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 역대 가장 강력한 대책을 내놓으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의 매수 열기가 다소 누그러졌지만, 수요가 집중된 일부 소형 단지에서는 신고가를 넘어선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마포구와 성동구의 소형 아파트 단지에서는 최근 거래된 최고가보다 1억 원 이상 높은 가격에 매물이 나오는 사례도 확인돼 이목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3.2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치가 100을 넘으면 매수세가 매도세보다 강하다는 의미로 서울 시장은 여전히 사는 사람이 파는 사람보다 많다는 뜻이다.
지역별로는 강북권(노원·도봉·강북)이 101.6, 강남권이 104.7을 기록하며 전반적으로 매수 우위 흐름이 이어졌다.
다만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은 다소 완화되면서 같은 기간 매매가는 전주 대비 0.23% 올라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상승폭은 전주(0.5%)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둔화됐다.
상승세는 주로 도심권 인기 단지를 중심으로 나타났다. 성동구 행당·금호동, 마포구 도화·염리동의 소형 단지들이 가격 상승을 이끌었으며 중구 신당·중림동의 대단지와 용산구 이촌·한남동, 서대문구 북아현·남가좌동 등 주요 지역도 상승 흐름에 동참했다.
송파구 신천·가락동의 재건축 추진 단지, 동작구 사당·흑석동, 강동구 암사·고덕동, 양천구 목·신정동 일대도 여전히 높은 인기를 구가하며 오름세를 보였다.
실제 호가가 최고 거래가를 뛰어넘은 단지도 적지 않다. 마포구 아현동의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92㎡(19층)의 경우 지난달 21억9500만 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경신했으나, 현재 같은 평형의 호가는 23억 원에 형성돼 있다.
금리인하 기대에 가격 더 오를 수도
성동구 금호동2가의 '신금호파크자이' 전용 59.98㎡(17층)도 9월에 20억5000만 원으로 최고가를 찍은 뒤, 현재는 22억 원 안팎에 매물이 나와 있다.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가격 하락을 기대하는 수요자도 있지만, 마포나 성동처럼 실수요가 탄탄한 지역은 조정 폭이 크지 않다"라며 "매물이 줄어들면서 일부 단지는 오히려 호가가 최고가보다 높게 형성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대책의 단기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인기 지역의 가격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 예상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은 "10·15 대책이 단기 안정 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강남3구나 용산구 사례처럼 실질적인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시중 유동자금이 풍부하고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매수세가 완전히 꺾일지는 미지수"라며 "특히 올해 급등한 지역 대부분이 강남권 한강벨트처럼 자체 자금으로 거래되는 곳이어서 추가 조정 여지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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