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매파적 발언에 채권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며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급등했다.
12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1년물을 제외한 전 구간 금리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9.2bp(1bp=0.01%포인트) 오른 연 2.923%, 10년물은 8.1bp 상승한 연 3.282%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10년물은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연 3.300%까지 치솟았다.
이날 급등의 촉매는 싱가포르 핀테크 행사 중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나온 이 총재의 "금리 인하의 규모와 시기, 심지어 방향 전환 여부까지 우리가 보게 될 새로운 데이터에 달려있게 될 것"이라는 발언이었다.
이 총재는 "우리의 공식 입장은 통화완화 사이클을 유지하리라는 것"이라면서도 "내년 성장률 전망치(1.6%)는 상향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오는 27일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이 발언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는 신호로 해석됐다. 실제로 5년물과 2년물 금리가 각각 9.7bp, 8.1bp 올라 연 3.088%, 연 2.837%에 마감했다.
한은 관계자는 "이 총재의 발언은 데이터에 따라 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원론적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해소로 안전자산 선호가 약화된 점도 금리 상승을 부추겼다. 외국인은 이날 3년 국채선물 1만4천469계약, 10년물 3천703계약을 순매도하며 금리 하락을 억제했다.
[폴리뉴스 권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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