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김기주 기자] ‘가요무대’가 방송 40주년을 맞아 특별한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 3일 방송된 ‘가요무대 40주년 특집–여러분 감사합니다’ 편은 120분간의 대형 특집으로 꾸며져 대한민국 대중가요의 역사를 관통하는 무대로 시청자들을 추억과 감동의 시간으로 초대했다.
이번 특집에는 가요계의 살아있는 전설 이미자를 비롯해 윤항기, 서유석, 김국환, 오승근, 김수희, 노사연, 최진희, 설운도, 김연자, 조항조, 진성, 주현미, 정재은, 주병선, 박혜신, 박구윤, 강문경, 안성훈, 양지은, 김용빈, 류원정, 배아현, 정서주 등 총 24명의 대한민국 대표 가수들이 총출동했다. 이들은 세대를 잇는 명곡들을 열창하며 40년의 세월이 담긴 무대를 선보였다.
무대의 문은 언제나처럼 국민 MC 김동건 아나운서가 열었다. 1985년부터 40년 동안 ‘가요무대’를 지켜온 그는 “감사하다는 말부터 드리고 싶습니다. 가요무대가 40년 동안 노래할 수 있었던 건 여러분의 사랑 덕분입니다. 고맙습니다”라며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의 인사에 객석에서는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고, 스튜디오는 세대를 넘어선 감동으로 가득 찼다.
첫 번째 무대는 라디오 전성기의 명곡들로 시작됐다. ‘봄날은 간다’와 ‘찔레꽃’ 등 불멸의 애창곡들이 주현미, 설운도, 김국환, 김연자, 최진희의 목소리로 재해석되며 관객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세월을 견뎌온 중견 가수들의 무대는 변함없는 저력을 증명하며 ‘명불허전’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어 1960~1980년대 TV 음악의 황금기를 재현하는 무대가 펼쳐졌다. 주병선, 류원정, 서유석, 정재은이 부르는 ‘돌아와요 부산항에’와 이미자의 ‘삼백 리 한려수도’가 이어졌고, 여기에 40년 전 리비아로 파견 근로를 떠난 아버지를 위해 ‘아빠의 청춘’을 신청한 시청자의 사연이 더해져 감동을 자아냈다.
세 번째 무대에서는 1980년대부터 2000년대를 아우르는 국민 애창곡들이 연달아 이어졌다. 김수희, 박혜신, 노사연, 최진희, 정재은, 주현미가 ‘남행열차’, ‘그 겨울의 찻집’, ‘비 내리는 영동교’ 등을 부르며 관객을 그 시절로 이끌었다. 또 한때 리비아 대수로 현장에서 진행됐던 ‘가요무대’의 추억을 재현하기 위해 당시 현장에 있었던 파견 근로자들이 초대됐고, 故현철의 ‘사랑은 나비인가봐’를 박구윤이 열창하며 1980년대 해외 근로자들의 땀과 청춘을 되새겼다.
이어진 무대는 젊은 트로트 세대를 대표하는 가수들의 무대로 꾸며졌다. 양지은, 정서주, 배아현, 김용빈, 안성훈, 강문경 등 신세대 트로트 가수들이 선배 가수들의 명곡 ‘무정 블루스’와 ‘모정의 세월’을 자신만의 색깔로 재해석하며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보여줬다. 김동건 아나운서는 무대 사이사이 “그저 여러분이 너무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여러 번 반복하며 40년 동안 함께해 준 시청자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전했다.
분위기는 국민 패널과 시청자가 직접 뽑은 2000년대 이후의 히트곡 무대로 절정에 달했다. 진성, 조항조, 오승근, 설운도, 김연자가 ‘안동역에서’, ‘아모르 파티’ 등을 부르자 객석은 하나의 축제 현장으로 변했고, 관객들의 떼창과 박수가 이어졌다.
마지막 무대의 주인공은 한국 가요의 전설 이미자였다. 그는 “40년 전의 나는 가요무대에서 최선을 다해 노래를 불렀다”며 “가요무대는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후배들이 클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줬다. 앞으로도 후배들이 많이 양성되길 바란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에 김동건 아나운서는 “40주년을 맞이한 노래 프로그램은 없었다. 시청자 여러분의 사랑 덕분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미자는 대표곡 ‘동백아가씨’와 앵콜곡 ‘내 삶의 이유 있음은’을 열창하며 40주년의 대미를 장식했다. 여든을 넘긴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맑고 단단했으며, 관록이 묻어나는 무대에 관객들은 숨죽여 감동을 나눴다.
마지막으로 출연자와 방청객 전원이 함께 1927년 발표된 최초의 창작가요 ‘강남달’을 합창하며 긴 여정의 막을 내렸다.
이번 ‘가요무대 40주년 특집’은 세대를 잇는 노래의 힘을 다시금 확인한 자리였다. 김동건 아나운서의 “가요무대가 노래할 수 있었던 건 여러분의 사랑 덕분입니다”라는 말은 40년의 시간을 관통한 가장 아름다운 인사로 남았다.
뉴스컬처 김기주 kimkj@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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