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조그 대통령 폭력 중단 촉구…이스라엘군 참모총장도 동조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유대인 정착민들이 요르단강 서안의 팔레스타인 마을에 침입해 저지른 폭력 사태에 대해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비판이 터져 나왔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전날 발생한 폭력 사태를 "충격적이고 심각한 사건"이라고 규정하며 중단을 촉구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가해자들의 폭력이) 선을 넘었다"며 "모든 국가기관이 이런 현상을 근절하기 위해 단호히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P는 의원내각제를 택하고 있는 이스라엘에서 실권은 총리에게 있고 대통령은 형식적 자리이기는 하지만 도덕적 기준을 제시하고 국민통합을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도 헤르조그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폭력 사태를 규탄했다.
자미르 총장은 법을 준수하는 대다수 시민의 명예를 더럽히는 소수 범죄자의 행태를 군 당국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착민들의 폭력행위가 이스라엘의 가치에 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하며 군이 이런 폭력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도 했다.
아비 블루스 이스라엘군 중부사령관은 이런 무정부주의적인 소수의 과격 세력에 대응하는 데 대테러 작전에 투입될 수 있는 상당한 자원이 소모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대인 정착민 수십명은 전날 복면을 쓰고 요르단강 서안의 베이트리드와 데이르샤라프로 몰려가 차량과 창고 등에 불을 지르고 폭력을 행사했다.
이스라엘군은 현장에서 팔레스타인인 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또 일부 용의자를 체포했으며 이들이 군용차량에도 공격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체포된 용의자 4명 가운데 3명은 석방된 상태에서 조사를 진행 중이며, 방화와 폭력 혐의로 체포된 미성년자 1명은 법원 명령에 따라 앞으로 6일간 구금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서는 지난 2023년 가자전쟁이 발발한 이후 유대인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 마을을 습격하는 일이 지속되고 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지난달 서안에서 발생한 유대인 정착민의 팔레스타인 마을 공격이 260건을 넘었으며, 2006년 관련 기록을 시작한 이래로 가장 많았다고 보고했다.
팔레스타인인들과 인권 활동가들은 이스라엘군과 경찰이 정착민들의 공격을 막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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