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석유·가스 전시회 ‘ADIPEC 2025’에서 한국 중소기업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단순 홍보를 넘어 현장 계약과 협력 체결이 이어지며, 중동 시장을 향한 한국 산업계의 진출 속도가 한층 빨라지고 있다.
한국계측기기연구조합은 11월 3일부터 6일까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국립전시센터(ADNEC)에서 열린 ADIPEC 2025에 ‘한국관(KOREA Pavilion)’을 구성해 참가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한국관에는 석유·가스·에너지플랜트 기자재, 안전소재, 인공지능(AI) 기반 솔루션 등 다양한 분야의 20개 국내 중소기업이 참여했으며,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의 수출컨소시엄 지원사업을 통해 전시 및 해외 마케팅 활동을 진행했다.
이번 한국관은 철저한 사전 준비로 ‘성과형 전시회’ 운영에 초점을 맞췄다. 참가기업들은 해외전시 전문기업 VM컨설팅(대표 이형주)으로부터 1:1 맞춤형 마케팅 컨설팅을 제공받았다.
시장 분석, 바이어 응대, 홍보 콘텐츠 개선 등 단계별 전략 수립을 통해 초보 참가 기업들도 현장 중심의 영업 활동을 수행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일부 기업은 첫 참가임에도 현장 MOU 및 즉시 계약 성사로 이어지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올렸다. VM컨설팅 관계자는 “단순히 부스를 운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시 전후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질적인 거래가 이뤄지도록 돕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전시 기간 동안 한국관은 총 5건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특히 ㈜리가스는 첫 참가임에도 8천 달러 규모의 협약을 현장에서 맺었고, ㈜대천은 사우디 바이어와의 기술 협의를 위해 전시 종료 직후 현지 방문 일정을 확정했다. 또한 퓨처메인 주식회사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ADIPEC에 참가, 약 60만 달러 규모의 수출 논의를 진행하고 9건의 PoC(개념검증) 요청을 확보하는 등 중동 시장 내 입지를 강화했다.
이외에도 전시 기간 동안 약 25건의 즉시 계약이 체결됐으며, 상담 건수는 2,000건, 상담 규모는 약 1억3천만 달러(USD)에 달했다.
한국계측기기연구조합 관계자는 “단순한 홍보 중심의 참가를 넘어 실제 계약이 이루어지는 전시회로 자리매김했다”고 강조했다. ADIPEC은 글로벌 발주처가 직접 방문하는 B2B 중심 전시회로, 참가 기업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한국관 기업들은 기존 거래선 관리뿐 아니라 신규 바이어 발굴에도 성공했다. 일부 기업은 기존 거래처 담당자가 독립해 설립한 신생기업과의 협력 논의를 시작하는 등 네트워크 확장이 활발히 진행됐다.
업계 관계자는 “ADIPEC은 타 산업전시회보다 실거래 전환률이 높아, 한국 기업의 기술력과 신뢰도가 결합될 경우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UAE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와 사우디 아람코(ARAMCO) 등 주요 발주처의 밴더 등록 및 인증 절차가 수주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건으로 부각됐다.
한국계측기기연구조합은 “글로벌 인증 취득과 밴더 등록은 중동 진출의 필수 조건”이라며 “절차가 복잡하고 장기화되는 만큼, 중소기업이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행정·컨설팅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일부 참가 기업은 ADNOC 등록 절차의 기술 요건과 데이터 제출 방식 등에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기술력뿐 아니라 현지 법규, 인증 체계에 대한 대응 능력이 수출 지속성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국계측기기연구조합은 “이번 ADIPEC 2025 한국관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들이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동시에 확보했다”며, “앞으로 기술 경쟁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고, 중동을 비롯한 글로벌 에너지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ADIPEC은 매년 전 세계 160여 개국, 2,800여 개 기업이 참가하는 글로벌 오일·가스 전시회로, 에너지 전환과 디지털 기술이 결합된 산업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국제 무대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 기업들의 이번 성과는 ‘수출형 중소기업 육성’이라는 정부 기조와 맞물리며, 향후 중동 시장 진입 전략의 현실적인 성공 사례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Copyright ⓒ 스타트업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