나친 우려보다는 ‘K자율주행’ 기술을 더 발전시키고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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