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최태인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엔비디아(NVIDIA)로부터 차세대 GPU '블랙웰(Blackwell)' 5만 장을 공급받아 그룹 전체의 인공지능(AI) 연구·개발·운영 인프라를 대폭 확충한다.
이번 투자는 자율주행, 스마트 팩토리, 로보틱스 등 현대차의 핵심 미래 사업 전반에 AI를 본격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대규모 행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GPU 도입을 통해 'AI 팩토리(AI Factory)'라 불리는 초대형 컴퓨팅 센터를 구축한다. 이 센터는 차량용 자율주행 모델의 학습부터 생산라인의 디지털 트윈 시뮬레이션, 로봇 제어 알고리즘 훈련까지 통합적으로 수행하는 범용 AI 플랫폼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레이더·라이다·카메라 등 다양한 센서 데이터를 융합해 도로 상황을 인식하는 자율주행용 대규모 신경망을 개발 중이다. 블랙웰 GPU는 이러한 대형 인공지능 모델의 학습·튜닝(Fine-tuning)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여준다.
이를 통해 실제 주행 데이터와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수백만 건 단위로 처리하며, 보다 정교하고 안전한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빠르게 검증할 수 있게 된다.
또 현대차그룹은 국내외 주요 공장에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을 확대 적용 중이다. 이번 GPU 투입으로 제조라인의 비전 기반 불량 검출, 공정 최적화, 설비 예측정비(Predictive Maintenance) 등 AI 기반 운영 효율화를 강화할 계획이다.
블랙웰 GPU는 수천 대의 공장 카메라에서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영상 데이터를 분석하고, 생산 흐름을 시뮬레이션하는 데 활용된다. 또한, 엔비디아의 옴니버스(Omniverse) 플랫폼과 결합해 디지털 트윈 공장을 구현, 생산 공정의 가상 검증을 실시간으로 수행한다.
로보틱스 분야에서도 GPU는 핵심 역할을 맡는다.
현대차그룹이 개발 중인 협동 로봇과 자율주행 물류 로봇은 환경 인식, 물체 조작, 경로 계획 등 복합적인 AI 연산을 요구한다. 블랙웰 GPU는 이러한 로봇 제어 AI 모델의 대규모 학습과 시뮬레이션에 활용되며, 향후 현대차의 로보틱스 브랜드 '보스턴 다이내믹스'와의 기술 협업에도 쓰일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그룹은 이번 AI 인프라를 통해 차량 개발뿐 아니라 AI 연구소, 글로벌 R&D센터, 스타트업 협력 프로그램 등에서도 공용으로 GPU 자원을 활용할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장비 확충을 넘어, 그룹 전체가 하나의 AI 슈퍼컴 환경에서 협업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이번 투자를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닌,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AI나 자율주행과 관련해서 영상 신호처리가 상당히 중요한데, 블랙웰 GPU는 CPU가 처리할 수 없는 막대한 분량의 데이터를 수 십배~수 백배 빠르게 처리가 가능하다. 자동차 산업의 미래 경쟁력은 고성능 AI 반도체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현대차가 자율주행, 생산라인 로봇, AI 등에 집중한다면 보다 안정적이고 개발 기간 또는 상용화 단계를 단축시킬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가능하기 때문에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중국이 저가형의 유사한 성능을 내는 칩을 내놓을 수 있기 때문에 이 타이밍에 블랙웰 GPU로 중국과의 격차를 벌릴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AI 팩토리는 현대차가 추구하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와 '스마트 제조'의 핵심 인프라로, 향후 국내외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AI 시스템과도 연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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