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청각·후각·촉각 모두 전하는 니키타 게일의 주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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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청각·후각·촉각 모두 전하는 니키타 게일의 주전자

연합뉴스 2025-11-05 08:32:5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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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작가 니키타 게일 국내 첫 개인전…꿈속 공간 99개 주전자로 재현

니키타 게일 작 '99개의 꿈' 니키타 게일 작 '99개의 꿈'

[바라캇 컨템포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갤러리 문을 열고 들어가자 조명이 최소화돼 있어 어두운 공간이 나타났다. 보통의 전시장이라면 벽면에 작품이 걸려 있거나 중앙에 설치 작품이 있어야 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분명 전시 공간인데, 뭔가 잘못된 것 같은 이질감이 들 정도다. 오른쪽 구석을 보니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에서 붉은빛이 새어 나오고 있다. 미국 작가 니키타 게일(42)의 꿈속으로 들어가는 통로였다.

서울 종로구 소격동 바라캇 컨템포러리에서 게일의 국내 첫 개인전 '99개의 꿈'이 열리고 있다. 99는 완결과 질서를 상징하는 숫자 100에서 하나가 빠진 숫자다. 작가에게 이 하나의 결핍은 부족함이 아니라, 열린 공간이자 실험과 사유의 여백을 상징한다.

니키타 게일 작 '99개의 꿈' 니키타 게일 작 '99개의 꿈'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서울 소격동 바라캇 컨템포러리에 전시 중인 미국 작가 니키타 게일의 설치 작품 '99개의 꿈'. 2025.11.5. laecorp@yna.co.kr

작가의 꿈을 표현한 지하 공간은 시각과 청각, 후각, 촉각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바닥에는 98개의 주전자가 깔려 있다. 1층 카운터에 주전자 1개가 전시돼 있어 이번 전시에 등장하는 주전자의 수는 총 99개다. 주전자 주둥이에는 쑥 가지가 꽂혀 있어 은은한 쑥 향을 낸다.

일부 주전자는 전기 포트 위에서 수증기를 뿜어내 습도를 느끼게 하고, 물이 끓을 때 나는 주전자 휘슬 소리를 낸다.

전시장 한구석에서는 핀 조명이 벽에 붉은빛을 비추는데 조명색은 오렌지에서 붉은 오렌지를 거쳐 마젠타(자홍색)로 천천히 변한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꿈에서 반복적으로 본 장면을 전시로 구성했다"며 "꿈이라는 환상의 세계를 주전자라는 일상의 재료를 활용해 현실로 충실히 재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의 주인공이 주전자인 이유에 관해 작가는 "내 무의식에 물어봐야 한다"며 "인류가 오래전부터 사용한 물건이어서 물을 담는 용기이기도 하지만 개념이나 사상을 담기도 한다. 전시된 주전자들은 평범한 일상용품이지만, 각각 저마다의 사연과 배경을 지닌다"고 말했다.

니키타 게일 작 '꿈 7'(왼쪽)과 '꿈 5' 니키타 게일 작 '꿈 7'(왼쪽)과 '꿈 5'

[바라캇 컨템포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층 전시장 구석에는 사진 작품 '꿈 5'와 '꿈 7'도 걸려 있다. 암실에서 주전자를 촬영한 작품이다.

작가는 또 "꿈을 해석하는 것과 관람객이 작품을 해석하는 것은 비슷한 것 같다"며 "작품을 해석하는 것은 오로지 관람객의 몫"이라고 말했다.

니키타 게일 니키타 게일

[바라캇 컨템포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작가는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태어나 현재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에서 활동하고 있다.

2024년 미국 휘트니 비엔날레에서 피아노가 음을 내지 않고 반복적으로 건반이 부딪치는 소리만 들려주는 설치 작품 '템포루바토'(Tempo Rubato)로 벅스바움 상을 받았다. 그의 작품은 뉴욕 휘트니 미술관, 런던 테이트 미술관, 보스턴 미술관, LA 해머 미술관 등 세계 유수의 기관 및 컬렉션에 소장돼 있다.

전시는 내년 1월 4일까지.

니키타 게일 개인전 '99개의 꿈' 전시 전경 니키타 게일 개인전 '99개의 꿈' 전시 전경

[바라캇 컨템포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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