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오른 가운데,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부동산 증여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특히 상속세 부담을 줄이려는 목적과 집값 상승 기대감이 맞물리며 부모 세대의 조기 증여가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서울 지역 부동산 소유권 이전등기(증여) 신청 중 내국인 수증인은 지난해보다 120%, 2023년 대비로는 127% 증가했다.
지난 9월 한 달에만 2,144명이 증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2022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2,000명을 넘어선 수치다.
이처럼 서울 부동산의 증여가 늘어난 배경에는 세제와 시장 구조의 복합적인 요인이 자리하고 있다.
먼저 전문가들은 "향후 가치 상승이 예상되는 자산을 미리 증여해 세금 부담을 줄이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는 수십 년간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 왔는데, 이에 대해 하나금융연구소는 "과거 40년간 강남 아파트 가격이 84배 뛰었기 때문"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의 경우 전용 115㎡ 평형이 1990년에는 3억3,000만 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해당 평형은 올해 4월 62억 원에 거래되며 18배 이상 상승한 수치를 기록했다.
상속·증여세 구조상 과세 기준이 증여 시점과 상속 시점에 각각 적용되기 때문에 집값이 오르기 전 증여를 마치려는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늘어난 셈이다.
두 번째 요인은 '공급 부족'으로 향후 3년간 서울의 입주 예정 물량은 3만6,137가구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직전 3년(2023~2025년) 대비 58.7% 급감한 수준이다.
자녀들 사실상 증여가 유일한 부동산 취득 수단
여기에 대출 규제와 전세 매물 부족이 겹치며 매수 자체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실수요자뿐 아니라 자녀에게 증여를 통해 미리 주택을 마련해주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부담 확대도 증여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공시가격 인상과 종합부동산세 강화로 세부담이 늘어나면서 자산가들은 ‘똘똘한 한 채’만 보유하고 나머지는 자녀에게 이전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반면 자녀 입장에서는 대출 한도 축소로 직접 매수하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증여가 사실상 유일한 부동산 취득 수단이 되고 있다.
미성년자의 직접 주택 매수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올해 1~10월 전국에서 생애 첫 주택을 취득한 미성년자는 679명으로 전년(815명) 대비 17% 줄었지만, 서울만은 예외였다.
서울에서는 209명이 첫 주택을 매수해 2023년 같은 기간(146명)보다 43% 늘었는데 전체 미성년자 매수 중 서울 비중은 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별로는 서초구가 61명으로 가장 많았고, 강남구(25명), 동작구(15명), 구로구(13명), 용산구(11명) 순이었다. 반면 경기도는 같은 기간 219명에서 145명으로 34% 줄었고, 인천은 16%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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