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實錄조조] 호종원에서의 쾌도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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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實錄조조] 호종원에서의 쾌도난마

저스트 이코노믹스 2025-11-07 22:10:01 신고

3줄요약

[實錄조조]  소설 연재 안내 

 본 소설은 현 정세의 사건들을 조조, 유비, 손권 등의 인물과 탁류파, 청류파 등의 가상 정치 세력으로 치환하여 재구성한 팩션(Faction)물입니다.

 서라, 짐짓 '대의를 앞세우나' 실은 사사로운 이익과 권력을 좇는 자들을 탁류파(濁流派)라 칭하고, 그 반대편에서 '청명한 정치를 부르짖으나' 실은 권문세족의 이해를 대변하는 자들을 청류파(淸流派)라 부르노라. 현재 탁류파는 여당인 민주당, 청류파는 야당인 국민의힘이니라.

 조조(曹操)는 탁류파의 우두머리이자 대선을 통하여 대권을 잡은 당대 제일의 웅걸이었다. 탁류파의 정신적 지주로는 선대 제후인 유비(劉備, 문재인 전 대통령)가 있었고, 조조의 대적이자 청류파가 밀던 인물은 곧 강동의 호랑이라 불리던 손권(孫權, 윤석열 전 대통령)이었다.

패러디 삽화=최로엡 화백
패러디 삽화=최로엡 화백

 서기 2025년 11월 7일. 중원의 기운이 가장 맑고 강성한 대전(大田)의 호종원(虎宗院, 국립중앙과학관의 패러디 명칭)에 탁류파(卓流派, 민주당)의 군주, 조조(曹操, 이재명 대통령)가 당도했다. 지난날 청류파(淸流派, 국민의힘)의 거두였던 손권(孫權, 윤석열 전 대통령)이 무모한 '나눠먹기식 타파'를 명분으로 인재 양성의 근간인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삭감한 이후, 수많은 사대부와 젊은 학사들이 비탄에 빠져 중원을 등지려 하던 위태로운 시절이었다.

 호종원에 모인 인재들은 조조가 이 위기를 어찌 타개할지 숨죽이고 있었다. 조조는 연회에 앞서, 인공 불꽃을 다루는 신비로운 연구시설(KSTAR)에 들러 학사들을 격려했다. 이는 인재의 중요성보다 일신의 무력과 쾌락을 중시했던 다른 군주들과는 다른, 조조 특유의 냉철하고도 장기적인 안목이었다. 

대연회가 시작되자, 조조는 우뚝 서서 지난날을 준엄하게 꾸짖었다.

“역사를 살펴보니, 과학 문명에 투자하고 관심을 가진 국가 체제는 번성하였으나, 이를 폄훼하거나 무시한 체제는 끝내 망국(亡國)의 길을 걸었다. 지난 정부, 즉 손권의 치세에 연구개발의 군자금(軍資金)을 크게 줄인 것은, 마치 적벽에서 수전에 쓸 전선을 모두 불태운 것과 같은 우둔한 실책이었다.”

조조는 목소리를 높여 천하에 선포했다.

“짐(朕)은 이번 치세에 이르러 손권이 삭감했던 군자금을 단순히 원상 복구하는 것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나아가 국가의 더 많은 역량을 연구개발에 투입할 방침이다.” 

좌중에 모인 사대부들이 술렁였다. 조조는 이들을 굽어보며 호탕하게 웃었다.

“내년의 군자금(2026년도 R&D 예산)은 국고에 편성하여 국회에 제출하였거늘, 그 규모는 실로 이 자리에 모인 이들 대부분이 상상하지 못할 정도일 것이다!”

 조조가 편성한 R&D 예산은 전년 대비 19.3% 증가한 35조 4천억 원(35.3조~35.4조 원) 규모로, 역대 최대의 증액 폭이었다. 이는 손권 치하에서 무너졌던 중원의 근간을 단숨에 복구하고, 나아가 조조가 추구하는 기술 주도 대업(大業)을 위한 선제적 포석이었다. 

성공률 90%: 실패할 자유를 용인하다

 군자금의 규모만큼이나 조조의 발언 중 좌중을 놀라게 한 것은 그의 연구 철학이었다. 그는 인재들에게 ‘실패할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역설했다.

