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겸 배우 배정남이 반려견 벨의 죽음 이후 겪고 있는 깊은 상실감을 고백했다. 그는 9일 방송된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에서 펫로스(pet loss) 증후군으로 인한 심리적 고통을 털어놓았다.
배정남은 프로그램에서 “예상보다 고통이 너무 세다. 살면서 이 이상의 고통은 없을 것 같다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낮부터 눈 뜨면 계속 울다가 지쳐서 잠든다. 집 밖에 나가기조차 힘들었는데 지인들이 나와서 산책이라도 하라고 해서 한강에 갔더니, 오히려 더 슬펐다. 매일 벨이랑 같이 걷던 길이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강을 혼자 걸으니까 너무 아리더라. 모르는 길을 가야 하는 건가 싶다. 다른 강아지를 마주쳐도 벨 생각이 난다”며 “펫로스 증후군인지, 나만 유독 심한 건지 모르겠다”고 고백했다.
함께 출연한 수의사는 “반려견을 떠나보내고 죄책감, 우울감, 무기력을 느끼는 것이 펫로스 증후군이다. 평균 슬픔 척도 점수는 28점이며, 37점 이상이면 위험 단계로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배정남의 검사 결과는 34점으로, 일반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수의사는 “지금은 위험 수준 직전이다. 이 상태를 방치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발전할 수 있다”며 “행복한 추억으로 슬픔을 전환하지 못하면, 반려동물과 함께했던 장소나 상황만으로도 불안과 고립감을 느낄 수 있다. 반드시 극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수의사는 배정남이 SNS를 통해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봤다. “예전에는 펫로스를 겪는 사람들에게 공감해주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SNS를 통해 서로 위로와 공감을 나누며 회복의 계기를 만들 수 있다. 그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배정남 역시 “SNS에 올리고 나니 혼자가 아니구나 싶더라. 비슷한 경험을 한 분들이 위로해주고, 나도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벨을 잊을 수 없지만, 벨이 행복했을 거라고 믿으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배정남은 평소 방송과 인터뷰에서 반려견 벨에 대한 깊은 애정을 여러 차례 표현해왔다. 벨은 배정남이 가족처럼 지내던 반려견으로,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도 익숙한 존재였다. 이번 방송에서 그는 “이별을 받아들이는 게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펫로스 증후군을 단순한 슬픔이 아닌 ‘심리적 트라우마’로 보고 있다. 반려동물을 잃은 사람들에게 충분한 애도 기간과 주변의 공감, 상담 치료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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