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가 새로운 디자인 철학을 담은 ‘콘셉트 C’를 영국 런던에서 처음 공개했다.
이번 행사는 밀라노와 잉골슈타트에서의 공식 발표 이후 진행된 영국 내 첫 공개(UK 데뷔) 자리로, 아우디가 새 디자인 방향을 대중에게 직접 보여준 의미 있는 무대였다.
런던 웨스트엔드 중심가 피카딜리 서커스의 ‘Below The Lights’ 공간에 마련된 전시 현장은 대형 14m LED 월 아래 콘셉트 C가 전시되며, 차체 표면 처리와 조명 시그니처, 인터페이스 로직 등 세밀한 디테일이 영상과 함께 강조됐다.
# ‘급진적 단순함’이 이끄는 새 디자인 철학
콘셉트 C는 단순한 쇼카가 아니라 아우디의 새로운 디자인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다. 마시모 프라셸라(Massimo Frascella) 수석 디자이너가 총괄한 첫 작품으로, 그는 이를 “급진적 단순함(Radical Simplicity)”이라 정의했다.
프라셸라는 “이 철학은 유행처럼 소비되는 미니멀리즘이 아니라, 공학적 절제를 통해 본질만 남기는 과정”이라며 “불필요한 요소를 걷어내 의미 있는 결정만을 남기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 철학을 가장 순수하게 구현한 모델이 바로 콘셉트 C다.
# TT의 유산, 전기 시대의 언어로 부활
순수 전기 로드스터 형태의 콘셉트 C는 단종된 TT의 정신을 계승한다. 다만 단순히 TT를 모티프로 삼은 것이 아니라, 그 유산을 구조적 기반으로 발전시켰다.
아우디는 TT의 단종을 브랜드 정체성의 일부를 잃는 사건으로 받아들였으며, 콘셉트 C를 통해 TT가 상징하던 순수함·기능미·정밀한 엔지니어링을 전기 시대의 언어로 되살렸다.
차체는 낮고 넓으며 긴장감 있게 다듬어졌고, 볼륨은 날렵하지만 과하지 않다. 특히 전면부의 수직형 프레임 그릴은 기존 싱글프레임을 새롭게 해석한 것으로, 1930년대 ‘오토 유니온 타입 C’에서 영감을 받았다. 주간주행등(DRL)은 4개의 수평 라인으로 구성돼 새로운 전기차용 시각 언어를 제시한다.
# 진짜로 달리는 콘셉트카
실내 역시 단순함을 극대화했다. 알루미늄은 장식이 아닌 핵심 소재로 쓰였고, 조작부는 아우디 특유의 ‘클릭감(Audi Click)’을 그대로 살렸다. 표면은 과도한 광택을 배제한 티타늄 톤으로 마감돼, 미래적이면서 현실적인 질감을 구현한다.
특히 이번 콘셉트카는 단순한 전시용 모델이 아니다. 아우디는 돌로미티(Dolomites) 산맥 도로에서 실제 주행 테스트를 실시하며, 콘셉트 C가 실제 도로 주행이 가능한 완성형 차량임을 증명했다.
# 플랫폼·성능 정보는 비공개… PPE 기반 전망
아직 배터리 용량이나 출력 등 구체적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콘셉트 C가 PPE 플랫폼의 파생형이거나, 차세대 포르쉐 718 EV와 아키텍처를 공유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우디 로드스터 최초로 적용된 수납식 하드톱은 또 하나의 핵심 변화다. 지붕을 닫으면 일체감 있는 실루엣을, 열면 한층 역동적인 비율을 드러낸다.
# 런던에서 선언한 아우디의 미래
런던 피카딜리 서커스는 글로벌 럭셔리와 디지털 문화가 교차하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아우디는 이곳에서 콘셉트 C를 통해 단순히 새 모델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브랜드의 미래 방향성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아우디 UK 법인 디렉터 호세 미겔 아파리시오(José Miguel Aparicio)는 “TT와 R8, 그리고 과거의 독창적인 쿠페들은 아우디의 문화적 궤적을 형성했다”면서 “콘셉트 C는 그 궤적을 전기차 시대에 맞춰 다시 써 내려가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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