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엠투데이 이세민 기자] “토요타의 고성능 브랜드 GR(Gazoo Racing)은 단순히 빠른 차를 만드는 부서가 아니다.”
토요타 테크니컬 센터 시모야마(일본 도요타시 소재)에서 만난 토요오카 사토시 처완기능양성부 부장과 야부키 히사시 주사(평가 드라이버) 는 “GR은 모리조(도요타 아키오 회장)가 직접 만든, 토요타의 벽을 깨뜨리기 위한 도전의 산물”이라고 단언했다.
토요오카 부장은 “토요타가 많은 차량을 만들었지만 GR은 원래 없던 상품이었다. 아키오 회장님이 뉘른부르크링에 방문했을 때 ‘너희는 이런 차 못 만든다’는 말을 듣고 분한 마음으로 시작한 게 GR”이라며, “토요타의 상식을 뛰어넘는 도전을 위해 만들어진 브랜드”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터스포츠는 경쟁이자 개선의 반복”이라며 “정해진 일정 안에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개선을 거듭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차는 좋아진다. 그것이 GR 개발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GR에서 기존 차와 어떤 부분을 차별화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토요오카 부장은 “토요타는 과거 4년 주기로 풀체인지 모델을 내놓았지만, GR은 그런 주기가 없다”며 “레이스 일정이 곧 개발 캘린더다. 개선이 끝없이 이어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또한 “GR 차량은 같은 기준으로 만들면 의미가 없다”며 “강도는 더 높이고, 소음은 오히려 더 허용한다. 정숙함보다 주행감과 엔진 사운드의 즐거움을 우선한다”고 덧붙였다.
야부키 주사는 “GR은 처음부터 서킷 주행을 전제로 설계됐다”며 “애프터마켓 튜닝 없이도 바로 달릴 수 있는 차량이다. 부품을 더하지 않아도 완성된 차”라고 설명했다.
GR에서 현재 연구 개발 인력이 토요타와 차별화된 인력과 투자 비용에 관한 질문을 받은 토요오카 부장은 “GR 팀은 모터스포츠를 사랑하는,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 “소수지만 각자가 책임감을 가지고 차를 완성한다”고 말했다.
야부키 주사도 “GR은 완전히 독립된 조직이 아니라, 공통 부품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면서도 개발 과정에서는 독자적으로 움직인다”며 “그래서 투자 비용도 일반 개발과 구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동화 출시에 대한 질문에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았다. 토요오카 부장은 “앞으로 스포츠카 시장에서도 전기차가 필요해질 것”이라며 “언젠가는, 아니 곧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병진 한국토요타자동차 부사장도 “토요타는 각 시장의 에너지 상황에 맞춰 멀티패스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며 “전기차뿐 아니라 수소 엔진과 하이브리드, 연료전지차까지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쟁업체 고성능 브랜드와 차별점을 묻는 질문에는 “GR은 레이스에서 바로 태어난 브랜드”라고 말했다.
야부키 주사는 “GR은 서킷에서 바로 달릴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구매 후 별도의 부품을 추가하지 않아도 주행이 가능하다”며 “애프터마켓에는 미안하지만 이미 완성된 차”라고 설명했다.
토요오카 부장은 “WRC, WEC뿐 아니라 일본 전국 랠리 등 초심자 대회에서도 GR차가 활약하고 있다”며 “가까운 곳의 레이스에서 단련하는 것이 곧 기술 개발”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모리조 회장이 달리고 싶어 만든 차, 운전이 즐거운 차가 바로 GR”이라며 “GR은 단순히 성능이 좋은 차가 아니라, 차와 사람 사이의 감정을 되살리는 브랜드”라고 말했다.
토요타 GR 브랜드의 철학은 결국 ‘운전의 본질로 돌아가라’는 메시지다. 레이스에서 시작해 일상으로 이어지는 이 브랜드의 DNA는, 토요타가 자동차의 미래를 준비하는 또 하나의 방식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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