“세상 사람들이 내게 말하기를, 대한민국은 연구개발의 성공률이 90%를 넘는다고 하니, 이 얼마나 황당한 얘기인가!”  

조조는 역정을 냈다.

 “그렇게 쉽게 성공할 수 있는 과제라면, 애초에 국고를 투입할 이유가 무엇인가? 공공의 연구개발 투자는 응당 정말로 어려운 과제에 새로운 길을 내는 것이어야 한다. 고비용, 고위험의 험난한 길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이는 조조가 과거에 “관도(官途)는 오로지 결과만으로 말한다”고 하였으나, 진정한 대업을 위해서는 단기적인 성공에 집착하는 소인배가 아닌, 혁신을 위해 기꺼이 대가(代價)를 치를 줄 아는 대인(大人)이 필요함을 깨달았음을 보여준다.

“실패하면 어떤가? 실패는 쌓여서 성공의 자산이 되는 법이다. 짐은 너희들에게 실패를 용인하는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 그래야만 나라가 흥할 수 있다.”

이러한 조조의 기조는 곧 제도적 장치로 구현되었다. 예를 들어, 조조의 병기(兵器) 제작을 담당하는 부서(방위사업청)는 기술적 한계를 넘어서는 도전적인 연구 과정에서 납품이 지연될 경우, 전통적으로 부과되던 지체상금(遲滯償金)을 면제할 수 있는 조항을 신설했다. 이는 군주가 직접 연구자의 등에 지워진 ‘실패의 멍에’를 벗겨주겠다는 명확한 선언이었다.

청류의 인재를 품다: '입틀막'의 서생(書生)

연회의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조조는 돌연 사사로운 이야기를 꺼냈다.

“지난날 손권의 치세에, 한 젊은 학사(KAIST 졸업생)가 과학기술 예산 삭감에 항의하다가 병사들에게 ‘입틀막’을 당하고 끌려나가는 비운을 겪었다. 얼마나 억울했겠느냐.” 

조조는 청류파가 옹립했던 손권의 잔혹함과 소통 부재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그 학생이 이 자리에 왔다면 당장 만나보았을 것이라며 공감과 연민을 표했다. 

 이는 인재를 끌어모으는 조조의 교활하고도 치밀한 수완이었다. 손권에게 억압당하고 마음의 상처를 입은 젊은 학사들과 사대부들은 조조의 이 한마디에 깊이 감동했다. 청류파는 인재를 다루는 데 있어 교조적이었으나, 탁류파의 조조는 인재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어떠한 정치적 수사(修辭)도 마다하지 않는 실용주의자였다.

 조조의 군자금 증액과 ‘실패 용인’ 철학은 결국 중원 전체의 인재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개혁하려는 대계(大計)의 일부였다.

조조는 학사들이 단기 성과에 매달려 쉬운 연구만을 반복하게 했던 악습, 즉 연구과제중심제도(PBS, Project Based System)를 단계적으로 폐지할 것을 명했다. 또 이공계의 젊은 학사들에게 명확한 롤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국가과학자' 제도를 신설하고, 연 20명씩 선정하여 국가 차원의 예우와 함께 연구 지원금(연 1억 원)을 지급할 계획을 밝혔다. 

 조조는 해외의 우수한 인재들(2030년까지 2천 명 유치 목표)까지도 중원으로 불러들이고자 했다. 그는 인재의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관청(공공 부문)과 기업(민간 부문) 간의 겸직을 실질적으로 강화하여, 학사들이 두 곳에서 모두 봉급을 받을 수 있게 허용함으로써 처우의 격차를 해소하려 했다. 

이러한 조치는 탁류파의 군주 조조가, 유비(劉備, 문재인 전 대통령)의 시대가 남긴 문화적 유산과 손권이 망친 재정적 근간을 모두 거두어들이고, 자신의 철학을 바탕으로 새로운 천하 통일의 대업을 시작했음을 알리는 선포였다. 호종원의 대연회는 단순히 예산을 푸는 잔치가 아니었다. 그것은 인재를 향한 조조의 포용과 실용의 철학이 승리했음을 보여주는, ‘탁류파의 패러다임’이 시작된 역사의 분기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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