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열풍에 해외주식 투자 사상 최대..."日처럼 해외 의존도 높아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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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열풍에 해외주식 투자 사상 최대..."日처럼 해외 의존도 높아질라"

이데일리 2025-11-04 16:43: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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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실시간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서학개미’를 중심으로 해외 투자 금액이 역대 최대를 찍고, 기업의 해외 투자 역시 급증하고 있다. 수익률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지만, 해외 의존도가 확대하고 경제 성장률에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개인과 기업의 투자 재원이 해외로 이동하며 국내 생산 기반이 약화하고 경제활력 역시 저하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사천피 달성에도 지난달 서학개미 순매수 최고치 경신

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10월 중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을 68억 1000만달러 순매수했다. 이는 2011년 통계작성 이래 역대 최대규모이며, 전월(9월) 순매수 규모인 27억 7000만달러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서는 규모다. 지난달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수차례 갈아치우며 4000선을 넘어섰지만 서학개미들의 해외 투자는 규모를 불렸다.

국가별로는 미국 주식시장 투자가 단연 압도적이었다. 지난달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을 68억 5000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홍콩과 중국 시장에서 각각 3000만달러와 1000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기록했으며, 일본과 유럽에선 6000만달러와 1000만달러 매도 우위를 보였다.

상위 50위까지 순매수 종목을 분석한 결과 신성장 동력을 기반으로 한 미국 경제의 차별화된 성장세에 대한 기대가 나타났다. 국금센터는 지난달 내국인 해외 주식 투자의 주요 특징으로 △인공지능(AI)·빅테크 주식 매수 확대 △가상자산 선호 지속 △양자컴퓨터 투자 급증 세 가지를 꼽았다.

최성락 국금센터 자본유출입 부장은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감 및 양적긴축(QT) 종료 가능성 부각,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3분기 실적 호조 등으로 미국 주식에 대한 선호가 강화됐다”며 “AI 산업 낙관론과 함께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서도 기술 업종의 선호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해외투자 비중 확대세…수익성과 직결된 생산성 제고해야

해외 투자 증가 추세는 비단 주식시장에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주식·채권 등 증권시장과 직접투자 등을 포함해 내국인의 해외 투자에서 외국인의 국내투자를 뺀 순해외투자가 최근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발표한 현안 분석 보고서 ‘해외 투자 증가의 거시경제적 배경과 함의’에서 국민소득 대비 순해외투자 비중이 2000∼2008년 0.7%에서 2015∼2024년엔 4.1%로 6배로 늘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준형 KDI 연구위원은 “2000년 이후 국민소득 대비 투자 비중은 30%대 중반으로 안정적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투자 구성을 보면 국내투자에서 해외 투자로 전환되는 추세가 나타난다”고 짚었다.

(자료= KDI)




최근 해외 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이유로는 국내 총요소생산성(생산성) 증가세 둔화에 따른 수익성 하락이 지목됐다. 2000년 이후 우리 경제의 노동투입 증가 속도는 완만하게 하락했지만, 생산성 증가 속도는 빠르게 둔화하면서 투자 결정의 핵심 요인인 자본수익성이 하락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해외 투자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하락하면서 2000년대 중반에는 국내투자와 해외 투자의 수익률이 역전됐다. 우리나라가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가파른 경제 성장을 하던 시기에는 국내 투자의 수익성이 높았으나 최근 20년간은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자료= KDI)




KDI는 생산성이 0.1% 하락할 경우 기업이 국내 투자를 축소하면서 국내 자본이 0.15%(지난해 기준으로는 GDP의 0.7%, 약 18조원) 감소하고 순대외자산(내국인의 해외투자)은 같은 규모로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즉, 생산성 하락(0.1%포인트)에 기업투자 감소에 따른 국내 자본 감소(0.05%포인트)가 더해지면서 국내총생산(GDP)은 1.5%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앞서 1980년대 이후 일본이 겪은 상황이다. 당시 일본도 국내투자가 해외 투자로 전환되면서 경제 활력이 크게 저하되고 국민소득의 더 많은 부분을 해외 투자수익에 의존하게 됐다.

김 연구위원은 “국내투자의 해외 투자로 전환은 국내 생산성 둔화의 결과이며 국민소득 감소를 완화하는 방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그 자체를 제약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다”면서 “국내경제의 활력을 강화하기 위해 생산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의 경제 구조개혁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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