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가 포뮬러 E에서 검증된 모터스포츠 기술을 ‘카이엔 일렉트릭’으로 옮긴다.
올해 말 공개 예정인 신형 카이엔 일렉트릭은 ‘2025 ABB FIA 포뮬러 E 월드 챔피언십’ 우승 머신인 ‘포르쉐 99X 일렉트릭’의 기술을 직접 적용해 전동 효율과 성능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두 모델의 핵심 공통점은 직접 오일 냉각 방식의 전기 모터다. 전기 드라이브 시스템의 전류가 흐르는 모든 부품을 특수 냉각액으로 직접 식혀 지속적인 고출력 유지와 효율 극대화를 이룬다. 포르쉐는 이 기술을 포뮬러 E 초기 단계부터 개발해 왔고, 2023년 GT4 e-퍼포먼스 테스트카를 거쳐 카이엔 일렉트릭 리어 모터에 최적화 적용했다.
기존 워터 재킷 방식 대비 모터 크기를 약 1.5배 줄이면서도 최대 98%의 효율을 달성했다. 99X 일렉트릭은 이보다 더 높은 효율을 보유한다. 또한 최대 600kW에 달하는 고성능 회생 제동 시스템을 통해 제동 에너지를 배터리에 재활용한다.
포뮬러 E 레이스카의 경우 38.5kWh의 에너지로 출발해 회생 제동만으로 결승선까지 추가 에너지를 확보한다. 카이엔 일렉트릭도 속도·온도·충전 상태에 따라 동일한 수준의 회생 제동 성능을 구현한다. 일상 주행에서는 제동의 약 97%를 전기 모터가 담당하고 회생 제동 한계를 넘는 구간에서는 마찰식 브레이크가 자연스럽게 개입해 주행 감각의 이질감을 최소화했다.
포르쉐 R&D 이사회 멤버 미하엘 슈타이너는 “포뮬러 E는 포르쉐 전동화의 실험실이자, 양산 모델 개발에 직접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무대”라며 “신형 카이엔 일렉트릭은 모터스포츠 기술이 얼마나 빠르게 도로 위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포르쉐 팩토리 포뮬러 E 디렉터 플로리안 모들링거는 “효율성은 포뮬러 E에서 승패를 가르는 핵심이며, 이 철학은 카이엔 일렉트릭 개발에도 그대로 적용됐다”면서 “트랙에서 검증된 민첩한 개발 문화는 양산 기술 이전 속도까지 가속한다”고 말했다.
포르쉐는 충전 기술에서도 모터스포츠와 양산차의 경계를 허물었다. 포뮬러 E의 ‘피트 부스트’ 기술을 기반으로 카이엔 일렉트릭은 10분 충전으로 약 300km 주행 가능 거리를 확보한다. 급속(DC) 충전 전력은 최대 400kW, 10%~80% 충전까지 16분 이내에 완료된다.
배터리 온도가 15℃ 이상일 때 350kW 이상의 충전 속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SoC(충전 상태) 55%에 도달할 때까지 높은 출력이 유지돼 짧은 시간 내 안정적인 충전 프로세스를 보장한다. 포르쉐 99X 일렉트릭과 카이엔 일렉트릭은 동일한 CCS(컴바인드 차징 시스템) 소켓 및 플러그를 사용하며 이 기술은 향후 포뮬러 E 표준 규격으로도 채택될 예정이다.
바이작 개발센터에서는 포르쉐의 모터스포츠 및 양산차 엔지니어들이 긴밀히 협업한다. 트랙에서 검증된 아이디어가 도로 위 차에 반영되고, 반대로 양산 모델의 기술이 레이스카로 환류되는 구조다. 카이엔 일렉트릭은 이러한 상호 기술 순환의 결정체로 포르쉐가 추구하는 ‘트랙에서 도로로(From Track to Road)’ 철학을 가장 명확하게 드러내는 모델로 평가된다.
올해 말 공식 공개될 예정인 카이엔 일렉트릭은 포르쉐의 대형 SUV 전동화 전략의 새로운 전환점을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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