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관계의 부재, 소속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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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춘추] 관계의 부재, 소속감이 필요하다

경기일보 2025-11-10 19:11: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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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에서 사람을 가장 빠르게 잃는 방법은 말실수가 아니다. 교만하거나 건방진 태도로 다른 사람의 역량을 실제보다 깎아내려 보고, 하찮게 여기는 ‘무시’다. 머릿속에 “수준 뻔하다”, “느낌이 안 좋아”, “실력 아니야. 운이 좋았던 거겠지”같이 자신만의 편견의 잣대로 마치 통찰력이 있는 것처럼 타인을 평가하는 순간 그 마음은 미세하게 표정과 말투, 행동에 고스란히 나타나 상대에게 불쾌감으로 스며들어 말 한마디 하지 않았어도 내면의 깊은 상처를 남기거나 모멸감, 굴욕감, 분노, 불안, 위축, 혼란, 외로움 등의 부정적인 감정이 차오르게 한다. 타인을 판단하고 깎아내리는 내면에는 대개 자신의 열등감, 불안, 두려움을 들키지 않으려는 방어가 숨겨져 있거나 우월감을 과시해 특별하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자리한다. 이러한 태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언젠가 나를 향해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까운 관계에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함께 사는 가족, 매일 얼굴을 마주하는 직장 동료 간에는 사랑, 존중, 관심, 소통, 소속감, 신뢰감 같은 긍정적 마음가짐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애써 소속감을 피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감정 교류를 최소화해야만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적 훼손을 막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서적 소통을 차단하는 방식의 자기 보호는 일시적인 안정감은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고립된 삶을 살게 하고 누구와도 연결되지 않은 삶은 무기력해지고 ‘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 앞에 멈춰 서게 한다.

 

소속감은 관계 속에서 정서적 지지를 경험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는 경험으로 인간이 사회적 존재로서 건강하게 기능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그러나 이 또한 노력이 필요하다. 다양한 감정이 오가는 과정을 수용해야 하고 나와 타인의 감정 변화를 이해하려는 시도를 반복할 때 비로소 관계의 기반이 단단해지고, 그렇게 다져진 관계가 살면서 흔들리게 되는 어느 날 우리에게 다시 살아갈 이유가 돼 준다. 즉, 세상 어딘가와의 정서적 친밀감이 나와 삶을 깊게 연결되게 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변함없이 더 빨리, 더 효율적으로, 더 성과 있게 움직이라고 독촉할 것이다. 이 속도에 누군가는 성공했지만 외롭고, 누군가는 성공을 향해 달려가며 외롭다. 관계의 부재로 삶을 버티는 힘을 잃은 결과를 우리는 심심찮게 위로하고 있다. 인간 삶의 안전망은 소속감이다. 혹여 세상과 벽을 쌓고 있었다면 누군가에게 진심을 내어 주고 세상 어딘가를 사랑하겠다는 다짐을 실천해야 한다. 관계의 부재는 무너졌을 때 나를 붙잡아 줄 손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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