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오모테산도의 유리 빛 거리 한가운데, 한국 패션이 새 바람을 일으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더 셀렉츠 도쿄 팝업스토어’가 11월 7일부터 23일까지 편집매장 레스티어에서 성황리에 열리며 일본 하이엔드 시장에 K-패션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단순한 전시가 아닌 ‘소통형 쇼룸’으로 꾸려진 이번 팝업은 디자이너 브랜드가 직접 현지 소비자의 반응을 살피고 브랜드 감도를 공유한 생생한 현장이었다.
무게감 있는 도쿄의 패션 플랫폼 레스티어와의 협업은 그 자체로 상징적이었다. 글로벌 브랜드를 엄선해 소개하는 레스티어는 일본 트렌드 리더층의 취향을 대변하는 장소로, 이번 협력은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촉매가 됐다. “레스티어와의 협업은 일본 고객들에게 새로운 감각을 제시했다”며 관계자들은 평가했다. 매장 곳곳에는 서울 감성이 스며든 의상들이 ‘쿨’과 ‘감성’의 경계를 오갔다.
참여 브랜드는 총 8개. 라이(LIE)의 절제된 실루엣, 뮌(MÜNN)의 젠더리스 구조미, 베르소(VERSO)의 클래식 모던 룩, 본봄(BONBOM)의 실험적 컬러, 얼킨(UL:KIN)의 업사이클 아트, 잉크(EENK)의 알파벳 모티브 컬렉션, 한나신(HANNAH SHIN)의 섬세한 드레이핑, 하가히(HAGAHI)의 아방가르드 감성이 조화를 이뤘다. 각기 다른 디자인 언어가 하나의 K-패션 서사를 만들어내며, ‘국가 브랜드’가 아닌 ‘감도 있는 스타일’로 일본 소비자에게 다가섰다.
개막식은 명실상부한 패션 이벤트였다. 11월 7일 열린 오프닝에는 업계 인사, 인플루언서, 미디어 관계자 등 300여 명이 몰렸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범규가 ‘더 셀렉츠’ 뮤즈로 참석해 무대 의상을 직접 착용하며 ‘K-팝 meets K-패션’의 시너지를 완성했다. 현장에서는 일본 디자이너 미하라 야스히로가 디제잉을 맡아 분위기를 고조시켰고, 방문객들은 “이건 단순한 패션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 경험”이라고 반응했다.
이날 행사에는 더블유더블유디 재팬(WWD JAPAN), 보그 재팬(Vogue JAPAN), 지큐 재팬(GQ JAPAN) 등 일본 주요 매체들이 현장을 취재하며 ‘K-패션 르네상스’에 주목했다. SNS에서는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들이 “서울 감성이 도쿄에 왔다”는 캡션과 함께 실시간으로 이미지를 공유해, 온라인상에서도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레스티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이코 시바타는 “이번 협업은 새로운 고객층과의 연결고리가 됐다”며 K-패션의 감각적 힘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이번 행사가 단순한 ‘판매’가 아닌 ‘경험의 장’으로 기획됐다는 것이다. 콘진원은 B2B 중심이던 ‘더 셀렉츠’를 B2C로 확장해, 현지 고객이 직접 착용하고 반응을 남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는 브랜드가 시장 데이터를 ‘감각적으로’ 수집하는 동시에, 글로벌 브랜드 가치 전달 방식의 변화를 보여준다.
한류가 음악을 넘어 패션까지 이어지는 지금, ‘더 셀렉츠 도쿄’는 그 상징적인 교차점에 있다. 콘진원 유현석 원장직무대행은 “K-패션이 다양한 취향의 세계 소비자와 직접 만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K-콘텐츠의 확장 흐름 속에서 이번 팝업은 K-패션이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문화 산업의 축’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증명했다. 도쿄의 겨울 공기 속에서 피어난 한국 감성이, 이제 글로벌 무대의 새로운 스타일 언어로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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