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원투펀치' 문동주-원태인, 9년간 못이긴 숙적 일본전 선발 나설까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야구대표팀이 오는 15일과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숙적’ 일본과 맞붙는다.

문동주. 사진=연합뉴스

원태인. 사진=연합뉴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12일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결전지 일본으로 떠났다. 이번 대결은 타이틀이 걸리지 않은 친선경기다.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 그냥 편안하게 임할 수만은 없다. 바로 일본과 최근 프로선수들끼리 맞붙은 대결에서 9연패를 기록 중이기 때문이다. 2015년 프리미어12 준결승전에서 9회 4점을 뽑아 4-3으로 대역전승을 거둔 것이 일본전 마지막 승리다.

한국은 이번 경기를 통해 일본전 연패를 끊고 자존심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2026년에 열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를 앞두고 같은 C조에 속한 일본의 전력을 미리 살펴볼 기회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번 일본전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대표팀 에이스로 기대를 모으는 문동주(한화)와 원태인(삼성)이다. 문동주는 우리 대표팀 멤버 중 일본 언론에서 가장 주목하는 선수다,

일본 매체인 스포니치 아넥스는 “한국 대표팀이 사무라이 재팬과 마찬가지로 국내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렸다”면서 “한국 투수로는 처음으로 160㎞ 강속구를 던진 문동주가 포함됐다”고 전했다.

2022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문동주는 이미 국제용 에이스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선발투수로 활약, 한국의 금메달 획득을 이끌었다. 같은 해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호주와 1차전에도 선발 등판해 5⅓ 5피안타(1피홈런) 2실점을 기록하는 등 국제제회에서 호투를 이어가는 중이다. 특히 이번 경기가 열리는 도쿄돔의 마운드를 경험했다는 것이 그의 큰 장점이다.

원태인은 구위나 성적 면에서 국내 토종 선발투수 가운데 으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부터 2023년 개최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3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년 WBC까지 꾸준히 태극마크를 달았다. 현재 대표팀 투수 가운데는 최고참급이자 투수 조장을 맡고 았더,

문동주와 원태인은 내년 3월에 열릴 WBC 대회에서도 핵심투수로 활약할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이번 일본전에 등판할지는 미지수다. 지난 포스트 시즌에서 강행군을 거듭하면서 많은 공을 던지는 바람에 체력소모가 심했기 때문이다.

류지현 감독은 일본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가장 중요한 건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최고의 컨디션을 만들어가는 것”며 “지금은 욕심을 부릴 시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두 선수는 올 시즌 최고의 기량을 선보인 선수고, 대표팀에서는 핵심 투수다”며 “그래서 멀리 바라보고 준비해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물론 문동주와 원태인 본인은 등판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문동주는 “한일전에 나설지 알 수 없지만, 감독님, 코치님과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며 “혹시 모를 출전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원태인은 “몸 상태가 너무 좋고, 관리를 정말 잘 해주셨다”며 “다만 WBC가 워낙 중요하다 보니 감독님께서 회복에 전념하라고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원태인, 문동주가 등판하지 않는다면 유력한 선발 후보는 곽빈(두산)이다. 곽빈은 이미 체코와 1차전 선발로 나와 최고 156KM 강속구로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문동주, 원태인과 더불어 대표팀이 가장 믿을 수 있는 선발 자원이다.

일본 타선이 전통적으로 가진 좌투수 상대 약점을 다시 파고들 가능성도 있다. 오원석(KT)이나 손주영(LG)의 왼손 선발 자원들이 출격을 준비한다. 류지현 감독도 젊은 선수들에게 경험치를 쌓아주는 것을 중요시하고 있다.

류지현 감독은 “한일전은 다른 의미가 있다. 결과를 잘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 결과에 따라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는다면 분명히 내년 (WBC에서) 좋은 결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거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